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이 지났건만 혼자서 걷지를 못했던 녀석이었다. 한 걸
음을 떼려면 벽을 잡고 비틀비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던 녀석이 벌써 학교에 간다. 2.1kg으로 태어났지만 그래도 아
들이라고 주위 사람들은 좋아라 했었다. 아이를 물가에 내어놓은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들이라는 그 자체가 좋았나 보
다. 혼자서 서지도 못하는 녀석인데... 큰 병 없이 자라면서 천방
지축으로 개구쟁이 노릇을 철저히 하던 녀석이 말을 못하고 있었
다. 우리의 행동과 표정을 보고 말을 알아듣는 것 같았다. 6살이
될 무렵에야 발견한 원인.... 아이를 목욕시키다 귀에 물이 들어갔
는데 귀에 염증이 생긴 줄도 모르고 지나간 무심한 어른들이었
다. 결국 녀석의 한쪽 귀는 막혀 버렸고 정확한 발음을 배우기가
어려웠나 보다. 그래도 건강하게 자라 주고 아비가 힘들 때 용기
를 주던 녀석이다. 내 생명과 같은 녀석이지만 평상시 아빠는 그
녀석에게 무서운 아빠였다. 사랑도 표현이라는데 아들 녀석에게
아빠의 사랑을 제대로 표현해 주지 못한 것 같다.
아침부터 늦잠을 자고 있는 녀석의 엉덩이를 때려 주며 깨운
다. 처음 가는 학교라 마음이 설래일텐데 녀석은 별 감정이 없나
보다. 연신 하품만 하고 있다. 옷을 챙기고 가방을 어깨에 메어
주니 세상에 가방이 땅에 끌릴 지경이다. 유난하게 약해 보이는
몸집을 덮고 있는 책가방과 신발주머니... 거기다 태권도 학원의
도복과 가방... 아이를 너무 혹사시키고 있지 않나 생각을해 본다.
갑자기 가방을 열어 보더니 고모가 사 온 필통과 연필, 공책을
안 넣었다고 제 방으로 쪼르르 달려가 가져온다. 어제 밤에 연필
을 일곱 자루나 깎더니... 학교를 가는 기분이 이제는 제법 나는
가 보다.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하며 학교 간다고 자랑이다. 이것
을 행복이라고 하나보다. 녀석에게 "아빠는 일곱살 때 십리를 혼
자 걸어서 입학했다"고 이야기 해 보나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
는 것 같다.
학교 운동장에 텐트를 쳐 놨다. 신입생들이 모여 반을 가르고
선생님을 만나는 순간이다. 울긋불긋, 노랑, 파랑, 아이들의 옷 색
깔이 각양각색이다. 커다란 화단에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는
것 같다. 줄을 서 있던 녀석들을 계단에 앉게 한다. 줄을 서 있을
때는 너무 작아서 어디 있는지 모르겠더니 계단에 앉으니 제대로
보인다. 그런데 이게 뭔가? 우리를 보고 씽긋 웃던 녀석의 입이
갑자기 크게 벌어지며 눈은 하늘을 보고 있다. 남들은 저걸 하품
이라고 하던데... 세상에 입학식에 가서 하품하고 있는 녀석은 저
놈밖에 없는 것 같다. 연거푸 하품을 하던 녀석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담임 선생님의 이름을 가르쳐주고 있는데 듣는지 안
듣는지... 녀석을 보던 선생님이 질문을 한다. "양준열~ 선생님 이
름이 뭐라고 했지요?" "...." 한참을 머뭇거리던 녀석이 하는 말
"선생님 예뻐요~" "호호호" 아고... 저놈 내 아들 맞아?
유난히 작은 녀석... 녀석의 반에서 제일 작은 것 같다. 아빠도
고등학교까지는 1번을 맡아 놓고 했는데 아마 녀석도 1번을 대물
림할 것 같다. 곁에서 걱정하는 사람에게 "나도 작았지만 지금은
173이다"며 걱정을 말라고 한다. 그나저나 아들 녀석은 학교에
입학을 했는데, 나는 아직 학부형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 같은데
이 일을 어쩌나... 그래도 기분은 참 좋다. 지금 나는 이렇게 소리
치며 자랑하고 싶다. "야호! 나도 학부형이다아~" ^_^* 빙그레~
-----------------------------------
아들아...
아빠는 오늘 기분이 너무나 좋단다. 너의 지나온 시간들을 알
고 있고, 또한 현재를 보고 있기에 또 다른 너를 기대해 본단다.
멋지고 좋으신 선생님들과 수많은 친구들과의 만남이 너를 멋지
게 만들어 줄거야. 아빠는 아들이 공부를 잘하는 효자보다 선생
님과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공동체 생활을 잘 해 나가는 아들이
되기를 기도한단다. 아빠는 내 아들을 믿어요. 우리 파이팅 한 번
할래? 자~ 아자! 아자! 아자! 파이팅!!! 사랑한다 아들아.
