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아 닭아 울지 마라
니가 울면 날이 새고
날이 새면 님이 간다.
..............................
어릴 적 들어본 춘향가 판소리 중의 한 대목인 듯 싶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창밖만 바라보는 내 신세가 춘향이와 비슷하
지 싶다.
새벽 2시....
잠깐 잠이 들었나 보다..
잠결에 들리는 소리 있어 눈을 떠보니 조카가 낮은 소리로 날 깨
우고 있다.
"삼촌...준열이가 아픈가 봐요..."
"응? 이루 데리고 와라.."
1시간 정도 잤나 보다.... 정신이 번쩍 난다.
온몸이 불덩이다.
옷을 모두 벗기고 물수건으로 닦아준다.
옷을 벗기는 내가 좌약을 넣는 줄 알고 겁먹은 목소리로 준열이
가 한마디한다.
"아...빠... 천천히 해....."
"응? 아냐 그냥 닦아 주는 거야.."
기도와 물수건 찜질.... 그렇게 번갈아 가며 벌써 3시간이 넘어 가
나 보다.
빨리 날이 새야 병원엘 데리고 갈텐데...
앙상하게 마른 준열이의 발가벗겨진 모습이 내 눈에 눈물을 쏟게
한다.
준열이를 안고 넋두리를 해 본다.
닭아 닭아 울어 다오
네가 울면 날이 새고
날이 새면 울 아들 병원 간단다....
닭아 닭아 울어 다오.....
아들아.....
항상 좋은 날만 있는 건 아니란다.
때론 따뜻한 봄날이 있나 하면 오늘같이 이렇게 추운 날도 있는
법이란다.
그래도 우린 다시 깔깔대며 웃을 수 있겠지? 이 밤이 새면 말이
야.....
새벽 기도는 집에서 널 안고 해야겠구나.
행복은 스스로 가꾸는 거란다.
^_^* 빙그레~ (어째 오늘은 슬픈 미소처럼 보이는 구나)
1997.3.31. 05:00 부천에서 나누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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