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의 말단 사원으로 취직을 한 그녀의 남편은 어느
날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일을 그만 두고 건설 현장으로 직
접 뛰어들었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 보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것이 그들
의 가난을 몰아 내줄 지름길이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하나 둘
실전 경험을 쌓아 가던 그녀의 남편은 10년이 지난 어느 날 현
장 소장이라는 직함을 과감하게 버리고 회사에 사직서를 던졌
다. 그 동안 모아 두었던 재산을 모두 처분하여 작은 건설 회
사를 차린 것이다. 경제 발전을 위해 정부에서 밀어 주고 있던
건설 현장에 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의 사업은 승승장구하여 직
원을 100여명 거느리는 중소기업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남편의 사업 성공으로 힘들었던 그녀의 과거는 어느 정도
보상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사람에게나 근심 걱정은 있기
마련인가 보다.
그녀에게도 남에게 말못할 고민이 있었다. 무척 미인인 그녀
였지만 불안 해 하는 마음이 있었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눈썹이 없었던 것이다. 남들은 그걸 무모증이라고 불렀다. 요즘
이야 있는 눈썹도 밀어 버리고 새로운 눈썹을 만들어 붙이거나
문신을 해 넣기에 걱정이 없었지만, 그때에는 눈썹 문신을 한다
는 것은 꿈에도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남다른 미모를 가지고 태어났기에 남들은 그녀를 부러워하
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 미모를 지키기 위해, 눈썹이 없는 비밀
을 지키기 위해 매일 눈썹을 그리고 살아갔다. 그녀를 사랑하
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고생을 하며 살아오면서도 눈썹의 비밀
을 지키고 있었다. 행여 남편이 알면 그의 행복이 깨어질 것
같아서 행복 속에 감추어진 불안을 달래며 살아가고 있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대 기업의 부도로 말미암아 그녀의
남편이 운영하는 회사도 부도를 내고야 말았다. 부도를 막아 보
려고 그렇게 애를 썼건만 오히려 더욱 빚만 진 채 거리로 내
쫓겨야만 했다. 그들 부부는 몇 날을 서로 궁리한 후 어느 날
남들이 하기 꺼려하는 일을 하기로 했다. 맨 밑바닥의 삶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서서히 도시가스가 보급되고 있었지만 아
직도 연탄으로 난방과 밥을 해 먹는 가정들이 많이 있었다. 그들
부부가 다시 시작한 일은 연탄 배달이었다.
연탄을 배달하면서도 그녀의 눈썹은 항상 그대로였다. 땀
이 흘러도 조심스레 땀을 닦아 내야만 했고, 세수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다. 애써 그려 놓은 눈썹이 지워져 버리면 남편이 알
고 그들의 행복이 깨어져 버릴 것 같아서였다. 연탄 배달하며 땀
흘리는게 힘든 것이 아니라 남편이 그 비밀을 알아 버릴까 봐 더
욱 힘이 들었다.
그날도 남편은 앞에서 리어카를 끌고 그녀는 뒤에서 리어
카를 밀고 있었다. 힘들게 언덕을 올라가서 정상에 서서 잠시
땀을 식히고 있는데, 아뿔싸! 갑자기 돌풍이 불면서 리어카의 연
탄재를 그녀의 얼굴에다 세례를 주고 말았다. 얼굴이 연탄재로
덮여서 까맣게 되었지만 그녀는 얼굴을 닦아 낼 수가 없었다.
여태껏 숨겨 온 비밀이 탄로 나기 때문이었다.
그때... 그녀의 남편이 다가오더니 그녀의 머리에 씌어진
수건을 벗겨 낸 후 그녀의 얼굴을 닦아준다. 그녀의 얼굴은 연
탄재가 화장을 해 놓았지만 하얗게 변해 가고 있었다. 남편은 그
녀의 얼굴을 정성스럽게 닦아주더니 "자 또 출발합시다. 빨리
하고 당신이 끓여 준 맛있는 된장 찌개에 한잔하고 싶구려" 하
곤 리어카를 끌고 간다. 갑자기 멍해진 그녀는 손거울을 꺼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거울로 자기의 얼굴을 쳐다보던 그녀의 눈
에는 영롱한 보석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녀의 눈썹이 더욱
새까맣게 잘 그려져 있는 것이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의 눈썹만
을 남겨 놓고 모두 깨끗이 닦아주었던 것이다. 앞에서 리어카
를 끌고 가는 남편의 듬직한 등뒤로 저녁노을이 아름답게 비추고
있었다.
......................................................
아들아....
참 사랑은 말이야, 상대방의 상처를 싸매 주고 덮어 주는
거란다. 아빠는 우리 준열이도 남의 아픔을 덮어 주고 위로하며
나누는 사람으로 자라 주면 좋겠구나. 그렇게 자라게 해 달라고
주님께 기도를 한단다.
그래 오늘의 감사 제목은 뭐로 할꼬?
"건강한 정신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때?
