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준열이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연신 내 입
에서는 고함이 터지며 준열이 허벅지에 회초리를 대고 있다. 무
신경(?)한 아빠에게 무엇을 사 달라고 할 때면 "안돼!"라는 말부
터 나오는 것이 어린아이에게 고통이 되었을까.... 언제부터인가
손님이 찾아오면 그 앞에 가서 "문방구에 무엇이 있는데.."라고
하거나, 아빠에게 와서 무엇을 사 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그럴 때
몇 번 준열이가 원했던 것을 구하기도 했다. 무심결에 지나던 것
이 어느 날부터 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준열이에게 주의를 준다.
때로는 고함을 치기도 하고 때로는 달래 보기도 하며 기도를 해
준다. 그래도 아이는 아인가 보다. 금새 잊어버린다. 조립하는걸
무척 좋아하는 준열이는 주로 그런 것들을 원한다.
오늘도 집사님 한 분이 사무실에 놀러 오셨다. 유치원에 다녀
온 준열이는 집사님 앞에서 얼쩡거리고 있다. 주의를 줘도 말을
듣지 않는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른다. 고통을 주어서라도 버
릇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준열이를 불러 무릎을 꿇게 한
다. 한마디 주의를 줄 때마다 회초리를 내려친다..... 얼마후 준열
이를 안고 상처받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해 준다. 금새 아빠
에게 컴퓨터를 배운답시고 책상 앞에 앉는 준열이를 보며 감사가
나온다. 어른 같으면 마음속에 앙금이 남아 있을 텐데 금새 풀어
지는 준열이.... 얼굴에선 밝음만 보이니 너무나 감사하다.
장애우 40여명이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랑의 집에 봉사
를 가기 위해 물품들을 준비한다. 내일 오전에 출발하기에 사무
실에 물건들이 쌓이기 시작한다. 딸기를 가져가려고 한 박스 사
다 놓았다. "아빠 저게 뭐예요?" "응~ 내일 친구들에게 가져갈 딸
기야~" "아빠 준열이도 먹고 싶은데.." "안돼!" 안돼 라는 용어가
입에 붙은 것 같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니 사무실에 향긋한 딸
기 내음이 진동한다. 준열이가 딸기 박스에 덮인 종이를 찢고 내
려다보며 군침을 삼키고 있다. "너 뭐해!" 또 고함이다. 아빠의
고함소리에 슬그머니 종이를 덮고 방으로 들어간다.
한참을 조용하기에 방에 들어가 보니 준열이가 침대에 엎드려
훌쩍이고 있다. 이런.... 또 내가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구나...
가서 준열이를 안고 같이 침대에 눕고 팔베개를 해 주니 싫다고
돌아눕는다. 준열이를 안고 조목조목 설명을 해 준다. 이런 것은
형아들이랑 친구들에게 가져다 줄거니까 우리가 먹으면 안된다
고.... 준열이가 한마디한다. "아빠 거잖아요.." "아냐..아빠 것이 아
니란다." "근데 왜 아빠 집에 있어요?" "잠시 보관해 놓은 거야.."
아이에게 설명을 해 준다는 게 무척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대신
이렇게 말을 해 준다. "준열아 내일은 아빠가 준열이 딸기 사 줄
께요 알았지?" "아빠 정말요?" "그래..."
내일은 일정이 바쁠 것 같다. 봉사를 다녀온 후 회원들과 품
평회도 가져야 할 것 같고 저녁에는 다른 약속이 있는데 준열이
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으련지 모르겠다. 누구에게 부탁해서라도
딸기 한 봉지 사다가 준열이에게 안겨 줘야겠다. 어쩌면 나는 준
열이를 통해 대리 만족을 취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대리 만족...
이런 대리 만족은 싫은데....
.........................................
아들아....
아빠는 너의 마음을 다 이해하지 못하고 아빠의 관념에 맞추
어 너를 가르치려고 하는 것을 새삼 느낀단다. 미안하구나... 그러
나 조금씩 조금씩 고쳐 가면서 준열이와 아빠가 행복의 동산에
살아 갈 수 있도록 노력 하자구나. 사랑한단다 아들아...
