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그걸 무심코 지났쳤나보다. 그런데 요즘은 IMF 덕분에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외출을 마치고 집에 돌아
와 메모를 하려고 펜을 찾으니 한 개도 보이질 않는다. 분명 준
열이가 모조리 누나들 공부방에 가져간 것 같다. 목발을 짚고 조
카들 방에 가 보니 널려진게 볼펜이요, 사프펜슬이요, 쓰지도 않
는 연필이다. 그 중에는 사은품, 기념품으로 제작된 것들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것들은 형형색색 여러 모양으로 제작
되어 있었지만 진정 필기구로 사용하고 있는 건 몇 개 되지 않음
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내 어릴 땐 볼펜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중학생 이상이었
다. 그 중에도 볼펜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하던 사람들도
많았다. 중 고등학교 선배들이 쓰고 버린 볼펜 껍질에 다 닳아진
몽당연필을 끼워서 썼던 기억들이 아름답게 지나간다. 물론 그때
는 가난해서이기도 하지만 새마을 운동으로 근검 절약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몽당 연필이라도 많으면 친구
들에게 우상이 되었던 그때... 천자 펜에 잉크를 묻혀서 글자를
써내려 갔던 그때가 현실과 비교가 된다.
초등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중학교가 있었
다. 우리 개구쟁이들은 중학교 쓰레기장을 매일 수색하며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선배들이 쓰다가 버린 볼펜 껍질이나 몽당 연필
을 줍기 위해서였다. 선배들은 그 당시만 해도 몽당연필은 초등
학생들을 위해(?) 과감히 버리는 아량도 있었다. 그 중엔 실수로
버려진 볼펜이나 긴 연필이 있을 때도 있었다. 그런 것들을 가지
고 예쁘게 깎아서 필통에 차곡차곡 넣어 두고 날이 밝기만을 기
다리던 코흘리개 시절... 다음날 학교에 가서 책상에 금 그어 놓
고 연필 따먹기를 하여 몽땅 잃고 친구들과 다투던 그때가 생각
난다.
그땐 키가 정말 작은 연필이라도 볼펜 껍질에 끼워 키를 키운
후 사용하곤 했었는데 지금은 몽당연필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과
연 몇 명이나 있을는지... 물론 경제가 발달하여 멋진 필기구들이
많이 발명되었고 생산 보급되어 필기구의 혁명이 일어 난 것은
인정하지만, 어느 방마다 몇 개씩 널려져 있는 필기구들을 보며
내 마음이 답답해 오는 것은 왜 일까... 각 방마다 몇 개씩 있는
필기구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 보지만 확실한
해답을 얻기가 힘이 든다.
너무나 풍족한 필기구들을 보며 조카들에게 물어 본다.
"너희들 몽당연필 아니?"
"네 작은 연필 아녀요?"
"그래... 그걸 사용 해 봤니?"
"에이~ 삼촌도.. 요즘 쓰기 편하고 멋진 필기구가 얼마나 많은
데 몽당 연필을 써요?"
"....."
아이들에게 몽당 연필의 추억을 이야기 해 주며 절약 정신을
강조 해 보지만 눈앞에 보이는 화려한 필기구들이 내 말을 점점
작게 만들고 있었다.
.............................................
아들아....
아빤 말이야... 몽당 연필의 의미를 네게 전해 주고 싶은데 아
직은 네가 어리기만 하구나... 없을 때 절약한다고 발벗고 나서면
힘이 든단다. 그러나 내게 조금 여유가 있을 때 아껴쓰고 저축을
한다면 정말 힘들 때 바로 사용할 수 있고, 내 이웃을 돌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열리리라 생각된단다. 우리 준열인 어른이
되어서도 근검 절약하는 생활이 몸에 배이도록 아빠가 노력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단다.
오늘 감사는 뭘까?
"몽당 연필의 의미를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어때?
씨익~ 이라고?