좋다고? ^_^* 빙그레~
1997.11.16.
날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일을 그만 두고 건설 현장으로 직
접 뛰어들었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 보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것이 그들
의 가난을 몰아 내줄 지름길이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하나 둘
실전 경험을 쌓아 가던 그녀의 남편은 10년이 지난 어느 날 현
장 소장이라는 직함을 과감하게 버리고 회사에 사직서를 던졌
다. 그 동안 모아 두었던 재산을 모두 처분하여 작은 건설 회
사를 차린 것이다. 경제 발전을 위해 정부에서 밀어 주고 있던
건설 현장에 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의 사업은 승승장구하여 직
원을 100여명 거느리는 중소기업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남편의 사업 성공으로 힘들었던 그녀의 과거는 어느 정도
보상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사람에게나 근심 걱정은 있기
마련인가 보다.
그녀에게도 남에게 말못할 고민이 있었다. 무척 미인인 그녀
였지만 불안 해 하는 마음이 있었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눈썹이 없었던 것이다. 남들은 그걸 무모증이라고 불렀다. 요즘
이야 있는 눈썹도 밀어 버리고 새로운 눈썹을 만들어 붙이거나
문신을 해 넣기에 걱정이 없었지만, 그때에는 눈썹 문신을 한다
는 것은 꿈에도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남다른 미모를 가지고 태어났기에 남들은 그녀를 부러워하
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 미모를 지키기 위해, 눈썹이 없는 비밀
을 지키기 위해 매일 눈썹을 그리고 살아갔다. 그녀를 사랑하
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고생을 하며 살아오면서도 눈썹의 비밀
을 지키고 있었다. 행여 남편이 알면 그의 행복이 깨어질 것
같아서 행복 속에 감추어진 불안을 달래며 살아가고 있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대 기업의 부도로 말미암아 그녀의
남편이 운영하는 회사도 부도를 내고야 말았다. 부도를 막아 보
려고 그렇게 애를 썼건만 오히려 더욱 빚만 진 채 거리로 내
쫓겨야만 했다. 그들 부부는 몇 날을 서로 궁리한 후 어느 날
남들이 하기 꺼려하는 일을 하기로 했다. 맨 밑바닥의 삶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서서히 도시가스가 보급되고 있었지만 아
직도 연탄으로 난방과 밥을 해 먹는 가정들이 많이 있었다. 그들
부부가 다시 시작한 일은 연탄 배달이었다.
연탄을 배달하면서도 그녀의 눈썹은 항상 그대로였다. 땀
이 흘러도 조심스레 땀을 닦아 내야만 했고, 세수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다. 애써 그려 놓은 눈썹이 지워져 버리면 남편이 알
고 그들의 행복이 깨어져 버릴 것 같아서였다. 연탄 배달하며 땀
흘리는게 힘든 것이 아니라 남편이 그 비밀을 알아 버릴까 봐 더
욱 힘이 들었다.
그날도 남편은 앞에서 리어카를 끌고 그녀는 뒤에서 리어
카를 밀고 있었다. 힘들게 언덕을 올라가서 정상에 서서 잠시
땀을 식히고 있는데, 아뿔싸! 갑자기 돌풍이 불면서 리어카의 연
탄재를 그녀의 얼굴에다 세례를 주고 말았다. 얼굴이 연탄재로
덮여서 까맣게 되었지만 그녀는 얼굴을 닦아 낼 수가 없었다.
여태껏 숨겨 온 비밀이 탄로 나기 때문이었다.
그때... 그녀의 남편이 다가오더니 그녀의 머리에 씌어진
수건을 벗겨 낸 후 그녀의 얼굴을 닦아준다. 그녀의 얼굴은 연
탄재가 화장을 해 놓았지만 하얗게 변해 가고 있었다. 남편은 그
녀의 얼굴을 정성스럽게 닦아주더니 "자 또 출발합시다. 빨리
하고 당신이 끓여 준 맛있는 된장 찌개에 한잔하고 싶구려" 하
곤 리어카를 끌고 간다. 갑자기 멍해진 그녀는 손거울을 꺼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거울로 자기의 얼굴을 쳐다보던 그녀의 눈
에는 영롱한 보석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녀의 눈썹이 더욱
새까맣게 잘 그려져 있는 것이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의 눈썹만
을 남겨 놓고 모두 깨끗이 닦아주었던 것이다. 앞에서 리어카
를 끌고 가는 남편의 듬직한 등뒤로 저녁노을이 아름답게 비추고
있었다.
......................................................
아들아....
참 사랑은 말이야, 상대방의 상처를 싸매 주고 덮어 주는
거란다. 아빠는 우리 준열이도 남의 아픔을 덮어 주고 위로하며
나누는 사람으로 자라 주면 좋겠구나. 그렇게 자라게 해 달라고
주님께 기도를 한단다.
그래 오늘의 감사 제목은 뭐로 할꼬?
"건강한 정신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때?
좋다고? ^_^* 빙그레~
199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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