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 33] 취했다.

자오나눔 2007. 1. 13. 00:44
     온 세상이 봄기운에 취해 있다.
  아른아른 아지랑이 사이로 보이는 모든 것들이 취한 모습으로 하
  늘로 오르고 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고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펴~~-
  어릴 적 불렀던 동요와 함께 아침 일찍부터 집안이 분주하다.
  커튼이 걷혀지고 창문이 열리고...........
  새로운 기운에 모두가 맘이 상쾌해 진다.
  덩달아 준열이도 신이 났다.
  "미래 용사 선 가드~~ 철인 28호! 케이 캅스 얍얍!"
  "아빠 일어나세요~~ 안 일어나면 하나님한테 일러준다!"
  "아고..냠마... 아빤 6시 반에 잤단 말이야... 좀 봐 주라..응? 울 아
  들 예쁘지~~~"
  이건 아니올시다 인데... 눈까풀이 이리도 무거운  줄 예전엔 몰랐
  네....

    다시 비몽사몽 헤매기 시작한다.
  "아빠~ 동화 나라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친구들하고 사이좋게 놀다 와라~~"
  잠결에 대답을 한 후 언뜻 시계를 봤다.
  어? 이상하다... 이제 8시  20분인데... 아직 차가 오려면 1시간 20
  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아고 큰일났다.
  날씨가 따뜻하니 혼자 놀다가 차 오면 타고  가겠지... 혼자  위안
  을 해 본다.
  누나도 아직 눈치채지 못했나 보다.
  아침 식사를 하러 들어 온 매형이 한마디한다.
  "준열이 어디 갔지?"
  "동화 나라 갔지요."
  "지금이 몇 신데?"
  "네? 어?"
  그런 소리들이 자장가로 들린다.
  갑자기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며 준열이가 들어오는 소리
  가 들린다.
  "엄마! 동화 나라 차가 안 와....."
  "아고 준열아 아직 차올  시간 안됐어... 미안하다... 조금 더 있다
  가 가라..응?"
  "나 안 갈래!"
  준열이가 화났다.
  그걸 달래는 우리 누나 어쩔 줄을 모른다.
  ^_^* 빙그레~~ 아무래도 우리 누나가 봄기운에 취했다.
  ..................................................
  아들아~~
  날씨가 너무 좋지?
  오늘도 좋은 일만 생길 것 같다. 그치?
  우리 행복 합시다.

  1997.3.27.
  부천에서 나누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