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올시간이 지났는데.... 흔히 주부들이 할 걱정을 내가
하고 있다. 매일 오후 2시 30분을 전후로 5분 안에 현관을 열
고 들어오면서 "다녀왔습니다" 한마디와 함께 바지를 내리고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던 녀석이 보이질 않는다. 동화 나라에서
돌아올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오지 않고 있으니 은근히 궁금
해진다. 시간이 돌아 올 시간에서 30분을 지나 한시간이 넘어서
니 궁금증에서 걱정으로 바뀐다. 동화 나라에 전화를 해 보니 1
시간 전에 아파트 앞에다 내려 줬단다. 이거 큰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벌서 1시간 30분이 지났는데.....
휠체어를 타고 마중을 간다. 마중 간다고 나타나진 않겠지
만 그래도 나가 봐야 할 것만 같았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
어 보지만 모두가 모르겠단다. 마침 준열이를 아는 꼬마가 있
어서 물어 보니 방역하는 차를 따라 갔단다. 차량 뒤로 하얀 연
기를 풍기며 달아나는 방역 차량을 따라다니던 어릴 적 기억에
싱긋 미소를 지어 보지만, 방역 차량이 떠난 지 1시간이 넘었다
는 말에 그만 기겁을 하고 만다.
방역 차량이 지나간 거리를 간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
어 보며.... 이거 은근히 걱정되는 건 왜일까? 혹시 준열이 엄
마가.....
갑자기 방정맞은 생각이 들어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어 본
다. 내얼굴엔 벌써 땀이 흐른다. 찾는 걸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온
다. 저 만치서 준열이 닮은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와장창
넘어진다. 아고.... 준열아... 부지런히 휠체어를 달려 가보니 준열
이가 아니다. 우는 아이를 일으켜 주고 자전거를 세워 준다. 넋두
리 식으로 "냠마 난 네가 준열 인줄 알았다야....."라고 하니 준열
인 정현이 집에 있단다.
그 말 한마디가 어이 그리도 반갑던지.... 꼬마의 볼을 한 번
살짝 꼬집어 주고 준열이가 있다는 집으로 간다. 집에 들어가
보니.... 꼬맹이들 셋이서 각양 각색의 모습이다. 한 꼬마는 무
릎이 까져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한 아이는 그 무릎에 호호
바람을 불어 준다. 준열인 화장지로 무릎을 덮으며 기도하면
안 아파? 하며 친구를 위로하고 있다. 이놈들의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_^* 빙그레 미소를 짖는다.
수건으로 무릎을 닦아 보니 심한 건 아니다. 집으로 데리고
와서 복합 마데카솔을 발라 주니 금방 깔깔댄다. 아이들은 아이
들이다.
궁금증이 도져서 어딜 갔었느냐고 물어 보니.... 동화 나라 차
에서 내려서 집으로 오는데 방구차가 지나가더란다. 방구차란
방역 차를 말한다. 방구차를 쫓아 가다가 너무 빨리 가 버리니,
포기하고 집으로 오고 있었단다. 아파트 뒷길로 돌아오는데 어
느 단독 주택의 담벼락에 기대고 서 있는 감나무에 감이 맛있게
달려 있었나 보다. 세놈이서 그 감을 따러 담을 타고 가다가
주인이 소리지르는 소리에 담에서 뛰어 내리다가 한 놈의 무릎
이 까졌단다. 요즘 시대의 꼬마들에게서 내 어릴 적 가을을 따
려고 하던 추억을 발견해 본다. 어쩌면 잃어버린 가을 따기가
이렇게 해서 내 마음에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에게 물어 본다. "그래 가을은 땄어?" ".....?" "감은 땄
어?"
한 꼬마가 품에서 알맞게 익어 가는 감 한 개를 꺼내며 씨익
웃는다. "아저씨한테 너희들은 혼났다."하니 아저씨가 감을 세
개 따서 담 너머로 던져 주더란다. 감 두 개는 어찌했냐고 물
으니 벌서 먹었단다. 그 감을 너희들끼리 나눠 먹으라고 하니
이놈들이 고개를 흔들며 내게 건넨다. 그럼 같이나눠 먹자고
하면서 한입 베어 물으니 아고 떫다. "아고...퉤퉤퉤!"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가을 하늘을 울린다.
1997.9.23.
.................................................
아들아......
가을을 따려고 했었구나... 너에겐 아직 가을을 아는 정서가
없는 줄 알았는데.... 참 바보다 그치? 아빠도 그런 과정을 겪었
으면서도 말이야.... 오늘 가을 따기가 너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으리라 믿는다. 개구쟁이라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자라 다오
내 아이야.....
오늘의 감사는 뭐로 할까?
"감나무 집 아저씨가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때?
