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이것이 인생이다

[간증] 주님, 아픈만큼 은혜받게 해 주세요...45

자오나눔 2007. 1. 15. 21:48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는 나날들이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
   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비록 왼손밖에 남지 않았고, 검지와
   중지는 완전히 굳어서 수술을  받아야만, 조금이라도 기능을
   발휘할 수 있고, 새끼손가락은 완전히 뒤로 재껴져, 잘라 내
   야만 하는 상태였지만,  그 손가락으로 볼펜을 잡고  말씀을
   써 내려갔다. 발가락으로써도  그보다는 잘 써질 것 같았다.
   노트를 던져 버리고  볼펜을 버리며, 울부짖던 날들은  어느
   새 몇 달을  넘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어느  날 글씨체가
   바뀌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마태복음 7장 7절부터  8절 말씀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
   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얻을  것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를,
   써 놓은 부분부터  글씨는 제법 보기 좋게 써져  있었다. 그
   보다 더 놀라운 것은 곧은  내 목처럼 곧게 서 있던 검지와
   중지가 구부러진다는 것이다.  수술을 두 번 이상  받아야만
   된다던 손가락이  구부러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말씀을
   쓰면서 받은 하나님의 은혜였다.

     날마다 은혜 속에 거하면서도 조금씩 수술을 받아야 한다
   는 과제를  놓고 기도를 했다.  화상이 너무 심해서  혈관이
   다 타 버려  링겔을 꽂을 정맥을 찾아 절단을  하고, 거기에
   링겔 줄을 꼽고 링겔을 맞아 왔기에,  자연스럽게 다른 정맥
   들은 쓸 수가 없었다. 줄기를 잘라  버리면 가지가 말라죽는
   것과 같이 기존으로 있던 정맥은 없어진  것이다. 수술을 받
   더라도 혈관이 있어야  수술 을 받지, 물론 목에다  주사 바
   늘을 꼽는 방법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수술을 받을 때뿐
   이다. 수술을 받고 나면 항생제를 맞을  자리가 없어서 위험
   했다. 그래서 수술을 받는 것도 매우 망설이게 되었다. 그러
   면서도 꾸준히 기도를 했다.

     한 때는 에스겔서를 읽으며  마른 뼈로 많은 군대를 만드
   신 하나님이 하신  일을 믿지 못하고, 고민에 쌓여  있던 내
   가 그 에스겔서를 들먹이며 간구를 하고  있었다. 사람이 왜
   그리도 간사한지, 그래도 매일 기도 제목이었다. "마른 뼈에
   힘줄을 두고 살을 입히고  가죽으로 덮고 생기를 두어 살리
   신 하나님! 제게도 주사 바늘을 꼽을 수 있는 굵은  혈관 하
   나만 만들어 주소서. 그래서 수술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도
   록 도와주소서." 이렇게 기도를  하면서 서서히 수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나는 우리  목사님의 설교 테이
   프를 들으며, 워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컴퓨터 컴자도 몰랐
   는데, 글씨가 좋아지니 하나님은 컴퓨터를 주셨다. 학원에도
   갈 수 없는  처지라 책을 사다 놓고, 남들이  십분이면 배우
   는 것을 나는 이주일 이상을 책과 컴퓨터와 씨름을 하며 배
   웠다. 이제는 하드를  분할할 정도는 된다. 꾸준히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컴퓨터에 입력시켜 놓는다.  가끔씩은 다른 목
   사님들의 설교까지도 워드  작업을 해 놓는다. 언젠가는  쓰
   이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서이다. 회보로 만들어  같은
   동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에게라도 보내 주고 싶은 욕망도
   생긴다. 그러나 그것도  충분한 기도가 있어야 된다는  믿음
   이 온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장애인들을 조사해 봤다.
   약 100명 정도가  된다. 우선은 많은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믿음이 온다.

     약 4개월만에  병원을 다녀왔다.  2주마다 다니던  병원을
   잊어버리고 살아온  나날들이다. 잠자는 시간마저  아까워서
   새벽을 깨워 버린  날들이 거의 전부 였던 것  같다. 굶주렸
   던 나의 영혼을 배부르게 먹이려던 나의 모습에서, 먼 옛날,
   그렇지만 손에  잡힐 것만 같은  옛날에, 무척 가난했던  그
   시절에, 어린 자녀들의  배고픔을 해결해 보려고 새벽  일찍
   들로 산으로 일하러 가시던 그리운 부모님의 영상이 주마등
   처럼 스쳐  감을 느끼며, 부모님을  보고 싶은 연민의  정이
   아릿하게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렇게 주님께 매달리며  살
   아 올 때는 세상 것을 잊고 살아  왔었는데, 잠시 고개를 돌
   려 내 육신을 생각하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병원을 다녀
   온 후 이렇게 뜬눈으로 밤을 새워야 했다.

