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자오쉼터 이야기

[스크랩] 석봉 삼촌 세 번째 보청기 하다

자오나눔 2016. 7. 15. 03:12

우리 자오 쉼터 석봉 삼촌.

43년생이니까 올해 일흔 네 살이다.

5년 전부터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보청기를 해 드렸었다.

지금까지 가출을 열여섯 번이나 하신 삼촌.

보청기 착용하고 가출했다가 건전지 떨어져 들리지 않으니

고장 났다고 버리셨다.

추운 겨울이 되니 다시 돌아와서 겨울을 잘 보냈다.

빼빼 말랐던 몸도 통통해졌다.

 

잘 듣지 못함에 답답한 일이 많이 생겼다.

내 아들도 청각장애인이다.

녀석과 석봉 삼촌이 클로즈업 됐다.

짠함 마음은 보청기를 다시 해 드리고 싶었고,

지인의 도움을 받아 두 번째 보청기를 해 드렸다.

그리곤 다시 가출을 했다.

열다섯 번째 가출이었다.

삼촌을 한 달 만에 노랑진역에서 발견하여 모셔왔다.

이번에도 보청기는 없었다.

손과 발을 이용해 보청기 행방을 물으니

안 들려서 버렸다고.

기가 막혔다.

그게 얼마짜린데.

그렇게 일 년을 보청기 없이 지내셨다.

삼촌은 전혀 불편해하지 않았다.

답답한 사람은 나와 민 집사님이었다. 아흐~

 

이번엔 청각장애 진단을 받았다.

청각장애 급수가 나오면 보청기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

3급을 받았다.

대학 동창이 하고 있는 보청기 가게에 가서 보청기를 맞췄다.

착용하게 하니 들린다고 좋아 하신다.

그 모습을 보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조금 더 일찍 해 드릴걸.

가출만 하지 않으면 보청기 관리가 제대로 될 텐데.

이젠 연세도 있으니 가출하지 않겠지?

설마?

 


 


출처 : 자오쉼터
글쓴이 : 나눔(양미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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