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이것이 인생이다

[간증] 주님, 아픈만큼 은혜받게 해 주세요...13

자오나눔 2007. 1. 15. 21:22
     3.휠체어라도 타 봤으면....

     휠체어라도 타보고 싶은 마음은  너무나 간절했다. 틈틈이
   써 놓았던 일기 내용으로 그 마음을 나타내 본다.

     1993. 5. 7.
     수술한 부위가 안에서부터 곪아 끝내는 피부 밖으로 터져
   나온다. 이미 예견이라도 한 듯 별로  놀라지도 않는 의사와
   간호사들. 마음속의  불안감을 애써  달래 보며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  본다. 이것은 낫기  위한 과정일 뿐이지  걱정할
   것 없다고.... 다 잘될 거라고...... 이것보다 더 나를 괴롭히는
   것은 환자들의 외면이었다.  6인용 병실은 빈자리가 없어서,
   돈이 더 비싼 2인 실로 온 지도 꽤 됐나 보다.

     그사이에 옆자리의 환자는  수십 번도 더 바뀐다.  병실료
   가 비싼  탓도 있었겠지만, 나와  같이 있는 것이  무섭다며
   병실을 바꿔 달라는 환자와  보호자의 성화가 내 귀에도 들
   린다. 자꾸만 마음이 약해진다. 눈가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물이 쉬지  않고 흘러나온다.  이놈의 눈물샘은  마르지도
   않는다. 너무나 고통스러워하는  나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
   물은 절망감 그 자체였다.  그런 순간이 지난 듯 싶으면, 어
   느새 고통은 고통으로 이어지고.....  골수염이 악화돼 어쩌면
   다리를 절단해야 될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진단 때문에 그만
   오열하고 말았는데.....  얼마 후 관절만 절단해  낸다고 했을
   때는 얼마나 감사하던지.....

     절망과 희망은 철도  레일처럼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용기가 샘솟듯 함은 아마도 넘어지면  곧 바로 일
   어나려는 본능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 걸음  한 걸음을 걸을
   때마다‘하면 된다’는  일념 아래  죽을힘을 다해  보지만,
   힘에 겨워  소리 없는 눈물을  흘릴 때가 수없이  이어지고,
   그 와중에도 작은  평안을 찾을 수 있음은  나의 맘에 함께
   계시는 성령님의 위로가 있었음이다.  희망을 갖고서 새로운
   기적을 체험한 당사자가  되기 위해서 많은 생각을  해본다.
   육안으로 감지하지 못할 뿐, 기적은 내  주위에서 언제나 일
   어나고 있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헐떡이는 중환자가 찰나
   에 소생하는 일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희망을 먹고  살
   아간다.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