굿? ^_^* 빙그레~~
하고 있다. 매일 오후 2시 30분을 전후로 5분 안에 현관을 열
고 들어오면서 "다녀왔습니다" 한마디와 함께 바지를 내리고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던 녀석이 보이질 않는다. 동화 나라에서
돌아올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오지 않고 있으니 은근히 궁금
해진다. 시간이 돌아 올 시간에서 30분을 지나 한시간이 넘어서
니 궁금증에서 걱정으로 바뀐다. 동화 나라에 전화를 해 보니 1
시간 전에 아파트 앞에다 내려 줬단다. 이거 큰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벌서 1시간 30분이 지났는데.....
휠체어를 타고 마중을 간다. 마중 간다고 나타나진 않겠지
만 그래도 나가 봐야 할 것만 같았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
어 보지만 모두가 모르겠단다. 마침 준열이를 아는 꼬마가 있
어서 물어 보니 방역하는 차를 따라 갔단다. 차량 뒤로 하얀 연
기를 풍기며 달아나는 방역 차량을 따라다니던 어릴 적 기억에
싱긋 미소를 지어 보지만, 방역 차량이 떠난 지 1시간이 넘었다
는 말에 그만 기겁을 하고 만다.
방역 차량이 지나간 거리를 간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
어 보며.... 이거 은근히 걱정되는 건 왜일까? 혹시 준열이 엄
마가.....
갑자기 방정맞은 생각이 들어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어 본
다. 내얼굴엔 벌써 땀이 흐른다. 찾는 걸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온
다. 저 만치서 준열이 닮은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와장창
넘어진다. 아고.... 준열아... 부지런히 휠체어를 달려 가보니 준열
이가 아니다. 우는 아이를 일으켜 주고 자전거를 세워 준다. 넋두
리 식으로 "냠마 난 네가 준열 인줄 알았다야....."라고 하니 준열
인 정현이 집에 있단다.
그 말 한마디가 어이 그리도 반갑던지.... 꼬마의 볼을 한 번
살짝 꼬집어 주고 준열이가 있다는 집으로 간다. 집에 들어가
보니.... 꼬맹이들 셋이서 각양 각색의 모습이다. 한 꼬마는 무
릎이 까져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한 아이는 그 무릎에 호호
바람을 불어 준다. 준열인 화장지로 무릎을 덮으며 기도하면
안 아파? 하며 친구를 위로하고 있다. 이놈들의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_^* 빙그레 미소를 짖는다.
수건으로 무릎을 닦아 보니 심한 건 아니다. 집으로 데리고
와서 복합 마데카솔을 발라 주니 금방 깔깔댄다. 아이들은 아이
들이다.
궁금증이 도져서 어딜 갔었느냐고 물어 보니.... 동화 나라 차
에서 내려서 집으로 오는데 방구차가 지나가더란다. 방구차란
방역 차를 말한다. 방구차를 쫓아 가다가 너무 빨리 가 버리니,
포기하고 집으로 오고 있었단다. 아파트 뒷길로 돌아오는데 어
느 단독 주택의 담벼락에 기대고 서 있는 감나무에 감이 맛있게
달려 있었나 보다. 세놈이서 그 감을 따러 담을 타고 가다가
주인이 소리지르는 소리에 담에서 뛰어 내리다가 한 놈의 무릎
이 까졌단다. 요즘 시대의 꼬마들에게서 내 어릴 적 가을을 따
려고 하던 추억을 발견해 본다. 어쩌면 잃어버린 가을 따기가
이렇게 해서 내 마음에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에게 물어 본다. "그래 가을은 땄어?" ".....?" "감은 땄
어?"
한 꼬마가 품에서 알맞게 익어 가는 감 한 개를 꺼내며 씨익
웃는다. "아저씨한테 너희들은 혼났다."하니 아저씨가 감을 세
개 따서 담 너머로 던져 주더란다. 감 두 개는 어찌했냐고 물
으니 벌서 먹었단다. 그 감을 너희들끼리 나눠 먹으라고 하니
이놈들이 고개를 흔들며 내게 건넨다. 그럼 같이나눠 먹자고
하면서 한입 베어 물으니 아고 떫다. "아고...퉤퉤퉤!"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가을 하늘을 울린다.
1997.9.23.
.................................................
아들아......
가을을 따려고 했었구나... 너에겐 아직 가을을 아는 정서가
없는 줄 알았는데.... 참 바보다 그치? 아빠도 그런 과정을 겪었
으면서도 말이야.... 오늘 가을 따기가 너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으리라 믿는다. 개구쟁이라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자라 다오
내 아이야.....
오늘의 감사는 뭐로 할까?
"감나무 집 아저씨가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때?
굿? ^_^* 빙그레~~
'사람이 꽃보다 > 사랑하는 아들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아.......92 ] 우째 이런일이..... (0) | 2007.01.15 |
---|---|
[아들아....91] 내놔 이년아~ (0) | 2007.01.15 |
[아들아......89] 다리가 세 개? (0) | 2007.01.15 |
[아들아....88] 흔적!!!! (0) | 2007.01.15 |
[아들아.... 87] 가을 운동회 (0) | 2007.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