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사무실로 걸어오고 있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 온다. 누
군지 몰라도 엄청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일 것이다.
"계세요"
"네 들어오세요~"
퀵서비스를 하는 분인가보다. 손에는 무언가 작은 박스 한 개
를 들고 있다. 겉에는 사무실 주소와 함께 '고구마'라는 단어가
써 있었다. 열어 보니 수원에 사는 아우가 고구마를 정성스럽게
포장하여 보내 온 것이다. 시골에서 어머님이 고구마를 가져 오
셨는데 밤고구마라 너무나 맛있어 조금 보낸다며 30여개를 포장
하여 보냈다. 함께 일하시는 분들과 드시라며... 가슴이 뭉클해진
다. 녀석....
시골이 고향인 관계로 고구마와는 끈질긴 인연이 있다. 워낙
가난하게 살아 왔던 우리들은 점심은 고구마가 주식이었다. 열무
김치에 고구마 두어 개 먹으면 그것으로 점심은 해결됐었다. 그
때는 고구마를 먹을 수 있음도 감사했다. 그런데 오늘 고구마를
받고 보니 물씬 고향 냄새가 가슴으로 들어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요즘은 간식으로 먹는 고구마를 주식으로 살아오신 우리들
의 어르신들은 유난히도 마음이 넓으셨다. 들녘에 일하는 분들께
점심을 마련해 가다가 노인들이 살고 있는 집을 지나가노라면 어
김없이 들려서 고구마 몇 개를 작은 개다리소반에 담아 열무김치
와 함께 차려 주고 갈 줄 알던 우리들의 어머님들이 아직도 가슴
에 남아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뜨거운 뙤약볕이 내리쬐는 고구마 밭에서 김을 매야 할 때가
있다. 잡초가 고구마의 영양분을 빼앗아 가지 못하게 함이다. 그
런데 고구마 밭에 김을 매면서 어머님은 이상한 행동을 반복하고
계셨다. 고구마 줄기의 배가 하늘로 향하도록 뒤집어 놓는 것이
다. 이유를 알아 봤더니 고구마는 줄기가 퍼지면서 땅으로 뿌리
를 내리게 된단다. 그때 마냥 두면 줄기마다 뿌리가 땅으로 내리
기에 고구마 알맹이는 아주 작고 가는 실 고구마만 남게 된단다.
그래서 미리 줄기를 뒤집어 놓으면 고구마 알맹이가 굵직하고 탐
스럽게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인생에 있어서도 고구마 줄기를 뒤집어 놓듯이
작업을 해야 할 부분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내 삶에 있어서
는 고구마 줄기처럼 뒤집어 바로 잡아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다.
연약한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어서라고 말하지만... 곰곰이 생각
해 보면 그때 뒤집어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게 했어야 할 부분들
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렇게라도 생각할 수 있으니 또한 감사의
조건이다. 오늘 아우가 보내 준 고구마로 인해 소중한 것을 되찾
은 기분이다. 오늘 저녁 식탁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밤고구마가
올라오게 될 것이다.
------------------------------
아들아....
우리들의 인생길은 어쩌면 고구마와 같을지도 모르겠구나. 누
가 간섭을 해 주지 않으면 제 멋대로 뻗어 가고 뿌리를 내리는
고구마 줄기 말이야... 요즘 아들이 집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여
아빠가 혼을 내기도 하는데 이것도 어쩌면 고구마 줄기를 뒤집어
놓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빠는 그렇게 생각한단다. 사랑한다 아
들아.... ^_^* 빙그레~
부천에서 나눔이가.
군지 몰라도 엄청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일 것이다.
"계세요"
"네 들어오세요~"
퀵서비스를 하는 분인가보다. 손에는 무언가 작은 박스 한 개
를 들고 있다. 겉에는 사무실 주소와 함께 '고구마'라는 단어가
써 있었다. 열어 보니 수원에 사는 아우가 고구마를 정성스럽게
포장하여 보내 온 것이다. 시골에서 어머님이 고구마를 가져 오
셨는데 밤고구마라 너무나 맛있어 조금 보낸다며 30여개를 포장
하여 보냈다. 함께 일하시는 분들과 드시라며... 가슴이 뭉클해진
다. 녀석....
시골이 고향인 관계로 고구마와는 끈질긴 인연이 있다. 워낙
가난하게 살아 왔던 우리들은 점심은 고구마가 주식이었다. 열무
김치에 고구마 두어 개 먹으면 그것으로 점심은 해결됐었다. 그
때는 고구마를 먹을 수 있음도 감사했다. 그런데 오늘 고구마를
받고 보니 물씬 고향 냄새가 가슴으로 들어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요즘은 간식으로 먹는 고구마를 주식으로 살아오신 우리들
의 어르신들은 유난히도 마음이 넓으셨다. 들녘에 일하는 분들께
점심을 마련해 가다가 노인들이 살고 있는 집을 지나가노라면 어
김없이 들려서 고구마 몇 개를 작은 개다리소반에 담아 열무김치
와 함께 차려 주고 갈 줄 알던 우리들의 어머님들이 아직도 가슴
에 남아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뜨거운 뙤약볕이 내리쬐는 고구마 밭에서 김을 매야 할 때가
있다. 잡초가 고구마의 영양분을 빼앗아 가지 못하게 함이다. 그
런데 고구마 밭에 김을 매면서 어머님은 이상한 행동을 반복하고
계셨다. 고구마 줄기의 배가 하늘로 향하도록 뒤집어 놓는 것이
다. 이유를 알아 봤더니 고구마는 줄기가 퍼지면서 땅으로 뿌리
를 내리게 된단다. 그때 마냥 두면 줄기마다 뿌리가 땅으로 내리
기에 고구마 알맹이는 아주 작고 가는 실 고구마만 남게 된단다.
그래서 미리 줄기를 뒤집어 놓으면 고구마 알맹이가 굵직하고 탐
스럽게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인생에 있어서도 고구마 줄기를 뒤집어 놓듯이
작업을 해야 할 부분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내 삶에 있어서
는 고구마 줄기처럼 뒤집어 바로 잡아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다.
연약한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어서라고 말하지만... 곰곰이 생각
해 보면 그때 뒤집어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게 했어야 할 부분들
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렇게라도 생각할 수 있으니 또한 감사의
조건이다. 오늘 아우가 보내 준 고구마로 인해 소중한 것을 되찾
은 기분이다. 오늘 저녁 식탁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밤고구마가
올라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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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우리들의 인생길은 어쩌면 고구마와 같을지도 모르겠구나. 누
가 간섭을 해 주지 않으면 제 멋대로 뻗어 가고 뿌리를 내리는
고구마 줄기 말이야... 요즘 아들이 집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여
아빠가 혼을 내기도 하는데 이것도 어쩌면 고구마 줄기를 뒤집어
놓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빠는 그렇게 생각한단다. 사랑한다 아
들아.... ^_^* 빙그레~
부천에서 나눔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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