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소 기침을 콜록콜록 하면서도 밖으로 나가십니다.
주머니에 담배와 라이터를 넣고 찬바람 부는 밖으로 나가십니다.
담배를 끊게 하려고 참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72살의 석봉 삼촌에게는 무리인 것 같습니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아서였는지
아니면 배우지 못해서 그런지 말귀가 어둡습니다.
보청기를 해 드렸지만 여전히 말귀는 어둡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것은
석봉 삼촌에게 유리한 말은 다 알아 듣는다는 것입니다.
그걸 보면 말귀가 어두운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제 아침에 담배를 사달라고 손을 내 밉니다.
알았다고 대답하곤 하루를 더 기다려 보려 했는데
어제는 동네를 한바퀴 돌고 왔습니다.
담배 꽁초를 줍기 위함입니다.
지나는 행인에게 담배를 얻기 위함입니다.
이게 며칠 지나면 동네가 시끄럽습니다.
확인을 해 보니 담배가 모두 떨어졌네요.
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안절부절하십니다.
운동하러 나간다고 슬며시 일어섭니다.
못나가게 하니 막무가내로 나가려고 합니다.
담배를 얻으러 가거나 꽁초를 줍기 위함입니다.
그렇게 52년을 담배 피우며 살아온 분입니다.
지적장애 3급에 청각장애가 있습니다.
이번에 보청기를 해 드림으로 어느정도 들을 수는 있지만
필요한 말만 듣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방치해 놓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담배를 한보루 사다 드렸습니다.
(목사가 담배 사다주는 건 나밖에 없을 겁니다.)
좋다고 어깨 춤을 춥니다.
담배를 조금씩 피우라고 조심하라고 불난다고 해도
그냥 좋아만 합니다.
담배 한 대 피우고 들어와 면도기를 꺼내 재구 삼촌 수염을 깎아 주고 있습니다.
석봉 삼촌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배불리 밥 먹는 일과 마음껏 담배를 피우는 것입니다.
인위적인 방법을 택하면 안됩니다.
바로 주변에서 장애인 학대한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석봉 삼촌의 담배...
석봉 삼촌의 건강...
그래서 기도합니다.
"하나님, 석봉 삼촌이 담배 냄새만 맡아도 싫어지게 해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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