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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희망이 있기에 산다는데

자오나눔 2009. 8. 18. 06:12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사람에게 희망이 4초만 중단된다면 그 사람은 죽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그만큼 사람은 희망을 먹고 사는 존재라는 말일 것이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지치고 곤하여 넘어질 듯 비틀 거리다가도 다시 힘을 내고 일어 설 수 있음은 우리 안에 희망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희망이 전혀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참 많다. 그러나 개개인을 상대하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아무런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도 정말 멋지고 근사한 희망이 자리 잡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단지 그 희망을 포기하고 사느냐, 아니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삶은 달라진다는 것을 우리들은 알고 있다. 희망이 없어 보이는 사람 중에는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재소자들도 있다. 그들에게서 희망이 없어 보이는 이유가 뭘까? 로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교도소 사역을 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가져야할 고민이었다. 그 이유는 영적인 부분에서 소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들에게 소망을 주시는 하나님을 전해야 함이 얼마나 큰 사명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게 교도소 사역을 해 온지도 12년째다. 따지고 보면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지체장애 1급인 사람이 나보다 건강한 사람들 앞에서 잔소리를 한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두 손 두 다리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지만 입술은 부드러워 가슴속에 있던 말들을 할 수 있음이 감사했다. 내가 만난 하나님을 전하고 성경 필사를 하도록 권면하면서 그들이 하나님 믿겠다는 고백을 할 때면 정말 행복했다. 그런 보람이 있어서 참으로 많은 사연을 만들어가는 교도소 사역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도소 사역이 평소보다 2주 연기 되었다. 재소자들의 건강검진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교도소 사역에 동참하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항상 기도를 한다. 넉넉하지 못한 재정으로 사역들을 이어가려니 벅찰 때가 많다. 그럴 때 함께 하는 동역자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고 감사한지 모르겠다. 이번 교화행사에는 백승주 집사님께 부탁을 드렸다. 흔쾌히 승낙하는 집사님이 정말 고마웠다. 서울에 있는 강북제일교회를 다니는 집사님은 언제나 뒤에서 돕는 역할을 하신다. 그것이 행복하단다. 때론 인간적인 생각이 개입될 때면 하나님께 자신이 드러나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신다는 집사님이다. 변태호 집사님이 전화를 주셨다. 연예인 워십팀이 이번에 함께 참석하기를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무조건 감사했다. 박경용 목사님이 이 목사님과 김 목사님 이렇게 세분이 동참하시겠단다. 정이 참으로 많으신 김근배 전도사님도 동참이다. 이렇게 하다 보니 10명의 동역자가 모이게 됐다. 각자의 터전에서 안양교도소를 향하여 출발이다. 교정위원실에 모여서 반가운 인사도 나누고 행사 진행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더 엄격해진 보안 검열은 교도소라는 것을 실감나게 한다. 더운 날씨에 한줄기 소나기가 내렸다. 소나기 덕분에 냉방 시설도 없이 살아가는 재소자들도 더위를 덜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했다. 내리는 소나기에 감사해보기도 오랜만이다.


철창을 몇 개 지나서 행사장으로 이동을 한다. 미리 도착하여 찬양을 하고 있는 재소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매월 느끼는 일이지만 출소 후 다시 들어 온 재소자도 있고, 다른 교도소에서 이감을 온 재소자도 보인다. 그들에게 어떻게 해야 좋을 것인가로 기도를 하다보면 각자의 역할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백집사님께 찬양인도와 1부, 그리고 2부 사회까지 보라고 했다. 아무래도 온유하신 집사님이 하시는 게 더 좋기 때문이다. 예성워십선교단의 화려하고 은혜 넘치는 몸찬양은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대장암 4기로 죽음을 기다려야했던 어느 재소자는 예수를 영접하고 기도로서 암을 이겨내고 이제 출소할 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살고 있다는 간증도 들려주신다. 박목사님의 뜨거운 설교는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한다. 찬송가를 민요 버전으로 편곡하여 부르는 재소자, 성악가 못지않은 실력으로 찬양을 하는 재소자, 각자의 달란트들을 마음껏 뽐낸다.


변함없이 성경 필사에 도전해 보라는 권면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출소하여 전화를 하거나 찾아온다고 할지라도 성경 필사를 하지 않은 분은 만나지 않겠다는 웃기지 않는 잔소리도 해 본다. 그러면서 교도소 안에서 성경 필사를 마친 분이 출소하여 열심히 살고 있는 이야기도 들려준다. 지난달에 이어서 이번에도 신구약 성경 필사를 모두 마친 재소자에게는 영치금도 넣어 주기로 약속을 하고, 성경 필사한 것은 합본을 하여 멋진 작품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도 한다. 평상시에는 내가 권면할 시간이 넉넉했는데 이번에는 성령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났던 참으로 소중한 시간들이 있었기에 10분 정도로 줄여야 했다. 2시간이 20분 정도로 느끼는 시간이었고, 다과를 나누는 시간까지도 아까웠던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다.

교도소 안에서 예수를 영접하고 출소하여 열심히 살려고 노력을 해 보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기에 결국 다시 범죄하고 들어가는 분들도 있다. 우리 사회가 품어 줄 수 있는 출소자들은 도대체 얼마나 되며, 그들이 다시 죄를 범하지 않고 이 세상에서 활짝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진정으로 없는 것일까? 재범을 줄이는 것이 결국 내 가족을 보호하는 길이라는 간단한 이치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일까. 날로 늘어가는 재소자들, 그들이 죄를 범하게 만드는 데는 이 세상도 작지 않은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억지 생각도 해 보는 시간이었다. 나는 들키지 않아 이렇게 살고 있고 그들은 들켜서 감옥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도 모두 건강하시길…….


2009. 7. 27.

-양미동(나눔)―

출처 : 자오쉼터
글쓴이 : 나눔(양미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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