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자오쉼터 이야기

[스크랩] 석봉삼촌

자오나눔 2014. 7. 4. 00:14


새벽 4시쯤 되었을까?

주방과 거실사이에 있는 주름커튼을 밀치는 소리가 난다.

낮엔 치진않고 아무데나 오줌을 싸대는 우리가 밤에 들어가

실례를 할 까봐  치고 잠을잔다.

벌떡일어나  나와보니

석봉삼촌이다.

귀가 어두운 삼촌은  인기척을 느끼지 못하고

주방으로 들어가더니 커피가 들어있는  찬장 문을 익숙하게 연다.

 손에 들려있는건 커피...

일주일 전쯤 부터  아침에 나와보면 누군가 커피를 마신 흔적이 있곤했다.

어쩔땐  물 마시는 컵에 커피가 묻었거나, 커피봉지가 싱크대위에 있거나

정수기위에 커피를 묻혀놓거나 등등 

정수기 앞 쇼파 손걸이에 앉아서 커피를 드시는 동안 

모른척 하고 사진을 찍었다 .

순간 고개를 돌리더니 미안했던지 나에게 커피를 내민다.

알수없는 언어와 함께  ~~ 

아마도 미안하다는 말씀이겠지

손을 들어 다 드시라고 등을 두드려주고 들어갔다.

삼촌들 아침 식사를 챙겨주고

성경쓰기를 하고 있는데 주방에서   쏴 ~ 아  물을  트는 소리가 난다.

석봉 삼촌이 고무장갑을 끼고 설겆이를 하려고 물을  틀었는데

그만 접시위에 물이 쏟아져 주방바닥으로 튀고 있었다.

수도물을  잠그는 날 보며" 엄마  내가 하께 "  하며 어리버리한 말투로 설겆이를 한다는 신호를 보내신다.

삼촌손에 끼기워져있던 고무장갑을 버끼자  환하게 웃으며  무어라  말씀하신다.

아마도

간밤의 일로 미안하다는 표시인듯 하다.

그래서 뭔가 나에게 보탬이 되는 일을 하시려  했을 것이다.

그냥  입가에 미소가 머문다 . 괜히 고마웠다.  비록 장애인 이지만 세상을  살아온  따뜻한어른의 마음이었다.

 

세상엔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자기의 행동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건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장애인이라고 가족들에게 버림받은 삼촌들이지만

가족이라는 공동체생활을 하면서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고 아끼며 살아가는것을 배우는 우리 삼촌들

올 한해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소망해본다.

 

 

출처 : 자오쉼터
글쓴이 : 비젼21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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