98.3.18
에서는 고함이 터지며 준열이 허벅지에 회초리를 대고 있다. 무
신경(?)한 아빠에게 무엇을 사 달라고 할 때면 "안돼!"라는 말부
터 나오는 것이 어린아이에게 고통이 되었을까.... 언제부터인가
손님이 찾아오면 그 앞에 가서 "문방구에 무엇이 있는데.."라고
하거나, 아빠에게 와서 무엇을 사 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그럴 때
몇 번 준열이가 원했던 것을 구하기도 했다. 무심결에 지나던 것
이 어느 날부터 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준열이에게 주의를 준다.
때로는 고함을 치기도 하고 때로는 달래 보기도 하며 기도를 해
준다. 그래도 아이는 아인가 보다. 금새 잊어버린다. 조립하는걸
무척 좋아하는 준열이는 주로 그런 것들을 원한다.
오늘도 집사님 한 분이 사무실에 놀러 오셨다. 유치원에 다녀
온 준열이는 집사님 앞에서 얼쩡거리고 있다. 주의를 줘도 말을
듣지 않는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른다. 고통을 주어서라도 버
릇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준열이를 불러 무릎을 꿇게 한
다. 한마디 주의를 줄 때마다 회초리를 내려친다..... 얼마후 준열
이를 안고 상처받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해 준다. 금새 아빠
에게 컴퓨터를 배운답시고 책상 앞에 앉는 준열이를 보며 감사가
나온다. 어른 같으면 마음속에 앙금이 남아 있을 텐데 금새 풀어
지는 준열이.... 얼굴에선 밝음만 보이니 너무나 감사하다.
장애우 40여명이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랑의 집에 봉사
를 가기 위해 물품들을 준비한다. 내일 오전에 출발하기에 사무
실에 물건들이 쌓이기 시작한다. 딸기를 가져가려고 한 박스 사
다 놓았다. "아빠 저게 뭐예요?" "응~ 내일 친구들에게 가져갈 딸
기야~" "아빠 준열이도 먹고 싶은데.." "안돼!" 안돼 라는 용어가
입에 붙은 것 같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니 사무실에 향긋한 딸
기 내음이 진동한다. 준열이가 딸기 박스에 덮인 종이를 찢고 내
려다보며 군침을 삼키고 있다. "너 뭐해!" 또 고함이다. 아빠의
고함소리에 슬그머니 종이를 덮고 방으로 들어간다.
한참을 조용하기에 방에 들어가 보니 준열이가 침대에 엎드려
훌쩍이고 있다. 이런.... 또 내가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구나...
가서 준열이를 안고 같이 침대에 눕고 팔베개를 해 주니 싫다고
돌아눕는다. 준열이를 안고 조목조목 설명을 해 준다. 이런 것은
형아들이랑 친구들에게 가져다 줄거니까 우리가 먹으면 안된다
고.... 준열이가 한마디한다. "아빠 거잖아요.." "아냐..아빠 것이 아
니란다." "근데 왜 아빠 집에 있어요?" "잠시 보관해 놓은 거야.."
아이에게 설명을 해 준다는 게 무척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대신
이렇게 말을 해 준다. "준열아 내일은 아빠가 준열이 딸기 사 줄
께요 알았지?" "아빠 정말요?" "그래..."
내일은 일정이 바쁠 것 같다. 봉사를 다녀온 후 회원들과 품
평회도 가져야 할 것 같고 저녁에는 다른 약속이 있는데 준열이
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으련지 모르겠다. 누구에게 부탁해서라도
딸기 한 봉지 사다가 준열이에게 안겨 줘야겠다. 어쩌면 나는 준
열이를 통해 대리 만족을 취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대리 만족...
이런 대리 만족은 싫은데....
.........................................
아들아....
아빠는 너의 마음을 다 이해하지 못하고 아빠의 관념에 맞추
어 너를 가르치려고 하는 것을 새삼 느낀단다. 미안하구나... 그러
나 조금씩 조금씩 고쳐 가면서 준열이와 아빠가 행복의 동산에
살아 갈 수 있도록 노력 하자구나. 사랑한단다 아들아...
98.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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