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이것이 인생이다

[간증] 주님, 아픈만큼 은혜받게 해 주세요...43

자오나눔 2007. 1. 15. 21:47
     일 년 중에 내가 가장 싫어하는 계절은 여름이다.
     계곡이 부르고 강이 손짓하고,  초록빛 바다의  백사장과  하얀
   포말을형성하는 파도가 유혹을 하고 있는  여름인데,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는젊음이  넘치는 여름인데, 이런 여름을   싫어한다는
   나의 말에  의아심을가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여름을 가장  싫어하게 된  이유가 내게는  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도 아니다.  더위를 이기지  못하기 때문도 아
   니다.  더위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너무나 쉽다.
     그냥 해외로 피서를 떠나는 것이다.  시원한  대나무  돗자리를
   양탄자 삼아, 태국의 수도   방콕(방에 콕 처박혀서 하는 피서)으
   로 날아가서, 커다란 대야에는 가득히 물을 담아  놓고 발을 담그
   며,   시원한 반바지  차림으로  누워서, 항상 고정되어 있는극동
   방송에서 들려 오는  천국의 소리를 들으면서, 얼음  조각이 둥둥
   떠있는 미숫가루 한 잔을 벗삼아  잔잔한 목소리로  찬송을 부르
   며 보내는피서야말로 알짜배기요  진국이 흐르는 피서가 아닐까?  
   이런  방법이 있기   때문에 더위를 이기지 못해서  여름을 싫어
   한다고할 수는 없다.

     내가 여름을 가장  싫어 하는 이유는 다른 것이다.   그것은 아
   파서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이기때문
   에 아프다는 것이 아니다.
     비록  휠체어를 타고 다니기는 하지만,   스스로 예배당에 나가
   서 예배도 드리고 찬양도 하고 심지어 전도까지  한다. 그러니 병
   상에 누워 있는환자라고 할 수도 없다.
     내가 아픈 이유는  비 때문이다.  옷을 입고 나가면  단지 휠체
   어에  앉아  있는 것이 불편할 뿐이지  아무런 불편이 없어 보인
   다. 그러나  금방 부서져  버릴 것만 같은 장난감을, 튼튼한 박스
   에  예쁜포장지로 포장하여 속을 감춰 놓은  것처럼, 포장을 벗겨
   보면  엉망진창이다.
     바꿀 수만 있다면 얼굴만  빼고 모두 바꿔야 할 정도로 망가졌
   다.  얼굴만 빼 놓은 이유는  얼굴마저 바꿔  버리면  나도 내 자
   신을  몰라볼  것 같아서 얼굴은 빼놓고, 바꾸고 싶을  정도로 망
   가져 있다. 이런 상태의  몸이라 비가 오려고  하면  기압이 떨어
   져 초축음의 상태로 돌변한다. 너무나 아파 온다  온 몸이 부서지
   는 듯한 아픔을 겪어야만한다.  아픔이 무섭다.  너무너무 아픔이
   무섭다. 어쩔 때는  너무나 아파서 하나님께 울면서  기도를 드린
   다.
     "하나님! 너무나 아파요.  이제는 더 이상 못  견디겠어요. 죽고
   만 싶어요. 차라리 나를  죽여주세요. 그러나 죽이더라도  아프지
   만 않게 죽여주세요. 죽는다  하더라도 아픈 것은 싫어요. 아픔이
   두려워요"  그렇게 아픔이 심하기에   이제는 아픔이 두렵다.  기
   압이 떨어지면 이런 아픔이 몰려오는데,  정말  대화가 통하는 아
   픔이라면 통 사정을 해서라도 이제는 그만 오라고 하고 싶다.

     기압이 떨어지고 비가 가장 많이  올 때가 여름 장마철이라 여
   름이 가장 싫은 것이다.  이런 나날들을 살아오다,어느 날 장마도
   하나님의 섭리아래  시작되고 끝이 난다는 것을  깨닫고  이제는
   싫어하지 않기로 했다.
   울지도 않기로 했다.  무서워하지도 않기로 했다.  대신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를 드린다.
     "모든 일에 공평하신  하나님 아버지!  한 때는  여름이 싫었습
   니다.  장마가  겹치는 여름을 싫어했었습니다.   비가 오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아파서 싫어했습니다.  아픔이 무서워서 싫어했습
   니다.  그러나 하나님! 이  모든 것이 공평하신 하나님의 섭리 아
   래 이루어진 일이기에  원망은 하지 않으렵니다.   투정도 부리지
   않으렵니다.  아픔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아버지여!
   아픈만큼 은혜를 주세요.   아플 때마다 은혜를  체험하도록 해주
   세요.  그 은혜를 깨달아 아플 때마다,   신음 대신에 기도를,  울
   음 대신에 찬양을 하도록 해 주세요.  그러면 참 좋을 것 같아요.  
   하나님 아버지! 정말  아플 때마다 은혜를 주세요.   그렇게 은혜
   속에서 살수 있도록 해주세요."
     나는 믿고 있다.  이 아픔은 내가 주님의  나라로 갈 때까지 지
   속되겠지만,  아픔을  느낄때마다 깊고도 넓은   하나님의 은혜를
   먹고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것을......
     그래서 이렇게  비가 오려고  찌푸리고 있는  날씨  속에서, 아
   파 오는 다리를 주무르면서 이렇게 외쳐 본다.  "하나님! 아픈 만
   큼 은혜 받게 해 주세요. 꼭 이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