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124] 아비는 아빈갑다.

자오나눔 2007. 1. 15. 11:59
요즘은 부흥회 기간이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새벽부터 시
작하여 낮 시간 저녁 시간... 하루의 반 이상을 예배당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 저녁 예배때는 자녀에게 축복기도를 하기에 준열
이를 데리고 저녁 예배를 드린다. 개구쟁이 준열이는 강사 목사
님과는 나 몰라라 혼자서 장난치기에 바쁘다. 연신 주의를 주지
만 어린아이가 무얼 알겠는가.... 저녁 예배만 3시간 30분 이상이
니 아이에겐 고역이 되었으리라. 지쳐 내 무릎을 베고 잠이 들었
다. 무릎을 베고 잠든 준열이 머리와 가슴에 손을 얹고 준열이를
위해 기도를 한다. 어느 부모나 자식을 위해 기도할 때는 눈물이
나오는 법일까?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나온다.
예배를 마치고 늦은 시간에 집으로 올라온다. 준열이는 이제
잠이 깨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개구쟁이 짓을 하고 있다. 식탁
위에 음료수와 부식이 있다. 집사님이 다녀가셨나 보다. 때론 친
구처럼 지내기도 하지만 영적으로는 스승이 되어 주기도 한다.
준열이가 갑자기 "아빠! 찬영이 형아네 집에는 고기가 있는데..."
삼원 갈비 집 아들이 찬영이다. 준열이가 고기가 먹고 싶었나 보
다. 전에 있던 고기가 남았는지 모르겠다며 냉동실 문을 열어 보
니 '여호와 이레' 미리 예비가 되어 있다. 집사님이 고기까지 사
다가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목사님께 나누어 가져다 드린다. 준
열이와 저녁을 맛있게 먹는다. 정말 오랜만에 준열이와 푸짐한
식탁을 맞이한 것 같다.
고기를 입에 넣고 먹으려던 준열이가 낑낑댄다. 질긴 부분이
잘라지지 않는가 보다. 내 입으로 가져와 준열이 입에 있던 기름
기를 제거 한후 내가 먹고 살코기는 준열이에게 준다. 준열이가
먹던 것인데도 전혀 이상하지 않고 오히려 맛있는 건 같은 핏줄
이기에 그런가 보다. 마주보며 먹는 모습이 무척 행복하기만 하
다. 역시 아비는 아빈갑다.
문득 주님이 생각난다. 나를 위해 당신의 몸을 죽이기까지 하
신 분이, 나의 더러운 부분이 무에 더럽게 보이겠는가. 내가 구주
로 모신 주님, 나와 부자가 되어 버린 그분에게 나의 허물이 어
찌 더럽게 보이겠는가. 내가 고개 숙이고 들어간 당신의 품인데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하는 생각을 해 보며, 준열이와 나의 관계
의 연장으로 이어진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의 잘못을 덮어 주
는 것이다. 과거에 아무리 험한 짓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잊
어버리고 자연스럽게 대해 주는 것이 참 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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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너무나 오랜만에 너와 단둘이서 저녁을 먹었구나. 우리의 식
사 기도처럼 더욱 영육간에 강건함을 입어서 세상을 열심히 살아
가고 귀한 나눔을 행할 수 있도록 우리 노력하며 살아 가자구나.
아빠는 너의 잘됨을 위해 기도할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
른단다. 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