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모임에선 봉사를 마치면 누구를 막론하고 봉사 후기를 써서 올리는 것이 좋다.
글을 잘 쓰고 잘 못쓰고, 길거나 짧거나,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각 개인의 마음을 함께 공유할 수 있고,
봉사 후기를 읽으며 다양한 마음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며,
다음 기회에는 함께 참석하고픈 마음이 드는 회원들이 더 많이 생긴다는 것은,
나눔 사역을 20년째 하고 있는 내 경험을 통해서도 증명이 되었기에 모두가 올리는 것이 좋다.
완숙 친구를 통하여 내가 사역하고 있는 자오쉼터에 친구들이 봉사를 오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게시판에 공지도 올라오고 참석하려던 친구들의 꼬리글도 올라오기 시작했다.
7명이 참석할 것 같았다.
그런데 며칠 전에 미자 친구가 전화를 했다.
개인사정으로 몇명이 불참하게 되어 4명만 봉사를 올 것 같다고 한다.
괜찮다고 했다. 점심식사는 우리 자오쉼터에서 준비할테니 함께 먹자고 했다.
드디어 봉사 오기로 한 날, 토요일이다.
예상에는 10시30분이면 도착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11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장애인 삼촌들이 손님왔다며 내게 알려 준다.
길이 조금 멀지만 새로 생긴 도로를 타면 인천남동공단에서는 40여분이면 도착하는데
예상보다 늦었다. 내비게이션 업그레이드를 안해서 돌고 돌아서 왔다고 한다.
처음 만난 사이지만 낯설지 않다.
사이버 공간에서 미리 교감을 나눈 친구들이라 그럴 것이다.
먼저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다.
대부분 직접 농사를 지어 거둔 작물로 만든 음식이라 제대로 된 집밥이다.
식사를 차리는 동안에 게시판 두 개를 벽에 부착하는 친구들.
거기에 연중 계획과 사진을 붙여야 한다.
아무래도 키가 큰 병남 친구가 제격이다.
병남과 선로 친구는 봉사에 대하여 이미 익숙한 상태같았다.
나름 고집이 있는 병남 친구는 자기가 구상한대로 게시판에 일정표를 부착한다.
맛있게 차려진 점심 밥상.
오면서 1차 요기를 하고 왔기에 안 먹어도 된다는 걸 먹자고하여 함께 단란한 식사를 했다.
친구들 오면 집밥을 준비하라고 권사님께 말해 놨는데
묵은지 생고등어 찜, 배추 된장국, 김장김치, 동치미, 멸치볶음, 총각김치, 검정콩장이 차려졌다.
배부른 상태서도 맛나게 먹어준 친구들께 감사.
선로 친구의 개성파 보물인 따님이 삼촌들과 어느새 친해졌다.
식사하면서도 삼촌들 상에 기웃거리며 장난을 친다.
식사 후 본격적인 봉사가 시작된다.
게시판에 일정표와 사진까지 부착하고 있을 때 선로친구는 삼촌들 목욕을 시킨다.
6명의 남자 장애인들이지만 말귀를 알아먹고 시키는대로 몸을 움직여 주니 훨씬 쉽단다.
막둥이 우리를 목욕시키는 것으로 마지막에 종국이까지...
종국이는 옆구리에 인공항문을 만들어 변주머니를 차는데
그것을 떼어 내고 씻어 주다보면 옆구리에서 변이 막 삐져 나오기도 한다.
묵묵히 잘 씻어준 선로 친구를 보며 아버지의 마음을 느꼈다.
미자, 복순, 병남, 합이는 대청소를 한다.
밖에 차에서 물건을 내려 다른 방에 넣어주고 온 병남친구가 청소기를 들고 구석구석 먼지를 섭렵한다.
걸레를 든 세 여자들은 뒤 따르며 열심히 닦아 준다.
목욕을 마치고 나온 선로도 걸레를 들고 방문과 화장실 문을 닦는다.
마지막으로 미자 친구가 화장실에 들어가 마무리 청소까지 하고 나온다.
어느새 청소도 끝났다.
아들에게 기념 촬영을 부탁하여 함께 단체 촬영도 했다.
나에 대하여 잘 모르는 친구들이기에 건강했던 사람이 지체1급장애인이 되고
장애인 시설을 하게 되고
예수 믿고 목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짧게 정리하여 들려줬다.
봉사에 대하여 몇마디 이야기도 하고 서로의 잘 됨을 빌기도 했다.
먼 길을 다시 가야하기에 오후 2시 30분 무렵에 철수를 하는 친구들.
처음 온 자오쉼터 봉사지만 최선을 다해 수고를 해 주었다.
참 감사하다.
꼭 봉사가 아니더라도 궁평항에 마실을 왔더라도 잠시 들려 차라도 한 잔 하고 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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