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71] 그들의 환희!

자오나눔 2007. 1. 15. 11:25
준열아....
너와 난 어디를 갈 때 항상 동행을 하는구나.
이번 소록도에 속옷을 준비해 방문할 때도 며칠 전부터 아프
던 널 또 데리고 가고야 말았구나. 너무나 부족한 아빠이지만 그
래도 너에게만은 무엇인가 가르쳐 주고 싶었기에 널 데리고 갔더
란다. 긴 여정이 힘들었구나... 열이 나면서 혈변을 눌 땐 아빠의
가슴은 찢어지고 있었단다. 약해 보이기만 한 네가 파리해진 얼
굴로 화장실로 달려갈 때,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더란다.
준열아....
그래도 말이야. 이번 소록도 방문이 얼마나 보람이 있었는 줄
아니? 언젠가 아빠가 말했지? 그분들은 1년에 양말 두켤레와 속
옷 한벌, 겉옷 한벌, 외투 한벌이 지급된다고..... 그런데 그분들이
수입이 없잖니... 그래서 옷값을 돈으로 달라고 했더래... 그런데
그 모든 옷값이 돈으론 1인당 3만원씩 지급 되었더래... 영락없이
올핸 의류는 지급 받을 수가 없었던 거지...
그런데 우리들이 구정 땐 양말을, 이번엔 속옷을 마련해 갔으
니 얼마나 좋았겠니... 비록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하더라도
그들의 얼굴이 밝아짐을 보고 이 일을 위해 수고해 주신 모든 분
들이 떠오르더구나... 그래서 준비하신 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
은 거야...
아들아.....
항상 감사하며 살아가자구나. 험한 세상 길 감사마저 없다면
정말 삭막 할거라는 생각을 해 본단다. 그들의 환희를 볼 수 있
게 도와주신 하나님과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자구나. 이제 너
도 거의 완쾌되어 밝게 뛰어 놀고 있음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
겠구나.
빗길을 달리며 작은 접촉 사고로 서로의 차에 견적이 많이 나
왔는데도 아무 말없이 혼자서 처리해 주신 박상석 아저씨께 너무
너무 감사했단다. 그 먼 거리까지 운전도 해주시고.... 우리 그분
을 위해 기도할까? 그래 기도 하자구나.... ^_^* 빙그레~

1997.6.11.
부천에서 나누미가
아들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