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열여섯을 먹었습니다.
지적장애 1급입니다.
처음 저에게 맡겨 졌을 때는 난폭하다 못해 광기가 있었습니다.
난폭하게 변할 때마다 꼭 끌어 안아 줬습니다.
다른 장애인에게는 덤벼들지도 않고 가만히 있습니다.
오로지 나에게만 덤벼들어 물어 뜯고 두들겨 팹니다. 저를...
얼마전에는 우라에게 맞아서 갈비뼈 두대가 금이 갔었습니다.
두들겨 맞으면서도 꼭 끌어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말을 하지 못합니다.
괴성만 지릅니다.
그런데 말은 알아 먹습니다.
식사와 빨래를 해 주는 권사님이 하는 말.
"목사님이 목발짚고 다니기에 만만해 보여서 그럽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지체1급장애인입니다.
남자 장애인 6명을 섬기며 살아갑니다.
힘들지만 재미 있습니다.
수시로 그들을 통해서 주님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수시로 스킨십을 해 주며 착하다고 해 줍니다.
녀석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녀석은 제 방에 와서 놀기를 좋아합니다.
제 침대에 올라가라면 좋아합니다.
녀석의 곁에 제가 누우면 괴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며 몸을 흔듭니다.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합니다.
혀가 굳어서인지 말을 못하는 우리.
그런대도 말을 잘 알아듣는 우리.
요즘은 녀석 덕분에 정신이 없습니다.
수시로 바지를 내리고 자위를 합니다.
녀석의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가 봅니다.
수시로 방에서 팬티까지 내리고 소변을 봐 버립니다. 7일에 4번꼴로 그렀습니다.
그리곤 괴성을 지르면서 뛰어 다닙니다.
누군가 만류를 하면 더 발광을 합니다.
녀석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처음 우리 자오쉼터 가족이 될 때보다는 양반이 되었지요.
녀석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저 뿐입니다.
그것은 당연합니다.
장애인 삼촌들에게는 절대로 터치하지 못하게 합니다.
권사님께도 기도만 해 주라고 합니다.
녀석이 난동을 피울 때마다 제가 개입합니다.
그냥 끌어 안아주며
"괜찮아... 우리야 괜찮아... 더 좋아질거야. 하나님이 너를 사랑하시고 지켜 주신단다..."
제 말을 알아 듣는지는 모르겠지만
몇번 제 머리통을 물어서 저를 아프게 하곤 잠잠해 집니다.
이럴 때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이라면 이때에 어떻게 하실까?'와
'이 또한 지나가리라.'입니다.
녀석이 저를 보며 하얀 이빨을 보이며 웃는 모습이 참 예쁩니다. 좋습니다.
우리가 처음 입소할 때...
다른 시설에서는 감당할 수 없어서 저에게 온 것이라고 시청 공문원이 알려 주더군요.
'목사님이 1급 장애인인데 감당 할 수 없으면 다른 곳 찾아서 보낼께요.'하십니다.
그 때 제 입에서 나온 말은
'제 새낀데요.'였습니다.
어제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자다가 일어나 난동을 부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전에 한 번 더 난동을 부릴 때 또 끌어 안아줬습니다.
녀석에게 제 머리를 물려서 부엇지만 괜찮습니다. 이 정도야 뭐~~
그 후런 하루 종일 녀석은 제 방에 저와 함께 있었습니다.
티비도 보다가 팔베개 해 주니 금방 잠들었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우리의 괴성이 어떤 뜻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를 많이 많이 사랑하시는 주님은 알고 계시며,
저에게 수없이 열여섯의 우리가 하는 말을
저에게 들려주고 계시다는 것을 말입니다.
귀가 있어도 주님의 음성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저 입니다.
정말... 정말로...
우리의 괴성을 제가 해석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참 감사합니다.
처음과 비교할 때 엄청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성삼위 하나님과
수시로 챙겨주며 엄마처럼 대해주는 권사님의 사랑과
느닷없이 녀석에게 수시로 맞아주는 제가 있기에 녀석이
이만큼이라도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문득 그런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하나님께 얼마나 속터지는 철부지 목사일까?' 말입니다.
잘 모르지만 녀서을 제게 보내준 하나님의 분명한 뜻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더 감사하며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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