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단상] 내가 더 사랑하게 하소서

자오나눔 2007. 1. 16. 14:11

날씨가 너무 좋은 날엔 아침이면 화단과 고추밭에 물주느라 분주하다.
고추모 300포기.
이정도면 우리식구 먹고도 지인들에게 조금씩은 나눠줄 수 있을 만큼의 량이다.
물론 고추가 얼마나 많이 열리느냐와 잘 자라서 잘 익느냐는 관건이 있지만 말이다.
요즘은 새싹에서 가을의 풍성한 열매를 발견한다는
농부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21종류의 나무와 화초가 심겨져 있는 자오쉼터에는
어느 녀석은 파릇파릇 잘 자라고 있고
어떤 녀석들은 누리끼리하게 병색이 완연하다.
이건 퇴비와 물이 부족해 그런가 보다.
그래서 틈만 나면 퇴비를 싣고와서 뿌려주고 물을 준다.
요즘은 누구든지 자오쉼터에 놀러오면
퇴비를 한 리어카씩 퍼다가 화단에 뿌려주는 것이 정례화 된 것 같다.

오늘도 6시부터 시작된 하루는 빠르게도 지나간다.
물을 주면서 보니까 포도나무 10그루에는 포도가 주렁주렁 맺히고 있다.
올 여름엔 포도의 싱그러움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내년 성찬식 때 쓰일 포도주도 제법 담글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제일 먼저 맛볼수 있을 것은 아무래도 앵두가 될 것이다.
꽃이 활짝 피었고, 벌과 나비들이 제법 놀러와서 놀다 갔으니 수정은 되었으리.
자두와 살구꽃도 피었었는데 열매는 맺히려나...

아침에 뜨는 태양이 참 아름답다.
그 태양을 바라보며 희망을 발견하고,
병든자에겐 빠른 회복을, 낙심된 자에겐 위로를,
눈물을 흘려야 했던 사람에겐 웃음을,
감사를 잃어 버린 사람에겐 감사를 찾는 하루가 되게 해 달라고
내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다.
무엇보다 내가 더 사랑하게 해 달라고...

200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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