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를 처음 만난 곳은 컴퓨터 통신에서이다. KCM에서
글을 읽고 있는데 어느 형제가 내게 메모를 보내 왔다. "집사님
발가락으로 타이핑을 하며 대화를 하는 뇌성마비 형제가 있는데
집사님이 대화 좀 해 주세요. 대화 할 사람이 필요하데요..." 그렇
게 그와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대화방에서 이것저것을 질문하는
난 상대방의 처지를 망각한 채 대답이 늦음을 짜증스러워 했었
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뇌성마비에 발가락으로 타이핑을 한다는
말이 떠올라 나의 경솔함을 탓하기 시작한다. 결국 2시간 정도의
대화를 하면서 그에 대하여 조금은 알게 되었다. 그때 나이가 24
이었음을 알게 되었고(지금은 26이다), 나와 11년 차이지만 형이
라고 부르라고 하며 자연스럽게 다가서게 된다.
자오나눔선교회 회원이 되게 되었고, 직접 만나는 횟수도 늘
어가게 된다. 찬양과 경배를 유달리 좋아하는 그는 불편한 몸이
면서도 구경가기를 좋아한다. 항상 밝은 얼굴에 개구쟁이의 모든
조건을 갖춘 그다. 그러면서도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 사후에 안구와 시신도 기증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모님
께 부탁을 했단다. 언제나 밝은 그는 내 자신에게 많은 도전을
준다. 나도 불편한 몸이지만 그를 볼 때마다 부끄럽다는 생각을
한다. 그에겐 욕심이 없다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
가면서 욕심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하나님의 축복인 것 같다. 준
열이와 가끔씩 장난을 칠 때 보면 천진난만하다. 그의 발과 준열
이의 손으로 악수를 하며 장난을 칠 때면 천사들의 노는 모습 같
다는 생각을 한적도 있었다.
그는 언제나 나에게 도전을 준다.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글을 깨우치고 아무것도 움직이지 못하던 중에 발가락이 움직
임을 알고 그 발가락으로 타이핑을 하며, 음악이 나올 때면 좋아
서 몸을 뒹구는 그를 보며 나도 덩달아 행복하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언젠가는 같이 살게 되리라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
다. 자오나눔선교회에 있는 '우리는 하나'라는 게시판에 많은 기
사와 자료들을 발가락으로 타이핑하며 정리를 한다. 그를 통하여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만난다. 교만하던 내 마음이 부서짐을 체험
한다.
이번에 난방비를 마련하여 소록도를 방문했었다. 소록도에서
강호준 회원으로부터 너무나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스킨 스쿠버
모임에서 장애우 한명을 바다 속 구경을 시켜 주며 영상으로 촬
영도 하여 텔레비전에 나오게 하고 싶어한다며 그를 추천함이 어
떻겠느냐고 물어 온다. 말이 필요 없었다. 추진하기로 한다. 소록
도 방문을 마친 후에 바로 연락을 하여 의사를 타진해 보지만 주
저하는 모습이 보인다. "실패하더라도 도전을 해 보는게 개척자
의 정신이고, 또한 네가 함으로 인해 수많은 장애우들이 새로운
도전을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귀한 일이냐"라며 그에게 용기를
준다. 덩달아 그를 위해 기도를 하게 된다. 그에게 꿈과 희망을,
그리고 진정한 용기를 달라고....
어제 그의 집을 방문했다. 직접 그를 수중에서 촬영할 홍상범
회원과 그의 집을 방문했다. 컴퓨터 바탕 화면에 화려한 바다 속
의 사진을 띄워 놨다. 벌써 그의 마음이 바다 속으로 여행을 떠
나고 있음을 발견한다. 비록 뒤틀려지고 말을 할 수 없는 뇌성마
비의 몸이지만 그에게서 끝없는 희망을 발견한다. 입이 뒤틀려
마우스피스를 물고 있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그의 걱정이 해결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수많은 연습을 통하여 적응을 시킨 후에
깊은 바다 속까지 들어간다고 한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도
전을 받기를 원한다. 그를 통해 하나님이 그리시는 멋진 그림이
궁금하다. 과연 어떤 그림을 그리실까?
----------------------------------------
아들아...
세상을 살아가면서 눈에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며 살아 갈 때
가 참 많다는 생각을 한단다. 그 속에 감추어진 소중한 보물을
발견하는 눈을 키우는 것도 좋겠지? 아빠는 그런게 부족해서 매
일 기도를 한단다. 위에 나오는 형아를 봐바. 얼마나 멋지니. 비
록 몸은 불편하지만 그의 조건에서 최대의 성과를 거두고 있잖
니. 결코 현실에서 좌절하지 않는 그의 도전 정신이 얼마나 좋니.
우리 준열이도 끝없는 개척자의 정신을 바탕에 두고 살았으면 하
는 바램이야. 우리 형아에게 파이팅 한 번 할까? 명환이형아! 파
이팅!!!
