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3] 아빠 추워요...

자오나눔 2007. 1. 11. 02:36

     내 아들 준열이의 별명은 천방지축  시한폭탄이다. 개구리가 어
   디로 뛸 줄은 아무도 모르듯이 준열이의 천방지축은 도무지 종잡
   을 수가 없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약해 보여도 아프지  않고 잘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준열이가  조용하면 사고를 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정도로 천방지축인 내 아들  준열이.... 그런데 오늘
   준열이의 모습은 눈에  띄게 달라 보였다. 원숭이가  재주를 피우
   듯이 피아노 위로 식탁 위로  침대 위로 이리 팔짝 저리 팔짝 정
   신이 없이 놀고 있어야 할 준열이가 이상하다.

     저녁 예배를 드리고 집에  오니 약 먹은 병아리처럼 누워 있는
   준열이의 모습이 눈에 띈다. "준열아! 왜 그래? 어디 아파?" 준열
   이를 불러 안아 보니 온 몸이 불덩어리다.  아기들은 거짓말을 못
   한다던데 준열이가  이 정도라면  심각하다는 증거다. 옷을  모두
   벗겨 놓고 수건에 물을 적셔  온몸을 닦아준다. "아빠! 추워요."하
   며 몸을 움츠리는데,  마치 굼벵이가 몸을 동그랗게  하듯이 그렇
   게 만들고 있었다.  춥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준열이의  맑은 눈동
   자를 보고 있노라니 왜 그리도 마음이 아파 오는지..... 자꾸  이불
   을 덮으려고  하는 준열이에게서 이불을 걷어  내니 이번에는 내
   품안으로 안겨 온다. 가만히 안아 보지만 내가  뜨거움을 느낄 정
   도로 몸에 열이 많았다. 당황한 나는 약을  사 오라고 조카들에게
   부탁을 한다.

     그런데 준열이의 말 한마디는 당황한 나에게 정신을 번쩍 들게
   하고 있었다. "아빠! 기도해 주세요."  가냘픈 준열이의 음성은 내
   가슴에 알 수 없는 감동이 솟아나게 하고  있었다. 준열이를 품에
   꼬옥 안고 기도를 드린다.  "예수님! 제 믿음이 이 어린아이의 믿
   음보다 못했습니다. 저는 약을 찾았는데 이 아이는  기도를 해 달
   라고 합니다.  능력의 주, 치료의  주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막상
   난관에 부딪히고 보니 인간적인 방법을 먼저 찾았습니다. 예수님,
   용서하소서. 예수님, 지금 오셔서 이 어린 영혼에 손을 얹으사 어
   루만져 주셔서, 이 열이, 이 아픔이 깨끗이 치유 될 수 있도록 도
   와주소서....." 기도를 하고 있는 나의 음성은 절규였고  나의 눈은
   폭포수가 되어야 했다.

     요즘 하나님은 내가  잠시라도 흔들리는 낌새만 보이면 준열이
   를 통해서 많은  깨달음을 주고 계신다. 하나님의  역사는 만물을
   통하여  이루신다는 말씀이  어찌 그리도  가슴에 와  닿고 있는
   지...... 감사할 뿐이다. 어쨌든지 준열이는 기도를 마친 후  20분이
   채 안되어  열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또 다시  실수를
   하고 말았다. 열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해열제를 준열이에
   게 먹이고 있었다. 이것이 부모의 마음인가?  하고 혼자서 반문을
   해 보지만, 어린  아들보다 못한 믿음이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지금도 내 귓가에는 준열이의  가냘픈 음성이
   메아리치고 있다. "아빠! 기도해 주세요...." 아멘.
     1996.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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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아...
     너로 인해 잠시나마  사람을 먼저 의지하려던 마음을 발견하게
   되었구나. 그래...  모든 일에서  먼저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가야  하겠지? 그러나 아들아... 병원도,  약국도, 약
   도... 하나님의 작품이란다. 기도하면서 치료를 받으면 더 빨리 낫
   게 된단다. 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