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153] 그래도 못 가겠어....

자오나눔 2007. 1. 15. 12:21
     준열이에겐 올해가 마지막  유치원 생활이다. 년말이 되면  어
  디에서나 행사를  하게 된다.  동화 나라에서도 어김없이  행사를
  하나 보다. 유치원에서 성탄 행사를 한다고 아빠가  참석을 해 달
  라고 연락해  온다. 준열이에겐  마지막 유치원 행사이니  아빠가
  꼭 참석해 달라고  한다. 지금까지 준열이를 동화  나라에 보내면
  서 한 번도 찾아가 보지 못했다. 무심한  아빠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지간하면  간식이라도 사  들고 한 번이라도  찾아갔어야
  하는데 한 번도 찾아 가 보지를 못했다.  그런 상황인데도 찾아가
  는 것을 주저하는 이유는 아직 내 자신이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준열이가 눈  위에 손톱자국을 만들어 왔었다.  아이
  들이라 그럴수도 있겠다 싶어 모른 체 하고  지나갔다. 그런데 준
  열이는 아빠가 관심을  가져 주지 않음이 이상한가 보다. "아빠!"
  "응? 왜그러시남?"  "준열이 눈이가 아파요" "그래?  왜 아픈데?"
  "응... 친구들을 때려 줬어..." "잉? 때려?  왜 때려 줬는데?" "고산
  이하고 영아가 놀렸어..." "뭐라고 놀리는데 준열이가 친구들을 때
  려?" "응... 준열이 아빠는 못 걸어다닌다고 놀렸어..." "......" "그래
  서 준열이가 때려 줬어..." 한참을 있다가  준열이를 품에 안고 물
  어 본다. "아들~" "네..." "아들도  아빠가 못 걸어다니니 싫어요?"
  "응... 근데 아빠 아빠는 언제 걸어다닐 수  있어요?" "응... 천국에
  가면..." "그럼 아빠~ 우리 빨리 천국 가자." "이런..."

     결국 오늘도  준열이가 기다리고 있는  유치원에 가지를 못했
  다. 마음이야 가고 싶었는데...  그 많은 아이들이 나의 모습을 보
  고 준열이를 놀릴 것을 생각하니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는다. 내
  아픔이야 괜찮지만 준열이가 아픔을 당하는 건 정말 싫기 때문이
  다. 이렇게 올 한해가  지나가는가 보다. 내년이면 준열이도 초등
  학생이 되는데... 내년에는 정말  자신 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 아
  직은 자신이 없는 아빠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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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아....
     언젠간 그런  소리에도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길거야.  우리
  힘들어하지 말자구나... 사랑한다 아들아...
     98.12.22.
     자오 나눔에서 나눔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