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편지

[스크랩] [나눔의 편지 622] 나는 사랑하는 법을 그렇게 배워간다.

자오나눔 2012. 9. 23. 09:15

석봉삼촌은 지적장애 3급이다. 올해 연세는 69세다.

재구 삼촌은 지적장애 1급이다. 연세는 53세다.

둘은 매일 다툰다.

아니 석봉삼촌이 재구 삼촌에게 일방적으로 당한다.

때로는 재구삼촌의 지팡이로 얻어맞곤 나에게 일러바치느라 바쁜 석봉 삼촌이다.

그리곤 금방 재구 삼촌에게 다가간다.


석봉 삼촌은 재구 삼촌이 아무것도 스스로 못하는 것을 아신다.

그래서 수시로 챙겨 주신다.

재구 삼촌을 화장실로 모시고 가서 함께 목욕도 한다.

주로 재구 삼촌을 씻겨 주신다.

빨래가 마르면 재구삼촌의 옷을 챙겨서 서랍장에 넣어 주신다.

재구 삼촌이 항상 손에 들고 있는 물병에 물이 떨어지면

물을 채워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석봉 삼촌은 귀가 잘 안 들린다.

작년에 보청기를 해 드렸는데도 귀찮다고 잘 착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재구 삼촌에게 가벼운 터치를 하며 말을 하신다.

당신이 들리지 않는 것처럼 재구 삼촌도 안 들린다고 생각하는가 보다.

재구 삼촌은 석봉 삼촌이 터치를 하며 말하는 것을 싫어한다.

때론 석봉 삼촌을 물병으로 때리거나 지팡이로 때리기도 한다.

기운도 석봉 삼촌이 더 세지만 그대로 당하신다.

그리곤 다시 재구 삼촌을 챙기신다.

재구 삼촌을 끝까지 사랑하는 석봉 삼촌을 보며 나도 모르게 은혜를 받는다.

하나님의 그 사랑을 석봉 삼촌을 통해 발견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랑하는 법을 그렇게 배워간다.



[고전 13:1]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출처 : 자오쉼터
글쓴이 : 나눔(양미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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