그래 나도 ^_^* 빙그레~
1998.1.16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외출을 마치고 집에 돌아
와 메모를 하려고 펜을 찾으니 한 개도 보이질 않는다. 분명 준
열이가 모조리 누나들 공부방에 가져간 것 같다. 목발을 짚고 조
카들 방에 가 보니 널려진게 볼펜이요, 사프펜슬이요, 쓰지도 않
는 연필이다. 그 중에는 사은품, 기념품으로 제작된 것들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것들은 형형색색 여러 모양으로 제작
되어 있었지만 진정 필기구로 사용하고 있는 건 몇 개 되지 않음
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내 어릴 땐 볼펜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중학생 이상이었
다. 그 중에도 볼펜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하던 사람들도
많았다. 중 고등학교 선배들이 쓰고 버린 볼펜 껍질에 다 닳아진
몽당연필을 끼워서 썼던 기억들이 아름답게 지나간다. 물론 그때
는 가난해서이기도 하지만 새마을 운동으로 근검 절약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몽당 연필이라도 많으면 친구
들에게 우상이 되었던 그때... 천자 펜에 잉크를 묻혀서 글자를
써내려 갔던 그때가 현실과 비교가 된다.
초등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중학교가 있었
다. 우리 개구쟁이들은 중학교 쓰레기장을 매일 수색하며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선배들이 쓰다가 버린 볼펜 껍질이나 몽당 연필
을 줍기 위해서였다. 선배들은 그 당시만 해도 몽당연필은 초등
학생들을 위해(?) 과감히 버리는 아량도 있었다. 그 중엔 실수로
버려진 볼펜이나 긴 연필이 있을 때도 있었다. 그런 것들을 가지
고 예쁘게 깎아서 필통에 차곡차곡 넣어 두고 날이 밝기만을 기
다리던 코흘리개 시절... 다음날 학교에 가서 책상에 금 그어 놓
고 연필 따먹기를 하여 몽땅 잃고 친구들과 다투던 그때가 생각
난다.
그땐 키가 정말 작은 연필이라도 볼펜 껍질에 끼워 키를 키운
후 사용하곤 했었는데 지금은 몽당연필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과
연 몇 명이나 있을는지... 물론 경제가 발달하여 멋진 필기구들이
많이 발명되었고 생산 보급되어 필기구의 혁명이 일어 난 것은
인정하지만, 어느 방마다 몇 개씩 널려져 있는 필기구들을 보며
내 마음이 답답해 오는 것은 왜 일까... 각 방마다 몇 개씩 있는
필기구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 보지만 확실한
해답을 얻기가 힘이 든다.
너무나 풍족한 필기구들을 보며 조카들에게 물어 본다.
"너희들 몽당연필 아니?"
"네 작은 연필 아녀요?"
"그래... 그걸 사용 해 봤니?"
"에이~ 삼촌도.. 요즘 쓰기 편하고 멋진 필기구가 얼마나 많은
데 몽당 연필을 써요?"
"....."
아이들에게 몽당 연필의 추억을 이야기 해 주며 절약 정신을
강조 해 보지만 눈앞에 보이는 화려한 필기구들이 내 말을 점점
작게 만들고 있었다.
.............................................
아들아....
아빤 말이야... 몽당 연필의 의미를 네게 전해 주고 싶은데 아
직은 네가 어리기만 하구나... 없을 때 절약한다고 발벗고 나서면
힘이 든단다. 그러나 내게 조금 여유가 있을 때 아껴쓰고 저축을
한다면 정말 힘들 때 바로 사용할 수 있고, 내 이웃을 돌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열리리라 생각된단다. 우리 준열인 어른이
되어서도 근검 절약하는 생활이 몸에 배이도록 아빠가 노력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단다.
오늘 감사는 뭘까?
"몽당 연필의 의미를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어때?
씨익~ 이라고?
그래 나도 ^_^* 빙그레~
1998.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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