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습관 때문에….
그를 교도소에서만 벌써 세 번째 보게 된다. 교도소 사역 12년 동안 세 번 출소하고 다시 세 번 들어왔다는 말이다. 그의 고백을 들어 보면 참으로 파란 만장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징역살이만 40년, 재소자들의 은어로 40바퀴를 돌았다는 것이다. 전과는 15범, 별이 열다섯 개니 교도소 생활에 더 익숙해진 분이라 할 수 있다. 그의 나이가 75세니 인생의 절반 이상을 교도소에서 보내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인생의 허무함과 허탈감에 빠져 있을 30년 전, 그는 예수를 믿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교도소를 들락거리고 있었다. 그의 죄목은 언제나 소매치기였다. 소매치기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출소를 하지만 몸에 배인 소매치기 습관은 본능적으로 소매치기를 하게 만들었다. 배가 고파서, 필요한 것을 구입하기 위하여 소매치기를 했다고 한다. 어떤 대단한 것을 소매치기 한 것도 아니었다. 거의가 다 잘못을 빌면서 돌려주면 용서를 해 줄만한 금액들이었지만 그는 용서를 빌지 않았다. 본능적인 습관을 제어해 보려고 팔을 잘라버릴까도 생각했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그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차라리 교도소에서 징역을 사는 것이 소매치기 습관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초창기에는 먹고 살기위해 소매치기를 했는데 그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고, 어떤 대상이 보이면 본인도 모르게 손이 움직였다고 한다. 습관이라는 것이 그렇게 무섭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어느 날 뒤돌아보니 세상에서는 살 수가 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출소를 하여 기도하며 신앙생활도 하면서 죄를 범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했지만 습관에 따라버린 자신의 의지가 너무나 야속했다. 결국 다시 교도소에 들어오게 되고 다른 재소자들에게조차 사람대접도 받지 못하기에 교도소에서는 열심히 성경 보며 신앙생활을 했단다. 교도소에서 징역을 살면서 나름 신앙의 체험도 많이 했지만, 생선가게를 지나치는 고양이의 심정처럼 세상에 나가면 모두가 자기 뜻대로 될 것 같았다. 마음은 한없이 여리고 불쌍한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싶어 안달이 나는데, 도와준다는 핑계로 또 소매치기를 하기도 했었다던 그의 고백이 마음 아프게 한다.
교정사역 12년 동안 참 많은 재소자들을 만났고 그들과 예배도 드리고 상담도 했지만 참으로 특이한 재소자였다. 그를 보면서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죄를 범하는 그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는 자신이 저질렀던 범죄에 대하여 정당한 벌을 받고 있었다. 그래야 법치국가다. 그런데 마음이 아팠다. 저 사람이 예수만 제대로 만났더라면 인생이 변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아팠다.
그가 예수만 제대로 만났더라면 하나님께서 그에게 길을 열어 주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과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 있는 길을 하나님께서 열어 주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영적으로는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주시고, 그를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게 하심으로 그 십자가의 보혈로 말미암아 그 할아버지 재소자의 모든 죄와 수치를 다 깨끗하게 씻어 주셨다고 믿는다. 그 죄와 사망의 권세에서 그 할아버지 재소자를 해방시켜 주셨다고 믿는다.
습관이 인생을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습관은 성공자로 나쁜 습관은 실패자로 만든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다른 재소자들의 예배의 모습과 친교의 시간이 할아버지 재소자와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님도 습관에 좇아 기도를 하셨다는데 나는 어떤 습관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 하는 철든 생각을 해 본다. 갑자기 ‘청송으로 가는 길’ 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그놈의 습관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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