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국을 강타했던 어떤 노래의 가사가 갑자기 생각난다.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6년 동안 살았던 누
나 집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를 가려고 이삿짐을 챙기면서,
그 노래 가사가 가슴에 아프게 와 닿는 건 감사의 조건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7년전 가게에 화재가 난 덕분에, 난 불지옥을 경험하며 전신
3도 화상 70%라는 엄청난 시련 속에서도, 얼굴과 국부만은 말짱
함에 모든 사람들이 신기해 할 때 난 감사를 드리고 있었다. 만
약 다른 곳은 말짱하고 얼굴이 일그러져 버렸더라면 과연 내가
지금처럼 밝음 속에 감사하며 살고 있을까? 아무리 예수를 믿는
다 하더라도 얼굴이 망가졌더라면 지금처럼 밝음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 와중에도 감사가 나온다.
화재는 가게에서 났는데 집에 사람이 없으니 집안 살림은 이
사람 저 사람... 먼저 본 사람이 임자였었나 보다. 긴 투병 생활을
마치고 퇴원해 보니 쓸 만한 살림살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
렸기에 나머지 있는 것까지 동생들에게 나눠줘 버리고, 맨몸으로
누나 집으로 들어 왔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혼자서
숟가락도 들지 못하고 먹는 음식마저 줄이다 보니 남다른 고충도
많았었다. 그렇게 살아온 6년의 세월이 허송 세월은 아니었나 보
다. 이삿짐을 챙기고 보니 책이 10박스, 옷이 5박스, 기타 잡동사
니가 5박스, 양복과 외투가 몇 벌, 침대와 책상, 컴퓨터, 레이저
프린터, 스캐너, 팩스, 전화, 칼라 프린터 등... 너무나 많음에 모
두가 놀란다. 짐을 같이 챙기고 있던 누님의 넋두리가 가슴을 아
리게 한다. "맨몸으로 업혀서 들어 왔다가 어느 세월에 이렇게
많은 필수품이 모였구나..."
매형과 누님이 함께 짐을 챙기고 있다. 많은 짐 중에 책이 10
박스나 됨에 결코 허송 세월이 아니었음을 말해 주고 있다. 누님
집에 와서 예수님을 영접했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됐음에 또한 감
사할 일이 아닌가. 6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며 내 입술
을 깨물게 한다. 같은 시골 한 동네서 자란 매형인지라 서로가
표현을 잘 못했다. 짐을 챙기는 매형께 "매형 그 동안 저와 준열
이 때문에 고생 많으셨어요.."라는 말을 다 맺지 못하고 목이 잠
겨 버린다. 내게선 언제나 눈물이 마를 날이 있을까.... 사람으로
태어나 감사를 모르면 어찌 사람이라 할 수 있겠는가... 어떤 대
가를 받은 감사보다 무조건적인 감사가 진정한 감사 일진데 아직
도 그런 감사를 드리지 못하고 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덕
분에 부모 노릇까지 하신 매형과 누님.... 내가 장남인지라 내가
해야 할 일도, 어느 날 불량품이 되어 버린 나로 인해 모두 떠맡
아야 했던 지난날... 부모의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했던가... 매
형과 누님은 부모님의 내리 사랑을 실천하고 있었다.
준열이가 벌써 일곱 살이다. 6년 동안 핏덩이였던 준열일 개
구쟁이로 키워 놨고, 내가 홀로 서기를 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
신 이가 주님이시지만, 곁에서 손발이 되어 주었던 매형과 누님
의 공로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짐을 챙기며 조용히 생
각하니 물건 하나 하나가 모두 사연이 있다. 작은 카세트 테이프
한 장, 씨디 한 장까지 나를 사랑하는 분들의 사랑이 담겨져 있
었다. 자꾸 목이 메인다. 짐을 챙기다 말고 이불을 덮어 써 버린
다.
어쩌면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아
무리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가까워지려고 발버둥을 쳐보았지
만 제대로 된건 아무것도 없었다. 모두가 그분의 뜻대로 되어 왔
음을 새삼 느껴 본다. 실 평수 17평에 방 한 칸, 부엌, 나머진 나
눔 사무실로 만들었다. 아무리 작은 살림이라도 부엌 살림은 필
수품인가 보다. 냉장고, 싱크대, 가스 렌지, 순간 온수기, 난로, 사
무실 용품, 장롱, 책장 등.... 어느새 부자가 되어 버렸다. 어떤 욕
심을 가지고 살아온 삶은 아니다. 그러나 필수품은 갖춰야 하기
에 내 마음은 괜스레 분주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람들, 나를 사
랑하는 사람들은 어느새 그것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내가 할게
무언가... 내가 이들을 위해 해 줄게 무언가... 아무것도 없다. 그
러나 현실에 최선을 다하여 열매를 맺어 가는 삶이 그들에게 보
답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 소외된 이웃과 장애인을 위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 목사님보다 10분만 작게 자면서 노력을
하리라. 왜냐? 이 세상 사람 중에 우리 목사님을 제일 존경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간 아름다운 그릇이 되어 있지 않을
까?
..........................................
아들아.....
이제 부턴 새로운 삶이 시작 되는 거야. 이젠 우리 스스로 살
아가야 하는 거야. 그렇지만 그 삶이 결코 힘들거나 슬프진 않을
거야. 우리에겐 하나님이 계시고, 나에겐 네가 있고, 너에겐 내가
있으니까 말이야.... 언젠간 우리와 같은 가족이 될 사람도 생길
거고 말이야. 우리의 앞길은 밝게 빛나고 있음을 너도 알기 바란
단다. 사랑한다. 아들아...
그래 오늘 감사 제목은 뭐누?
"홀로 서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시니 감사합니다." 어때?
