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시] 어머니

자오나눔 2007. 1. 16. 13:22
수줍던 새색시
마늘밭 김 매다 흘린 눈물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리며
끌려간 소록도
남들은 당신을 문둥이라 불렀습니다.
아닌밤에 홍두께라더니...

세월이 약이라
당신도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말뿐인 어머니...
딸이 첫돌이 되기전
당신과 전 남이 되어야 했습니다.

부모가 있어도 고아원서 살았던 세월
이제 어른이 되어 당신을 찾았지만
당신은 어머니라 부르지 말라십니다.
문둥이를 부모로 둔 과년한 딸자식
행여 시집 못 갈까봐
끝내 당신은 어머니라 부르지 못하게 하십니다.

어머니
그래도 당신은 제 어머니십니다.
우리 모두의 어머니십니다.
마늘보다 더 매운 눈물을 흘리셨을 그 눈가에
밝은 웃음이 감돌게 하고 싶습니다.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

2000/8/11
FAITH25에서 나눔
---------------------------------------------
소록도 봉사 갔다가 들은 이야기입니다.
딸이 시집 못 갈까봐
딸에게 어머니가 죽었다고 말하라고 했다는
소록도 할머니의 눈물어린 고백을 듣고

'나와 너, 그리고 > 나눔의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마흔의 사랑  (0) 2007.01.16
[시] 사랑  (0) 2007.01.16
[시] 뒤척임  (0) 2007.01.16
[시] 고드름  (0) 2007.01.16
[시] 행복바라기  (0) 2007.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