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 준열이의 별명은 천방지축 시한폭탄이다. 개구리가 어
디로 뛸 줄은 아무도 모르듯이 준열이의 천방지축은 도무지 종잡
을 수가 없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약해 보여도 아프지 않고 잘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준열이가 조용하면 사고를 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정도로 천방지축인 내 아들 준열이.... 그런데 오늘
준열이의 모습은 눈에 띄게 달라 보였다. 원숭이가 재주를 피우
듯이 피아노 위로 식탁 위로 침대 위로 이리 팔짝 저리 팔짝 정
신이 없이 놀고 있어야 할 준열이가 이상하다.
저녁 예배를 드리고 집에 오니 약 먹은 병아리처럼 누워 있는
준열이의 모습이 눈에 띈다. "준열아! 왜 그래? 어디 아파?" 준열
이를 불러 안아 보니 온 몸이 불덩어리다. 아기들은 거짓말을 못
한다던데 준열이가 이 정도라면 심각하다는 증거다. 옷을 모두
벗겨 놓고 수건에 물을 적셔 온몸을 닦아준다. "아빠! 추워요."하
며 몸을 움츠리는데, 마치 굼벵이가 몸을 동그랗게 하듯이 그렇
게 만들고 있었다. 춥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준열이의 맑은 눈동
자를 보고 있노라니 왜 그리도 마음이 아파 오는지..... 자꾸 이불
을 덮으려고 하는 준열이에게서 이불을 걷어 내니 이번에는 내
품안으로 안겨 온다. 가만히 안아 보지만 내가 뜨거움을 느낄 정
도로 몸에 열이 많았다. 당황한 나는 약을 사 오라고 조카들에게
부탁을 한다.
그런데 준열이의 말 한마디는 당황한 나에게 정신을 번쩍 들게
하고 있었다. "아빠! 기도해 주세요." 가냘픈 준열이의 음성은 내
가슴에 알 수 없는 감동이 솟아나게 하고 있었다. 준열이를 품에
꼬옥 안고 기도를 드린다. "예수님! 제 믿음이 이 어린아이의 믿
음보다 못했습니다. 저는 약을 찾았는데 이 아이는 기도를 해 달
라고 합니다. 능력의 주, 치료의 주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막상
난관에 부딪히고 보니 인간적인 방법을 먼저 찾았습니다. 예수님,
용서하소서. 예수님, 지금 오셔서 이 어린 영혼에 손을 얹으사 어
루만져 주셔서, 이 열이, 이 아픔이 깨끗이 치유 될 수 있도록 도
와주소서....." 기도를 하고 있는 나의 음성은 절규였고 나의 눈은
폭포수가 되어야 했다.
요즘 하나님은 내가 잠시라도 흔들리는 낌새만 보이면 준열이
를 통해서 많은 깨달음을 주고 계신다. 하나님의 역사는 만물을
통하여 이루신다는 말씀이 어찌 그리도 가슴에 와 닿고 있는
지...... 감사할 뿐이다. 어쨌든지 준열이는 기도를 마친 후 20분이
채 안되어 열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또 다시 실수를
하고 말았다. 열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해열제를 준열이에
게 먹이고 있었다. 이것이 부모의 마음인가? 하고 혼자서 반문을
해 보지만, 어린 아들보다 못한 믿음이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지금도 내 귓가에는 준열이의 가냘픈 음성이
메아리치고 있다. "아빠! 기도해 주세요...." 아멘.
1996.4.29.
-----------------------------------------
아들아...
너로 인해 잠시나마 사람을 먼저 의지하려던 마음을 발견하게
되었구나. 그래... 모든 일에서 먼저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가야 하겠지? 그러나 아들아... 병원도, 약국도, 약
도... 하나님의 작품이란다. 기도하면서 치료를 받으면 더 빨리 낫
게 된단다. 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레~
'사람이 꽃보다 > 사랑하는 아들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아...5] 어떻게 할래? (0) | 2007.01.11 |
---|---|
[아들아...4] 허무한 내마음 (0) | 2007.01.11 |
[아들아...2] 내 아들 준열이2 (0) | 2007.01.11 |
[아들아...1] 내 아들 준열이 (0) | 2007.01.11 |
사랑하는 아들아를 시작하며... (0) | 2007.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