좋다구?
^_^* 빙그레.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6년 동안 살았던 누
나 집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를 가려고 이삿짐을 챙기면서,
그 노래 가사가 가슴에 아프게 와 닿는 건 감사의 조건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7년전 가게에 화재가 난 덕분에, 난 불지옥을 경험하며 전신
3도 화상 70%라는 엄청난 시련 속에서도, 얼굴과 국부만은 말짱
함에 모든 사람들이 신기해 할 때 난 감사를 드리고 있었다. 만
약 다른 곳은 말짱하고 얼굴이 일그러져 버렸더라면 과연 내가
지금처럼 밝음 속에 감사하며 살고 있을까? 아무리 예수를 믿는
다 하더라도 얼굴이 망가졌더라면 지금처럼 밝음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 와중에도 감사가 나온다.
화재는 가게에서 났는데 집에 사람이 없으니 집안 살림은 이
사람 저 사람... 먼저 본 사람이 임자였었나 보다. 긴 투병 생활을
마치고 퇴원해 보니 쓸 만한 살림살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
렸기에 나머지 있는 것까지 동생들에게 나눠줘 버리고, 맨몸으로
누나 집으로 들어 왔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혼자서
숟가락도 들지 못하고 먹는 음식마저 줄이다 보니 남다른 고충도
많았었다. 그렇게 살아온 6년의 세월이 허송 세월은 아니었나 보
다. 이삿짐을 챙기고 보니 책이 10박스, 옷이 5박스, 기타 잡동사
니가 5박스, 양복과 외투가 몇 벌, 침대와 책상, 컴퓨터, 레이저
프린터, 스캐너, 팩스, 전화, 칼라 프린터 등... 너무나 많음에 모
두가 놀란다. 짐을 같이 챙기고 있던 누님의 넋두리가 가슴을 아
리게 한다. "맨몸으로 업혀서 들어 왔다가 어느 세월에 이렇게
많은 필수품이 모였구나..."
매형과 누님이 함께 짐을 챙기고 있다. 많은 짐 중에 책이 10
박스나 됨에 결코 허송 세월이 아니었음을 말해 주고 있다. 누님
집에 와서 예수님을 영접했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됐음에 또한 감
사할 일이 아닌가. 6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며 내 입술
을 깨물게 한다. 같은 시골 한 동네서 자란 매형인지라 서로가
표현을 잘 못했다. 짐을 챙기는 매형께 "매형 그 동안 저와 준열
이 때문에 고생 많으셨어요.."라는 말을 다 맺지 못하고 목이 잠
겨 버린다. 내게선 언제나 눈물이 마를 날이 있을까.... 사람으로
태어나 감사를 모르면 어찌 사람이라 할 수 있겠는가... 어떤 대
가를 받은 감사보다 무조건적인 감사가 진정한 감사 일진데 아직
도 그런 감사를 드리지 못하고 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덕
분에 부모 노릇까지 하신 매형과 누님.... 내가 장남인지라 내가
해야 할 일도, 어느 날 불량품이 되어 버린 나로 인해 모두 떠맡
아야 했던 지난날... 부모의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했던가... 매
형과 누님은 부모님의 내리 사랑을 실천하고 있었다.
준열이가 벌써 일곱 살이다. 6년 동안 핏덩이였던 준열일 개
구쟁이로 키워 놨고, 내가 홀로 서기를 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
신 이가 주님이시지만, 곁에서 손발이 되어 주었던 매형과 누님
의 공로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짐을 챙기며 조용히 생
각하니 물건 하나 하나가 모두 사연이 있다. 작은 카세트 테이프
한 장, 씨디 한 장까지 나를 사랑하는 분들의 사랑이 담겨져 있
었다. 자꾸 목이 메인다. 짐을 챙기다 말고 이불을 덮어 써 버린
다.
어쩌면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아
무리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가까워지려고 발버둥을 쳐보았지
만 제대로 된건 아무것도 없었다. 모두가 그분의 뜻대로 되어 왔
음을 새삼 느껴 본다. 실 평수 17평에 방 한 칸, 부엌, 나머진 나
눔 사무실로 만들었다. 아무리 작은 살림이라도 부엌 살림은 필
수품인가 보다. 냉장고, 싱크대, 가스 렌지, 순간 온수기, 난로, 사
무실 용품, 장롱, 책장 등.... 어느새 부자가 되어 버렸다. 어떤 욕
심을 가지고 살아온 삶은 아니다. 그러나 필수품은 갖춰야 하기
에 내 마음은 괜스레 분주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람들, 나를 사
랑하는 사람들은 어느새 그것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내가 할게
무언가... 내가 이들을 위해 해 줄게 무언가... 아무것도 없다. 그
러나 현실에 최선을 다하여 열매를 맺어 가는 삶이 그들에게 보
답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 소외된 이웃과 장애인을 위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 목사님보다 10분만 작게 자면서 노력을
하리라. 왜냐? 이 세상 사람 중에 우리 목사님을 제일 존경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간 아름다운 그릇이 되어 있지 않을
까?
..........................................
아들아.....
이제 부턴 새로운 삶이 시작 되는 거야. 이젠 우리 스스로 살
아가야 하는 거야. 그렇지만 그 삶이 결코 힘들거나 슬프진 않을
거야. 우리에겐 하나님이 계시고, 나에겐 네가 있고, 너에겐 내가
있으니까 말이야.... 언젠간 우리와 같은 가족이 될 사람도 생길
거고 말이야. 우리의 앞길은 밝게 빛나고 있음을 너도 알기 바란
단다. 사랑한다. 아들아...
그래 오늘 감사 제목은 뭐누?
"홀로 서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시니 감사합니다." 어때?
좋다구?
^_^* 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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