98.12.12
글을 읽고 있는데 어느 형제가 내게 메모를 보내 왔다. "집사님
발가락으로 타이핑을 하며 대화를 하는 뇌성마비 형제가 있는데
집사님이 대화 좀 해 주세요. 대화 할 사람이 필요하데요..." 그렇
게 그와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대화방에서 이것저것을 질문하는
난 상대방의 처지를 망각한 채 대답이 늦음을 짜증스러워 했었
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뇌성마비에 발가락으로 타이핑을 한다는
말이 떠올라 나의 경솔함을 탓하기 시작한다. 결국 2시간 정도의
대화를 하면서 그에 대하여 조금은 알게 되었다. 그때 나이가 24
이었음을 알게 되었고(지금은 26이다), 나와 11년 차이지만 형이
라고 부르라고 하며 자연스럽게 다가서게 된다.
자오나눔선교회 회원이 되게 되었고, 직접 만나는 횟수도 늘
어가게 된다. 찬양과 경배를 유달리 좋아하는 그는 불편한 몸이
면서도 구경가기를 좋아한다. 항상 밝은 얼굴에 개구쟁이의 모든
조건을 갖춘 그다. 그러면서도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 사후에 안구와 시신도 기증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모님
께 부탁을 했단다. 언제나 밝은 그는 내 자신에게 많은 도전을
준다. 나도 불편한 몸이지만 그를 볼 때마다 부끄럽다는 생각을
한다. 그에겐 욕심이 없다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
가면서 욕심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하나님의 축복인 것 같다. 준
열이와 가끔씩 장난을 칠 때 보면 천진난만하다. 그의 발과 준열
이의 손으로 악수를 하며 장난을 칠 때면 천사들의 노는 모습 같
다는 생각을 한적도 있었다.
그는 언제나 나에게 도전을 준다.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글을 깨우치고 아무것도 움직이지 못하던 중에 발가락이 움직
임을 알고 그 발가락으로 타이핑을 하며, 음악이 나올 때면 좋아
서 몸을 뒹구는 그를 보며 나도 덩달아 행복하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언젠가는 같이 살게 되리라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
다. 자오나눔선교회에 있는 '우리는 하나'라는 게시판에 많은 기
사와 자료들을 발가락으로 타이핑하며 정리를 한다. 그를 통하여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만난다. 교만하던 내 마음이 부서짐을 체험
한다.
이번에 난방비를 마련하여 소록도를 방문했었다. 소록도에서
강호준 회원으로부터 너무나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스킨 스쿠버
모임에서 장애우 한명을 바다 속 구경을 시켜 주며 영상으로 촬
영도 하여 텔레비전에 나오게 하고 싶어한다며 그를 추천함이 어
떻겠느냐고 물어 온다. 말이 필요 없었다. 추진하기로 한다. 소록
도 방문을 마친 후에 바로 연락을 하여 의사를 타진해 보지만 주
저하는 모습이 보인다. "실패하더라도 도전을 해 보는게 개척자
의 정신이고, 또한 네가 함으로 인해 수많은 장애우들이 새로운
도전을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귀한 일이냐"라며 그에게 용기를
준다. 덩달아 그를 위해 기도를 하게 된다. 그에게 꿈과 희망을,
그리고 진정한 용기를 달라고....
어제 그의 집을 방문했다. 직접 그를 수중에서 촬영할 홍상범
회원과 그의 집을 방문했다. 컴퓨터 바탕 화면에 화려한 바다 속
의 사진을 띄워 놨다. 벌써 그의 마음이 바다 속으로 여행을 떠
나고 있음을 발견한다. 비록 뒤틀려지고 말을 할 수 없는 뇌성마
비의 몸이지만 그에게서 끝없는 희망을 발견한다. 입이 뒤틀려
마우스피스를 물고 있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그의 걱정이 해결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수많은 연습을 통하여 적응을 시킨 후에
깊은 바다 속까지 들어간다고 한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도
전을 받기를 원한다. 그를 통해 하나님이 그리시는 멋진 그림이
궁금하다. 과연 어떤 그림을 그리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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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세상을 살아가면서 눈에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며 살아 갈 때
가 참 많다는 생각을 한단다. 그 속에 감추어진 소중한 보물을
발견하는 눈을 키우는 것도 좋겠지? 아빠는 그런게 부족해서 매
일 기도를 한단다. 위에 나오는 형아를 봐바. 얼마나 멋지니. 비
록 몸은 불편하지만 그의 조건에서 최대의 성과를 거두고 있잖
니. 결코 현실에서 좌절하지 않는 그의 도전 정신이 얼마나 좋니.
우리 준열이도 끝없는 개척자의 정신을 바탕에 두고 살았으면 하
는 바램이야. 우리 형아에게 파이팅 한 번 할까? 명환이형아! 파
이팅!!!
9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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