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78] 널 사랑해....

자오나눔 2007. 1. 15. 11:30
어제 밤엔 무척이나 아프더니 지금 창밖에는 제법 굵은 빗줄
기가 땅속에 깊이 박힐 듯한 기세로 내리고 있단다. 어제 밤새
아프면서 너를 생각했었어....
며칠 전 새벽에 품에는 작은 베개를 안고 씨익 웃으며 내 침
대로 들어오는 널 보고 의아해 했었는데, 그 날 이후로는 자연스
레 나와 한 침대를 쓰더구나. 얼마나 좋았는 줄 아니? 아빠랑 같
이 자자고 하면 입술이 하얗게 변하며 두려워하는 널 보고, 화상
의 상처가 너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는 걸 알았더란다. 이 아
빠의 가슴속에 고동치는 절규...."아버지.. 저 아이의 눈에 아빠의
흉한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이게 해 주세요...." 꾸역꾸역 솟아오르
는 속울음을 참고 살아오던 나날들 이었더란다.
그런 네가 그제 밤에는 어떻게 했는 줄 기억 나니? 아빠가 피
곤했었나 보다. 너에게 기도만 해주고 책을 보다 잠이 들었었나
봐.... 잠결에 보니 너도 잠을 자고 있던데.. 그런데 준열아... 인기
척에 눈을 떠보니 넌 아빠에게 이불을 덮어 주고 있었어..... 6살
짜리 고사리 같은 손으로 이불을 펼쳐 덮어 주는 너의 모습을 실
눈을 뜨고 보는 데 왜 그리 감사하니.... 아빠의 눈에서 끝내 눈물
을 보이고야 말았구나.....
지금 넌 친구들과 야영을 하고 있겠구나... 일행 중에 제일 어
린 널 보내야 했던 아빠의 마음을 아니? 작년에도 캠프를 보내고
올해도 보내는 건, 공동체 생활에 대한 적응을 바라는 아빠의 마
음이란다. 지휘 체계에 따른 공동체 생활, 친구들과 상부상조하는
공동체 생활을 스스로 터득하게 하려는 아빠의 마음이란다.
지금 당장 현관문을 열고 "아빠~~"하고 들어 올 것만 같은
데.... 아직은 시간이 되지 않았구나...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도 약
은 챙겨 주지 못했구나. 준열아..... 친구들과 같이 자니까 좋지?
아빠는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단다. 이제는 제법 친구들에게 아
빠를 소개 할 줄도 알고 아빠에게 친구를 데리고 와서 소개도 해
주니 얼마나 감사한지......
준열아.....
아빠는 기대하고 있단다. 장래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는 네가 되기를..... 가장 가까이는 캠핑에 다녀 올 때 알맞게
그을린 건강한 피부로 "아~빠~ 다녀왔습니다. 짠!"하고 나타나기
를...... 행여 지금 오고 있는지 아파트 입구에 한 번 나가 보련다.
사랑한다.... 아들아...
1997.7.15.
.................................................................................
아들아.......
보고 싶구나.......
사랑한다. 널 사랑해...... ^_^* 빙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