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187] 딱지

자오나눔 2007. 1. 15. 12:58
딱지치기를 무척 좋아했었다. 딱지를 땅으로 내려치다가
잘못하여 손톱이 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학교에서 교과서를 받아
오면 앞뒤 표지는 그대로 뜯어 딱지를 만들었으니 공책의 표지
를 말해서 뭐하랴.... 그러면서도 항상 생각했던거... 절대 뒤집어
지지 않는 큰 딱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인 준열이도 딱지를 무척 좋아한다.
용돈이 생기면 고무로 만들어진 딱지를 사러간다. 어느날은 딱지
를 몽땅 잃어먹고 낑낑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또 떠오르는 생각... 고무로 커다란 왕딱지를 만들어 주
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왕딱지는 녀석에게 가장 큰 보물인가
보다. 자기전에 기도를 받고 이불속으로 들어 가면서도 왕딱지는
품고 들어 간다. 아마 밤새 꿈나라에서 내일은 잘해 보자고 화이
팅을 외치는지도 모르겠다.

주일학교 오후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고 보니 점심도 안먹었다. 아내와 함께 밖으로 나가 본다.
분명 어디선가 딱지 치며 놀고 있으리라... 저기 문구점 앞에
아이들이 많이 있다. 언뜻 보니 준열이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들이 빙 둘러서서 무언가 구경하며 응원하고 있었다. 아... 아
이들이 빙 둘러서서 울타리를 치고 있고, 그 가운데에는 덩치가
아주 큰 아이와 아주 작은 아이가 앉아서 딱지치기를 하고 있
었다. 다윗과 골리앗으로 비유하고픈 상황이다.

보아하니 두녀석 모두 온 신경이 딱지치기에 쏠려있다.
그중에 작은 녀석은 준열이었다. 딱지가 몇장 없는 걸 보니 많이
잃었나 보다. 준열이를 불러 내려다 그대로 두고, 우리는 발길을
돌리고 있었다. 잃어 보는 것, 그것도 앞으로 살아가는데 꼭 필요
한 경험이기에....
-------------------------
아들아...
언제나 밝고 건강하고 착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엄마, 아빠
마음 알지? 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레~
99/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