     이제 나는 선택을 해야 한다. 최후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오늘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갔다가, 담당  의사의 말을 듣고
   고민 같지도 않은  고민을 해야만 했고, 이 밤을  하얗게 지
   새워야만 했다. 이제는 결정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
   다며, 의사 선생은  다리 수술에 대해서 두 가지  제안을 한
   다. 첫째가 다리를  굳혀 버리는 것이고, 둘째가 기다리라는
   것이란다. 내게 맞는  인공 관절이 발명 될  때까지...... 다리
   를 굳힌다는 말은, 지금 내몸에 맞는  고관절이 개발되지 않
   았고, 기존의 고관절을 삽입하려고 하니, 나의 뼈가 너무 손
   상돼 수술을 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한다.  설령 수술을 한다
   고 하더라도 실패할  가능성이 많고, 7-10년마다 새로운  고
   관절로 바꿔  주는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혈관도  별로
   없는 내게는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예 관절
   을 넣지 말고 골반 뼈와 허벅지 뼈를 고정시켜 버리자는 것
   이다. 관절이 없으면  맨땅에 양반 자세나 쪼구려  자세로는
   앉을 수 없고, 항상  다리를 펴고 앉아야 한다. 물론 화장실
   은 좌변기에서만 용무를 볼 수 있다.

     우리 하나님은 나를 부자로  살게 하시려고, 좌변기에서만
   용무를 보게 하시려나 보다. 그런데 고민은  그것에 있는 것
   이 아니다. 수술을  해도 다리 길이가 너무 차이  난다는 것
   이다. 왼쪽과 오른쪽의 차이가  15cm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
   이다. 왼쪽 신발의 높이를 조정하여 어느 정도 균형은 잡고,
   밖에서 생활을 할 수 있겠지만, 집안에서가 문제다. 어린 아
   들과 둘이서 살아야 할텐데, 그 몸으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림을 꾸려   갈 수 있을까 암담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망
   부석이 되어  버린 여인처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언젠가 될지 모르는 그때 그날을...... 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하는데 망설여진다. 물론 평생  휠체어
   를 타는 것과 비교를  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이 다리뼈를
   고정시키는 쪽으로 결정을 내려야겠지만 쉽지가 않다.

     그러나  나는 한센병(문둥병)을  고치고 예수님께  감사를
   드렸던, 사마리아  사람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 평생
   이대로 죽어  가고 이대로 거꾸러져  죽어 간다고 하더라도
   상관없습니다. 현실로 만족합니다.  내 앞에 있는 미래는 하
   나님께 맞기고  오로지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렵니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련다.  무슨 일을 결정한다고 하는  것
   은 어떻게 보면 쉬운 일 같지만, 또  다른 면에서 보면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어떻게 결정을 내렸던지 그  결정 자는 그 결정에 대하여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몇 날을, 몇 달을 생각하며 기도
   를 한 후에 결정을  했다. 관절을 굳혀 버리기로, 즉 골반과
   허벅지의 뼈를  고정시킨다는 말이다.  그러면 다리는  조금
   짧지만 그런대로 목발을 짚지 않고 걸울 수  가 있단다.  단
   지 쪼그려 앉을 수가 없고, 푸세식(?)에서는 일을 처리할 수
   없는 불편한 점은  있지만, 목발을 짚지 않고 걸을  수 있다
   는 말은, 나의 인내를 꺾어 버리기에 충분했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다. 병원에 가는  것이 왜 그리도
   떨리는지...... 잠시 양과 염소를 구분하신다는 성경의 말씀이
   생각났다. 그때는 이보다 더 떨릴 것이다. 온전히 주께 맡겨
   버려야 하는데 아직도 인간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모든 것
   을 주님께 맡겨 버리기로 했다. 그러면  주께서 해결해 주시
   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깊은 기도의 늪으로  빠져 가고 있었
   다.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