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35] 네가 안중근 의사냐?

자오나눔 2007. 1. 13. 00:46

     그녀는 이제 초등 학교 6학년이다.
  그래도 일찍이 사춘기가  왔는지 수줍음을 잘 탄다.  그렇게 괄괄
  하던 성격이  얌전해 졌다. 누가  무엇을 물어 봐도 대답은  들릴
  듯 말 듯  한다. 항상 학교에서 마치면 곧바로 집으로  와서 책가
  방과 학원 가방을 바꿔 들고 학원으로 달린다.  정신없이 바쁜 생
  활이다. 그래도 다른 아이들보다는 착하다고  그녀의 부모들은 생
  각한다.

  그런데 오늘은 그녀가  학원에서 올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지를 않
  는다.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무슨 일일까? 하고  그녀의 어
  머니는 걱정을 하고 있다.
  기다리다 지친 그녀의 어머니는 학원에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거기 00학원이지요?"
  "네~ 그런데요~?"
  "저 00의 엄마인데 우리 00 아직 학원에 있어요?"
  "아니요? 2시간 전에 갔는데요"
  "네........."

  걱정이 태산같다. 하도 험한 세상이라는  중압감이 그녀를 짓누르
  고 있었다.
  화도 난다.  들어오기만 해 봐라....  그러나 그녀는 들어 올  줄을
  모른다.
  이제는 화 보담 무사하게 돌아오기를 기도한다.
  현관문이 열리며 그녀가 들어온다.
  반가운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의 겉모습을 살펴본다.
  앗! 그녀의 새끼손가락이 하얀 천으로 싸매져 있다.

  "너... 손가락 왜 그러니?"
  "엄마~ 나 혈서 썼다!"
  "뭐얏! 혈서!"
  "너 이루 들어 왓!"
  빗자루 손잡이가 춤을  춘다. 그녀의 어머니는 이  기회에 그녀의
  사상을 고치겠다고 다짐을  했나 보다. 한참을 두들겨  패더니 물
  어 본다.
  "왜 혈서를 썼니?"
  "친구랑 더 이상  싸우지 않기로 약속하면서 증표로 혈서를 썼어
  요..."
  기가 막히다 는 듯 쳐다보던 그녀의 어머니가 한마디한다.
  "네가 안중근 의사냐?"
  "..........."
  ..................................................................
  ^_^* 빙그레~~
  아들아... 넌 어떻게 생각하니?
  아빠는 말이야...음... 친구랑 싸우지  않기로 약속한 것은 아주 좋
  은데 말이야...
  방법이 조금 심했다고 생각해....
  꼭 그런 방법이 아니더라도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증표가 있을 텐
  데 말이야...
  아무튼 생각해 볼 문제다.....
  오늘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서 우리의 모든 죄를 도말 하시고
  돌아가신 날이데... 예수님이 피 흘리셨다고  그 누나도 그랬을까?
  훗~
  우리 행복 합시다.
  1997.3.28.
  부천에서 나누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