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 208] 회초리 30대 맞은 아들.

자오나눔 2007. 1. 15. 13:11
아들 종아리를 30대나 때렸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빼먹지 않던 일기를 25일-27일까지 3일간 빼 먹었다.
“일기 썼니?”라는 질문에 “네 썼어요! 라고 대답했다.
일기장 가져와 보라고 했다. 확인하니 3일을 안 썼다.
아들과 절충을 한다.
일기를 하루 안 쓰면 20대씩 맞기로 약속했으니 종아리 걷으라고 했다.
녀석이 줄여 달라고 한다.
하루에 5대씩 계산하자고 한다. 그래서 서로 양보하여 10대씩 맞기로 했다.
하루에 10대씩, 3일이니까 30대.
어지간하면 참고 맞는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많이 아팠는가 보다.
울면서 맞는다. 맞아야 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종아리가 시퍼렇다.
녀석을 안고 울면서 기도를 해 줬다.
주님도...
내가 속상하게 하면 이렇게 패 주고 싶었으리…….
이렇게 가슴 아파하며 날 위해 기도해 주셨으리…….

준열이는 보청기가 없으면 전혀 소리를 듣지 못한다.
보청기를 착용하고도 정확하게 듣지 못해 상대를 오해하고 시비가 붙는 경우도 있는가 보다. 제대로 들을 수 없으니 발음도 정확하지 못하고 한글도 제대로 읽지를 못했었다. 그래서 일기를 쓰게 한 것이 6년째이다.
내가 녀석에게 일기를 쓰도록 하고, 일기에 대하여 과민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있다.
일기를 정확하게 쓰는 연습을 하다보면, 만약에 무슨 일을 만났을 때 말로는 자기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글로는 자기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해 보려는 못난 아비의 속 좁은 걱정이 한 몫을 했다.

녀석을 위해 기도하면서 녀석에게도 기도를 하게한다. 그러면 녀석은 한마디 한다.
“아빠... 잘 때도 내 귀가 잘 들리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자는데 그래도 안 들려요. 하나님이 내 기도는 안 들어 줘요…….”
아들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가슴이 철렁했다.
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이 별로 없었다.
“하나님은 준열이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실 거야. 하나님의 음성도 듣게 하실 거야. 기다리며 기도 더 해 보자.”

자기 전에 혼자서 기도를 잘하고 자는데 가끔은 내게 와서 기도를 해 달라고 한다. 그럴 때는 참 감사하다. 아빠의 기도는 더욱 간절해진다. 내 부모님들도 나를 위해 이렇게 기도해 주셨으리…….


2004.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