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만남이라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수많은 만남이 사람들 사이에 스치는 바람처럼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만남 속에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첫 눈을 뜨면서부터 무수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어른이 되어 가면서 점점 의미 있는 만남을 추구하려는 게 우리들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더운 여름에 시원한 냉차 한잔을 사줘도 미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아도 정이 들고 믿음직스럽게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대 내 좋은이도 후자에 속합니다.
사람이 실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무척 삭막하리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상대방이나 나에게 큰 피해를 주는 실수는 하지 않아야 되겠지요. 그러나 일상에서 작은 실수는 그 사람을 더 정감 있게 느끼게 하는 활력소가 되기도 합니다. 어제는 벌써 65개월 째 만들었던 나눔지가 인쇄가 잘못되어 배달이 되어 왔습니다. 다시 수정을 하여 저녁에 가져오는 그들을 보며 확실한 책임감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되어 참 감사했습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나오는데 어디선가 구수한 냄새가 풍기고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맡았던 냄새였습니다. 아... 시골에서 자라면서 맡았던 벼 익는 냄새였습니다. 시골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구수한 냄새가 있습니다. 곡식이 있는 냄새와 발효가 잘된 퇴비의 냄새입니다. 생명이 담겨 있는 냄새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가을 냄새였습니다. 그대 내 좋은 이에게 구수한 벼 익는 냄새를 보내드립니다. 농촌의 향기를 보냅니다. 가을을 보냅니다. 넉넉한 우리가 됩시다. 그대 내 좋은이여...
200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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