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아들래미와 단둘이 있는 시간이 생겼다. 새로 생긴
대학생 딸아이가 벌써 방학이라며 기숙사에 있는 짐을 가져와야
한다기에 풍기까지 아침에 떠났다. 동행을 하려다 아들래미가 어
리기에 나는 집에서 챙기기로 하고 아내 혼자서 출발을 했다. 마
침 토요일이라 사무실 출근도 없는 날이다. 집에서 혼자 있으려
니 따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컴퓨터를 켜고 몇가지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아들래미가 학교에서 돌아 온다.
"아빠~ 학교 다녀왔습니다."
"응 그래 씻고 밥먹자"
아이가 씻으러 들어간 사이 상을 차리려다 문득 준비해 둔
메뉴보다는 새로운 걸 해 먹고 싶었다.
"준열아~ 우리 뭐 먹지?"
"아빠~ 짜장범벅 해 먹어요"
"아빠는 신계탕 해 먹고 싶은데?"
"신계탕이 뭐에요?"
"응~ 신라면에 계란 넣어서 끓이는 건데 거기에 얼큰한 청양
고추 넣어서 먹으면 짱이야~"
"음... 아빠~ 그러면 신계탕 먹고 짜장범벅 또 해 먹어요~"
"오케바리~"
"근데 아들아~ 삼계탕이 뭔줄 알아?"
"????"
멀뚱멀뚱 쳐다보는 녀석은 아무래도 아빠가 이상한가 보다.
"그건 삼양라면에 계란 넣어 끓인거야~"
"???"
역시 외계인 보는 듯한 모습이다.
멋진 점심이다. 감사할 조건이 또 하나 생겼다. 오늘 식사
기도는 자기가 한다며 눈을 감는다. 벌써 이렇게 컸나... 여름철
이라 설거지는 될 수 있는한 빨리 하는게 좋다. 의자를 갖다 놓
고 설거지를 하는데 그릇은 냄비와 그릇과 반찬그릇 포함하여 5
개, 아들래미가 자기가 하겠단다. 언젠가 의자위에 올라가 설거
지를 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데 이번엔 서서 설거지를 한다.
비록 물을 사방으로 튀지만 많이 컸다는 걸 알 수 있다. 설거지
를 다 해 놓고 난 방으로 들어 왔는데 계속 물소리가 난다. 나가
보니 행주를 빨아 식탁이며 냉장고까지 닦고 있다. 녀석 다음에
장가가면 우리 며느리는 편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조용하다. 아이들이 조용하면 사고를 치고 있다는 증거다.
목발을 짚고 밖으로 나가보니 화장실에서 소리가 난다. 문을 열
어 보니 수세미에 비누를 묻혀 바닦을 문지르고 있었다. 평상시
아내가 하는 모습을 보고 배웠나 보다. 아이들은 물에서 놀기를
좋아 하는게 맞나 보다. 옆에서 바가지로 물을 뿌려 준다. 바가지
로 물을 뿌리다 장난기가 발동해 준열이에게 물을 튕겼다. 그러
다 보니 서로 물을 뿌리고... 졸지에 화장실이 난장판이다. 덕분에
아들래미와 시원하게 샤워는 했지만 아침에 갈아 입은 옷을 죄다
벗어 놨으니... 아무래도 '아빠나 아들이나 똑 같다'는 소리를 들
을 것 같다. 한여름의 작은 행복만들기였다.
-----------------------------------------
아들아...
벌써 이렇게 컸다는 걸 이제야 알았구나. 평상시 표현하지
않던 작은 사랑으로 아빠를 감동시키는 네 녀석을 아빠는 사랑할
수 밖에 없단다. 언제나 너의 모든 삶에서 조금씩은 남을 위한
배려를 할 수 있는 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할 수만 있다면 말
이다. 그러나 아빠는 널 믿는다. 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레~
99/6/19
자오나눔에서 나눔이가
대학생 딸아이가 벌써 방학이라며 기숙사에 있는 짐을 가져와야
한다기에 풍기까지 아침에 떠났다. 동행을 하려다 아들래미가 어
리기에 나는 집에서 챙기기로 하고 아내 혼자서 출발을 했다. 마
침 토요일이라 사무실 출근도 없는 날이다. 집에서 혼자 있으려
니 따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컴퓨터를 켜고 몇가지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아들래미가 학교에서 돌아 온다.
"아빠~ 학교 다녀왔습니다."
"응 그래 씻고 밥먹자"
아이가 씻으러 들어간 사이 상을 차리려다 문득 준비해 둔
메뉴보다는 새로운 걸 해 먹고 싶었다.
"준열아~ 우리 뭐 먹지?"
"아빠~ 짜장범벅 해 먹어요"
"아빠는 신계탕 해 먹고 싶은데?"
"신계탕이 뭐에요?"
"응~ 신라면에 계란 넣어서 끓이는 건데 거기에 얼큰한 청양
고추 넣어서 먹으면 짱이야~"
"음... 아빠~ 그러면 신계탕 먹고 짜장범벅 또 해 먹어요~"
"오케바리~"
"근데 아들아~ 삼계탕이 뭔줄 알아?"
"????"
멀뚱멀뚱 쳐다보는 녀석은 아무래도 아빠가 이상한가 보다.
"그건 삼양라면에 계란 넣어 끓인거야~"
"???"
역시 외계인 보는 듯한 모습이다.
멋진 점심이다. 감사할 조건이 또 하나 생겼다. 오늘 식사
기도는 자기가 한다며 눈을 감는다. 벌써 이렇게 컸나... 여름철
이라 설거지는 될 수 있는한 빨리 하는게 좋다. 의자를 갖다 놓
고 설거지를 하는데 그릇은 냄비와 그릇과 반찬그릇 포함하여 5
개, 아들래미가 자기가 하겠단다. 언젠가 의자위에 올라가 설거
지를 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데 이번엔 서서 설거지를 한다.
비록 물을 사방으로 튀지만 많이 컸다는 걸 알 수 있다. 설거지
를 다 해 놓고 난 방으로 들어 왔는데 계속 물소리가 난다. 나가
보니 행주를 빨아 식탁이며 냉장고까지 닦고 있다. 녀석 다음에
장가가면 우리 며느리는 편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조용하다. 아이들이 조용하면 사고를 치고 있다는 증거다.
목발을 짚고 밖으로 나가보니 화장실에서 소리가 난다. 문을 열
어 보니 수세미에 비누를 묻혀 바닦을 문지르고 있었다. 평상시
아내가 하는 모습을 보고 배웠나 보다. 아이들은 물에서 놀기를
좋아 하는게 맞나 보다. 옆에서 바가지로 물을 뿌려 준다. 바가지
로 물을 뿌리다 장난기가 발동해 준열이에게 물을 튕겼다. 그러
다 보니 서로 물을 뿌리고... 졸지에 화장실이 난장판이다. 덕분에
아들래미와 시원하게 샤워는 했지만 아침에 갈아 입은 옷을 죄다
벗어 놨으니... 아무래도 '아빠나 아들이나 똑 같다'는 소리를 들
을 것 같다. 한여름의 작은 행복만들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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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벌써 이렇게 컸다는 걸 이제야 알았구나. 평상시 표현하지
않던 작은 사랑으로 아빠를 감동시키는 네 녀석을 아빠는 사랑할
수 밖에 없단다. 언제나 너의 모든 삶에서 조금씩은 남을 위한
배려를 할 수 있는 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할 수만 있다면 말
이다. 그러나 아빠는 널 믿는다. 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레~
99/6/19
자오나눔에서 나눔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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