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152] 산타할머니.

자오나눔 2007. 1. 15. 12:20
     며칠 전에 준열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전화를  해 왔다. 성탄
  절에 줄  선물을 미리 준비해서  동화 나라(유치원 이름)로  보내
  달라는 내용이었다. 준열이에게 가지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어
  본다. "둘리 파스, 둘리 공책,  연필, 필통, 다이어리, 크레파스, 장
  갑... 음... 아빠 장난감 로봇..." "안돼! 로봇은!  넌 이제 학교 가야
  하니까 공부도 해야 하잖아...  여태 많이 놀았어요.." "으응~ 아빠
  아~~" "안돼요" 그렇게 해서  준열이 성탄 선물을 조율한다. 마침
  지인이 보내 준 학용품이랑 장갑등 기타 선물이 포장되어 유치원
  으로 전해진다.

     그때부터 준열인 내게 산타할부지  언제 오는가 전화를 해 달
  라고 한다. 처음에  준열이가 "아빠~ 산타 할부지가  선물 가져온
  데요?" "그래  성탄절에 가져 오신데요~"  "정말?" "그럼~" "전화
  해 봤어요?" "그래~~" 여기서 준열이에게 아무래도 당한 것 같다.
  성탄절에 선물을 산타할부지가 가져 갈 것은 정해져 있기에 전화
  했다고 무심결에 말을 했는데... 틈만 나면  산타할부지 안부를 묻
  는다. "아빠! 산타할부지 오신데요?" "그래..." "그럼 전화 해줘요~
  준열이 산타할부지 좋아해요~"  "윽! 냠마! 산타할부지... 출장  갔
  어!"

     요즘은 유치원에서 마치면  바로 사무실로 달려와 산타할부지
  께 전화 해  달라고 난리다. 번호를 알면 혼자 전화를  하기에 아
  무거나 가르쳐줄  수도 없고... 산타할부지에 대한  아름다운 꿈을
  남겨 주고 싶음에 거짓말했다가 엄청 혼을 나고  있다. 후다닥 뛰
  어 오는 소리... 어김없이 준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빠! 산
  타할부지 전화 왔어요?"  "아니~ 안 왔던데?" "음... 아빠!  산타할
  부지 전화번호 뭐예요?" "까먹었다..." 이거 속상할 일이다.

     그때 아우가 전화를 해 왔다. 사정을  이야기하며 니가 산타할
  머니가 좀 되 달라며 전화를 바꿔  준다. "양준열~ 산타할부진 안
  계시고 산타할머니다. 이야기 해봐라~" 히히히~ "여보세요...  양준
  열인데요... 네... 네..." 그러더니 날  바꿔 준다. 왠지 기운이 없다.
  아우에게 물어 보니  산타할부진 선물 돌리러 갔고,  준열이가 자
  꾸 보채면 산타할부지께 말해서 준열이 선물 가져가지 말라고 한
  다고 했단다.  그러니까 기다릴거냐고 물었더니 얌전하게  대답을
  한다네... 아우의 기지로 위기를 넘겼지만 맘이 편하지 않다. 첨부
  터 산타할부진 안 계신다고 할걸... 산타할부지에  대한 소중한 추
  억을 남겨 주고 싶음이... 또 아이에게 멍을  들게 하고 있지는 않
  는지... 아무튼 진실이 통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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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아...
     아빠는 네가 산타할부지에 대한  소중한 추억을 가질 수 있었
  으면 좋겠어. 먼 훗날 네가 산타할부지는 안  계신다는 걸 알았더
  라도, 올 성탄절에 대한  추억은 아름답게 남기를 바래요. 사랑한
  다 아들아...  그래 오늘은 무엇으로 감사를  드리지? "산타할머니
  도 있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래~  그게 좋겠다. 우리 산타할무
  이 한 번  초대할까?  좋다고~? 아고...  또 괜한 말을 한다. ^_^*
  빙그레~
     98.12.21.
     자오나눔에서 나눔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