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덟살이 된 준열이는 아직도 말이 어눌하다. 그래서 아
비된 나는 준열이 기도를 할 때마다 그 입술에서 에바다(열려라)
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도한다. 언제나 죄인이 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 것 같은 마음으로 지내 온다. 아비도 불량품인데 하
나 있는 아들 녀석이 말이 어눌하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힐 노릇
이었다.
그러던 녀석이 어느 날부터인가 '한글 나라'라는 책을 서툴지
만 읽기 시작하더니 이젠 손가락으로나마 계산도 하는 것을 본
다. 요즘 들어 말이 더욱 어눌한 거 같아 맘이 상해 준열이 녀석
을 혼내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느 님이 하시는 말씀이 앞 이빨은
모두 빠져 말이 새서 정학한 발음이 되지 않는거라고 한다. 세상
에 내가 아빠가 맞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있다.
설 명절이라 아들 녀석이랑 많은 시간을 어울려 본다. 비디오
테이프도 빌려서 같이 보고, 동화책도 읽어보고, 레슬링도 하고,
태권도도 하고, 같이 목욕도 한다. 침대에서 같이 뒹굴던 녀석이
갑자기 나에게 문제를 낸다.
"아빠~(어느 날부터인지 양미동 아빠라는 말 대신에 아빠로
변했다.)"
"왜 그러시나 아들?"
"4더하기 4는 얼마게~"
"음~~ 8인가?"
"어? 어떻게 알았어요?"
"아빠도 준열이에게 안 지려고 공부하걸랑~"
"그럼.... 8더하기 8은 얼마에요?"
"16인데... 근데 아빠도 한 번 물어 보자?"
"알았어요~"
"음... 9더하기 8은 얼마지?"
손을 등뒤로 돌리더니 한참 동안 꼼지락거리는게 한참을 계산
하는가 보다. 이윽고 준열이는 자신 있게 말을 한다.
"17이요~"
"우와~ 어떻게 알았데?"
"헤헤헤 아빠~ 손꾸락으로 했어요~"
순진한 준열이를 보며 나는 또 한 번 깨닫게 된다.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뻔히 눈에 보이는 일인데도 그 순간만을
모면하기 위해 변명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세상의 권모술수 속
에서 누구 머리가 더 좋은가 경쟁이라도 하고 있지는 않는지...
아이의 순수함은 땅속에 이미 묻어 버리고 세상의 잔재로만 살아
가고 있지는 않는지... 분명 나에게는 순수함이 없어져 버렸다. 아
마 엿장사에게 엿을 바꿔 먹어 버렸나 보다. 그 엿장사를 만날
수 있다면 다시 찾아오고 싶다. 내 순수함을...
-----------------------------
아들아...
어느새 넌 이렇게 자라 주었구나. 아빤 너에게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데 넌 벌써 이렇게 커서 아빠를 가르치고 있구나. 고맙다
내 아들아... 근데 아들아 너만은 어른이 되더라도 그 순수함을
잃지 말기를 아빠는 바라고 있단다. 귀한 보물이 될거야 내 아들
아...
오늘의 감사는 뭐로 하지?
"엿장사를 생각하며 순수를 알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래~ 우리 아저씨를 불러 보자~ "엿장사 아저씨이~~ 우리 본
전치기해요~~ 힛~"
사랑한다 내 아들아...
^_^* 빙그레~
99/2/19
비된 나는 준열이 기도를 할 때마다 그 입술에서 에바다(열려라)
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도한다. 언제나 죄인이 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 것 같은 마음으로 지내 온다. 아비도 불량품인데 하
나 있는 아들 녀석이 말이 어눌하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힐 노릇
이었다.
그러던 녀석이 어느 날부터인가 '한글 나라'라는 책을 서툴지
만 읽기 시작하더니 이젠 손가락으로나마 계산도 하는 것을 본
다. 요즘 들어 말이 더욱 어눌한 거 같아 맘이 상해 준열이 녀석
을 혼내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느 님이 하시는 말씀이 앞 이빨은
모두 빠져 말이 새서 정학한 발음이 되지 않는거라고 한다. 세상
에 내가 아빠가 맞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있다.
설 명절이라 아들 녀석이랑 많은 시간을 어울려 본다. 비디오
테이프도 빌려서 같이 보고, 동화책도 읽어보고, 레슬링도 하고,
태권도도 하고, 같이 목욕도 한다. 침대에서 같이 뒹굴던 녀석이
갑자기 나에게 문제를 낸다.
"아빠~(어느 날부터인지 양미동 아빠라는 말 대신에 아빠로
변했다.)"
"왜 그러시나 아들?"
"4더하기 4는 얼마게~"
"음~~ 8인가?"
"어? 어떻게 알았어요?"
"아빠도 준열이에게 안 지려고 공부하걸랑~"
"그럼.... 8더하기 8은 얼마에요?"
"16인데... 근데 아빠도 한 번 물어 보자?"
"알았어요~"
"음... 9더하기 8은 얼마지?"
손을 등뒤로 돌리더니 한참 동안 꼼지락거리는게 한참을 계산
하는가 보다. 이윽고 준열이는 자신 있게 말을 한다.
"17이요~"
"우와~ 어떻게 알았데?"
"헤헤헤 아빠~ 손꾸락으로 했어요~"
순진한 준열이를 보며 나는 또 한 번 깨닫게 된다.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뻔히 눈에 보이는 일인데도 그 순간만을
모면하기 위해 변명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세상의 권모술수 속
에서 누구 머리가 더 좋은가 경쟁이라도 하고 있지는 않는지...
아이의 순수함은 땅속에 이미 묻어 버리고 세상의 잔재로만 살아
가고 있지는 않는지... 분명 나에게는 순수함이 없어져 버렸다. 아
마 엿장사에게 엿을 바꿔 먹어 버렸나 보다. 그 엿장사를 만날
수 있다면 다시 찾아오고 싶다. 내 순수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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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어느새 넌 이렇게 자라 주었구나. 아빤 너에게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데 넌 벌써 이렇게 커서 아빠를 가르치고 있구나. 고맙다
내 아들아... 근데 아들아 너만은 어른이 되더라도 그 순수함을
잃지 말기를 아빠는 바라고 있단다. 귀한 보물이 될거야 내 아들
아...
오늘의 감사는 뭐로 하지?
"엿장사를 생각하며 순수를 알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래~ 우리 아저씨를 불러 보자~ "엿장사 아저씨이~~ 우리 본
전치기해요~~ 힛~"
사랑한다 내 아들아...
^_^* 빙그레~
99/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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