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온 유년시절의 시골에서는 자급자족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었다.
혹시 아파서 병원에 가거나 약국에 가려면 돈이 필요했는데,
돈이 귀했던 시골에서는 민간요법을 많이 사용했었다.
부엌 아궁이에는 가마솥이 걸려있었고, 아궁이에는 항상 나무를 사용해 불을 때곤 했다.
겨울에 아궁이 앞에 앉아서 불을 땔 때면 참으로 따뜻해 좋았다.
약 45년 전, 초등학교 3학년쯤으로 기억한다.
어느 날 어머님이 아궁이 앞의 흙을 괭이로 긁어내곤 땅을 팠다.
그리고 황토를 담아내더니 채로 걸러서 항아리에 넣고 물을 붓더니,
부유물은 걷어 내고 황토는 가라앉고 맑은 물이 생기자 그 물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나와 누나에게 먹어 보라고 했는데 흙물이라는 생각에 싫다고 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원적외선이 가득한 황토 흙으로 만든 지장수였다.
나는 평소에도 장이 좋지 않아서 고생을 한다.
음식을 먹으면 10분 내로 화장실을 가야하는 남모를 고충도 있다.
언젠가 그런 내용의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얼마 전에 페친 이자 동갑내기 친구인 집사님이 질 좋은 황토를 보내왔다.
“목사님 장이 좋지 않다고 해서 질 좋은 황토를 보내니
옹기 항아리에 국그릇으로 황토 한 그릇을 넣고,
물은 20리터를 섞어서 부유물은 걷어 내고 이틀정도 두었다 위에 맑은 물을 사용하세요.”
지장수 만드는 법까지 자세히 적어서 보내 주셨다.
마침 옹기 항아리가 있었기에 민 집사님께 지장수를 만들어 보시라 했다.
시키는 대로 했는데 작은 부유물이 생기는 것 같아 키친타월을 얹어 작은 부유물도 제거했다며 마셔 보란다.
마셔 보니 먹을 만했다. 아니 맛이 좋았다.
그냥 정수기에서 받아먹는 물맛과는 달랐다.
요즘 밥도 국도 지장수를 사용한다.
커피를 내려 마실 때도 지장수를 사용한다.
밥맛도 훨씬 좋다.
커피를 내려 마셔도 쓴 맛은 덜하고 구수한 향은 더 많이 난다.
화장실 가는 횟수도 줄었다.
바다에 녹조가 생기면 황토를 뿌려서 바다를 맑게 하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양어장에서 황토는 필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황토가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피부로 와 닿지 않았던 것은 내게 닥친 일이 아니기 때문이리라.
광명에 사시는 동갑내기 친구 이재선 집사님이 보내준 질 좋은 황토로 만든 지장수.
우리 자오 쉼터 가족들에게는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아토피가 심했던 종국이는 자오 쉼터 가족이 되고 난 후 1년 만에 아토피가 거의 잡혔는데,
요즘 지장수로 밥이며 국을 해 먹으니 더 좋아진 것 같다.
대학 다닐 때 ‘배워서 남 주자’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었다.
실컷 배워서 사용해 보지 못한 사람은 억울하겠다는 말을 한 적도 있다.
정말 그렇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이용해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가.
예수님의 섬김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이용해 남에게 도움 주는 것, 이것이야 말로 참 섬김이다.
귀하고 질 좋은 황토를 보내 주셔서 질 좋은 지장수를 만들어 사용하게 해 주신 이재선 집사님께 감사를 드린다.
커피 향이 참 좋은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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