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98] 펄벅 여사 그리고.....

자오나눔 2007. 1. 15. 11:42
[대지]의 작가인 펄벅 여사가 언젠가 우리 나라에 왔을 때
받은 감동을 말한적이 있었다. 펄벅 여사는 우리 나라가 발전
해 가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느낀 것이 아니라, 아주 단순한 것
에서 너무나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석양이 비추는 들길
에 소가 짚을 가득 실은 달구지를 끌고 가고 있었고, 주인은 지
게에 짚단을 지고 소를 따라 가는 모습을 보고 정을 느꼈다고
한다. 별로 무겁지도 않은 짚단을 달구지에 싣고서 가도 되련
만 그 무게 마저 나누려는 농부의 고운 마음을 발견하고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고 고백을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 황희 정승이 소 두 마
리로 밭을 갈고 있을 때 지나가던 길손이 어느 소가 더 일을 잘
하느냐고 물었을 때, 황희 정승은 그 길손의 귀에다 대고 작은
소리로 일 잘하는 소를 가리켜 주었다. 그걸 본 길손이 이상하
여 물어 보니 "하찮은 미물일지라도 곁에서 말하면 안된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문득 떠오른다.
우리 조상들은 이와 같이 하찮은 미물에게라도 참 나눔을 할
줄 알았다. 곁에서 어른들의 나눔을 직접 보고 느끼던 자녀들
도 자연스럽게 나눔을 할 줄 알았던 우리 조상들이다. 날씨가
제법 추워졌다. 이렇게 추울 땐 정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우
리 주위에는 많다. 소외된 이웃, 극빈 장애인, 무의탁 노인들, 소
년 소녀 가장들....
며칠 전에 맹인이신 안요한 목사님의 간증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37살에 맹인이 되어 수많은 고생을 할 때, 특히 이렇게
추운 겨울철에 부러운게 두 가지 있더란다. 첫째가 눈뜬 거지
가 부러웠단다. 중도 실명을 하여 받은 어려움이 얼마나 컷었
는가를 잘 나타내 준다. 두 번째는 따뜻한 햇볕 아래서 비록 구
걸해 온 밥이지만 배부르게 먹는 거지가 부럽더란다. 너무나
단순한 바램이었지만 가장 큰 소원이기도 하다. 특히 이 겨울
엔 등 따뜻하고 배부르면 부러울게 없을 우리의 이웃들은 얼마
나 많은가를 생각해 본다.
낮에 어느 분이 쌀가게를 열었다며 동사무소 직원과 함께
집에 들렸다. 쌀가게를 열면서 시골에서 직접 부모님이 농사
지은 쌀을, 먼저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씩이라도 돌리고 시작 하
겠노라며, 동사무소 사회복지과 직원에게 연락을 했었단다. 그래
서 나에게도 혜택이 돌아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너무나 감사
했다. 이렇게 우리 주위에는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나눔을 행하
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아직도 우리에겐 아름다운 세상이라
는 단어를 인용할 수 있는가 보다.
대선이랍시고 지금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찾아가지도 못한
단다. 선거법에 위반이 된다는 이유로.... 그래서 올 겨울이 더
욱 추울 것 같다는 어느 장애인 공동체에서 일하고 계시는 간사
님의 넋두리가 전깃줄이 울어대는 소리와 함께 내 귀를 울리고
있다. 우리들은 아직은 고개를 들어 주위를 돌아 볼 수가 있는
데....
소달구지에 짚단을 가득 싣고, 자기의 지게에도 나누어 지고
가는 농부의 마음속엔 아마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
다.
'이 짚으로 이엉을 엮어서 김영감네 지붕을 새로 해 주
리라'
1997.11.20
.................................
아들아...
날씨가 제법 춥지?
이렇게 추운 날씨 속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참 많겠다 그지?
전방에서 나라를 지키고 계시는 군인 아저씨들이랑, 이른 새
벽부터 거리를 쓸고 계실 환경 미화원 아저씨들이랑, 연탄이 없
어 냉방에 누워 계실 무의탁 노인들, 소외된 이웃, 그리고 장애인
들.....
이들에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
지?
오늘의 감사 제목은 뭐로 할까?
"내 이웃을 돌아 볼 수 있는 눈을 주심을 감사합니다" 오케
이?
^_^* 빙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