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83] 하나님 도와주세요 해야지~

자오나눔 2007. 1. 15. 11:33
약 두달 동안 벼르고 벼렸나 보다. 집에 있는 장난감이 부족
하지 않을 만큼 있어도, 어린아이들도 유행을 쫓아가나 보다. TV
에서 방영하는 만화 영화를 보더니 그 주인공을 사 달라고 졸라
대기에 미루고 결국은 같이 외출을 한다.
한 번 외출하기가 결코 쉽지만은 않기에 들릴 곳도 많다. 장
난감을 사준다고 하기에 준열이는 휠체어를 밀어 주느라 신이 났
다. 문구점을 지나치고 비디오 가게를 지나치니 준열이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한다.
"아빠! 장난감 여기 있잖아요... 어디 가요?"
아무런 대답하지 않고 가고 있는 아빠가 야속한가 보다. 그
자리에 서더니 표정이 요상하게 변한다. 울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웃지도 못하고..... 참 희한한 표정이다. 준열이를 데리고 많은 완
구가 있는 완구 백화점으로 간다. 수많은 장난감에 넋을 잃고 잇
는 준열이를 보며 한 개 골라 보라고 했다. 찾기도 잘 찾는다. 자
기가 필요한 장난감을 두팔로 안고 온다. 가격을 물어 보니 엄청
나다.... 으... 나도 장난감 장사나 할까 보다....
두달 동안 모은 용돈이 바닥난다. 준열인 오직 장난감이다. 두
달 동안 보채서 겨우 사게 된 장난감이 준열이를 황홀하게 만들
고 잇나 보다. 장난감 박스를 내 휠체어에 얹어 놓곤 부지런히
집으로 휠체어를 밀어 준다. 신이 났다. 지금 준열이의 마음은 어
떨까....
그런데 이게 뭐람.... 하늘이 시커멓게 변하더니 장대비가 쏟아
진다. 장난감 박스로 준열이 머리를 덮으며 비를 피할만한 곳으
로 이동을 한다. 비를 제대로 피할 수는 없었지만 굵은 장대비라
도 피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장난감 박스가 비에 젖는걸 한참보고 잇던 준열이가 한마디
한다.
"아빠~! 하나님 도와주세요 해야지~~ 비오잖아요..."
"잉?"
항상 가르치길 무섭거나 힘들면 하나님께 기도하라고 가르친
적이 있었다. 그걸 지금 이때에 적용하고 잇는 준열이를 보며 나
의 신앙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본다. 사나 죽으나 주님의 것이기
에 모든걸 주께 맡기고 구해야 하는데, 나는 아직도 성숙되지 못
한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잇다. 그것을 준열이를 통해서 깨닫게
하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준열이랑 손을 잡고 기도를 한다. "하
나님 아버지 감사해요.... 지금 비가 너무 내려서 집에를 못 가고
있어요. 비 줄기를 약하게 하셔서 저희들이 무사히 집에까지 가
게 해 주세요. 우리 준열이 장난감이 비에 젖지 않도록 도와주세
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준열이의 아멘 소리가
나보다 크다.
얼마후 정말 빗줄기가 가늘어졌고 우리들은 옷을 별로 적시지
않고도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어린 영혼이 기도함에 기도가
응답 받음을 스스로 느끼고 있다. 너무나 감사하다.....
1997.8.12.
부천에서 나누미가...
.................................................
아들아....
넌 정말로 맑고 순수하구나....
아빠가 가르쳐 준 대로 넌 무섭고 힘들 때 기도를 할 줄 아는
구나.
고맙다. 내 아들아....
오늘의 감사 조건은 아빠가 말할게.
"어린 영혼이 기도를 할 수 있게 함에 감사합니다."
어때? 치~ 라고? ^_^* 빙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