99/3/3
음을 떼려면 벽을 잡고 비틀비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던 녀석이 벌써 학교에 간다. 2.1kg으로 태어났지만 그래도 아
들이라고 주위 사람들은 좋아라 했었다. 아이를 물가에 내어놓은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들이라는 그 자체가 좋았나 보
다. 혼자서 서지도 못하는 녀석인데... 큰 병 없이 자라면서 천방
지축으로 개구쟁이 노릇을 철저히 하던 녀석이 말을 못하고 있었
다. 우리의 행동과 표정을 보고 말을 알아듣는 것 같았다. 6살이
될 무렵에야 발견한 원인.... 아이를 목욕시키다 귀에 물이 들어갔
는데 귀에 염증이 생긴 줄도 모르고 지나간 무심한 어른들이었
다. 결국 녀석의 한쪽 귀는 막혀 버렸고 정확한 발음을 배우기가
어려웠나 보다. 그래도 건강하게 자라 주고 아비가 힘들 때 용기
를 주던 녀석이다. 내 생명과 같은 녀석이지만 평상시 아빠는 그
녀석에게 무서운 아빠였다. 사랑도 표현이라는데 아들 녀석에게
아빠의 사랑을 제대로 표현해 주지 못한 것 같다.
아침부터 늦잠을 자고 있는 녀석의 엉덩이를 때려 주며 깨운
다. 처음 가는 학교라 마음이 설래일텐데 녀석은 별 감정이 없나
보다. 연신 하품만 하고 있다. 옷을 챙기고 가방을 어깨에 메어
주니 세상에 가방이 땅에 끌릴 지경이다. 유난하게 약해 보이는
몸집을 덮고 있는 책가방과 신발주머니... 거기다 태권도 학원의
도복과 가방... 아이를 너무 혹사시키고 있지 않나 생각을해 본다.
갑자기 가방을 열어 보더니 고모가 사 온 필통과 연필, 공책을
안 넣었다고 제 방으로 쪼르르 달려가 가져온다. 어제 밤에 연필
을 일곱 자루나 깎더니... 학교를 가는 기분이 이제는 제법 나는
가 보다.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하며 학교 간다고 자랑이다. 이것
을 행복이라고 하나보다. 녀석에게 "아빠는 일곱살 때 십리를 혼
자 걸어서 입학했다"고 이야기 해 보나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
는 것 같다.
학교 운동장에 텐트를 쳐 놨다. 신입생들이 모여 반을 가르고
선생님을 만나는 순간이다. 울긋불긋, 노랑, 파랑, 아이들의 옷 색
깔이 각양각색이다. 커다란 화단에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는
것 같다. 줄을 서 있던 녀석들을 계단에 앉게 한다. 줄을 서 있을
때는 너무 작아서 어디 있는지 모르겠더니 계단에 앉으니 제대로
보인다. 그런데 이게 뭔가? 우리를 보고 씽긋 웃던 녀석의 입이
갑자기 크게 벌어지며 눈은 하늘을 보고 있다. 남들은 저걸 하품
이라고 하던데... 세상에 입학식에 가서 하품하고 있는 녀석은 저
놈밖에 없는 것 같다. 연거푸 하품을 하던 녀석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담임 선생님의 이름을 가르쳐주고 있는데 듣는지 안
듣는지... 녀석을 보던 선생님이 질문을 한다. "양준열~ 선생님 이
름이 뭐라고 했지요?" "...." 한참을 머뭇거리던 녀석이 하는 말
"선생님 예뻐요~" "호호호" 아고... 저놈 내 아들 맞아?
유난히 작은 녀석... 녀석의 반에서 제일 작은 것 같다. 아빠도
고등학교까지는 1번을 맡아 놓고 했는데 아마 녀석도 1번을 대물
림할 것 같다. 곁에서 걱정하는 사람에게 "나도 작았지만 지금은
173이다"며 걱정을 말라고 한다. 그나저나 아들 녀석은 학교에
입학을 했는데, 나는 아직 학부형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 같은데
이 일을 어쩌나... 그래도 기분은 참 좋다. 지금 나는 이렇게 소리
치며 자랑하고 싶다. "야호! 나도 학부형이다아~" ^_^* 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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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아빠는 오늘 기분이 너무나 좋단다. 너의 지나온 시간들을 알
고 있고, 또한 현재를 보고 있기에 또 다른 너를 기대해 본단다.
멋지고 좋으신 선생님들과 수많은 친구들과의 만남이 너를 멋지
게 만들어 줄거야. 아빠는 아들이 공부를 잘하는 효자보다 선생
님과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공동체 생활을 잘 해 나가는 아들이
되기를 기도한단다. 아빠는 내 아들을 믿어요. 우리 파이팅 한 번
할래? 자~ 아자! 아자! 아자! 파이팅!!! 사랑한다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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