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 다녀와 점심을 먹자며 상을 차려왔다. 아내는 밥 대신 밥을 끓여서 함께 먹었다. 식사 후 나는 사무실에서 밀린 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많이 아프다며 한의원에 전화를 해 보란다. 전화를 하여 한의원 원장님께 상황을 설명 드리니 위경련이라며 내과에 가서 링거한대 맞으면 괜찮을 거라고 하신다. 그래서 동네에 있는 의원에 차를 타고 간다. 택시를 부르자 해도 택시 올 시간이면 벌써 병원에 도착한다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운전석에 앉은 아내는 신음소리를 내면서 의원까지 무사히 도착.
진찰을 받으면서도 식은땀을 흘리고 고통을 호소한다. 원장님은 담석인 것 같다며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하시는데 한의원에서 위경련이라고 했다며 링거를 놔달라고... 결국 링거를 맞고도 아내는 기운을 못 차리고...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받다가 병원으로 가자는 아내. 구급차를 불렀는데 늦을 것 같단다. 우리 차는 의원에 주차해 놓고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달렸다. 병원에 가서 병원장의 진찰과 초음파 검사 결과로 쓸개에 돌이 박혀 있고, 급성담당염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응급조치 후 더 큰 병원으로 가라는 말에, 구급차 불러 타고 수원에 있는 아주대 병원으로 왔다. 구급차는 고속도로 갓길을 달리며 예정된 시간보다 더 빨리 병원에 도착했다. 응급실에서 하룻밤 자면서 수많은 검사를 했다. 결과는 ‘급성췌장염’ 아무튼 돌이 문제였다. 복통에 시달리며 구토를 심하게 하기에 코를 통해 위까지 호스를 삽입하여 내용물을 빼내는데 너무 힘들어한다.
이틀동안 여러 가지 검사를 한 다음에 내시경으로 1시간 정도 걸려서 간단하게 수술을 받았다. 다 잘되리라 믿고 걱정도 안 했는데 합병증이 찾아와 버렸다. 혈압이 220에서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 황달이 생기고, 당뇨가 생기고, 간에 염증이 생겨버렸다. 복통은 계속되고 허리까지 심하게 아프다고 호소를 한다. 입원하면서부터 물도 마시지 못하고 링거만 꼽고 영양제와 각종 항생제를 투여 받고 있는 아내. 병원에서도 긴장을 하는 분위기다. 간호사와 의사들이 수시로 들락거린다. 내가 20번의 수술을 받고 이렇게 생활하고 있기에 병원의 흐름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걱정이 된다. 혈관이 가늘어 4개의 링거를 다 소화하지 못한다며 ‘중앙정맥시술’을 받자고 의사가 권면을 한다. 거부하는 아내를 달래서 중앙정맥시술을 받았다. 목에 있는 가장 굵은 정맥에 튜브를 꼽고 거기를 통하여 주사액이 들어가게 하는 방법이었다. 수시로 고통을 호소하지만 이제 혈압도 140대로 떨어졌다. 아직 안심할 정도는 아니지만 고비는 넘겼다.
구급차를 타고 오며, 응급실에서 곁에서 지켜주며, 검사 받으러 갈 때도 목발을 짚고 부지런히 따라다니고, 병실에서 아내를 챙겨주며, 소변 량을 체크하고, 안마도 해 주면서, 내가 지금까지 아내에게 이렇게 정성스럽게 대해준 적이 있었던가 생각하니 기억에 없다. 살면서 처음으로 아내에게 잘해주는 것 같다. 평소 강한 줄만 알았던 아내가 참 많이 약한 여자였구나...하는 생각에 미안하다. 아내가 아프니 그제야 아내가 보였다. 이제 일주일 정도 금식을 하며 속을 다스린 후에, 다시 개복수술을 하여 담당을 제거하는 일만 남았다. 물론 그 안에 모든 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와야 되지만 말이다.
고비를 넘기고 나니 이제야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2004. 8. 14. 수원 아주대 병원 휴게실에서.
진찰을 받으면서도 식은땀을 흘리고 고통을 호소한다. 원장님은 담석인 것 같다며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하시는데 한의원에서 위경련이라고 했다며 링거를 놔달라고... 결국 링거를 맞고도 아내는 기운을 못 차리고...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받다가 병원으로 가자는 아내. 구급차를 불렀는데 늦을 것 같단다. 우리 차는 의원에 주차해 놓고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달렸다. 병원에 가서 병원장의 진찰과 초음파 검사 결과로 쓸개에 돌이 박혀 있고, 급성담당염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응급조치 후 더 큰 병원으로 가라는 말에, 구급차 불러 타고 수원에 있는 아주대 병원으로 왔다. 구급차는 고속도로 갓길을 달리며 예정된 시간보다 더 빨리 병원에 도착했다. 응급실에서 하룻밤 자면서 수많은 검사를 했다. 결과는 ‘급성췌장염’ 아무튼 돌이 문제였다. 복통에 시달리며 구토를 심하게 하기에 코를 통해 위까지 호스를 삽입하여 내용물을 빼내는데 너무 힘들어한다.
이틀동안 여러 가지 검사를 한 다음에 내시경으로 1시간 정도 걸려서 간단하게 수술을 받았다. 다 잘되리라 믿고 걱정도 안 했는데 합병증이 찾아와 버렸다. 혈압이 220에서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 황달이 생기고, 당뇨가 생기고, 간에 염증이 생겨버렸다. 복통은 계속되고 허리까지 심하게 아프다고 호소를 한다. 입원하면서부터 물도 마시지 못하고 링거만 꼽고 영양제와 각종 항생제를 투여 받고 있는 아내. 병원에서도 긴장을 하는 분위기다. 간호사와 의사들이 수시로 들락거린다. 내가 20번의 수술을 받고 이렇게 생활하고 있기에 병원의 흐름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걱정이 된다. 혈관이 가늘어 4개의 링거를 다 소화하지 못한다며 ‘중앙정맥시술’을 받자고 의사가 권면을 한다. 거부하는 아내를 달래서 중앙정맥시술을 받았다. 목에 있는 가장 굵은 정맥에 튜브를 꼽고 거기를 통하여 주사액이 들어가게 하는 방법이었다. 수시로 고통을 호소하지만 이제 혈압도 140대로 떨어졌다. 아직 안심할 정도는 아니지만 고비는 넘겼다.
구급차를 타고 오며, 응급실에서 곁에서 지켜주며, 검사 받으러 갈 때도 목발을 짚고 부지런히 따라다니고, 병실에서 아내를 챙겨주며, 소변 량을 체크하고, 안마도 해 주면서, 내가 지금까지 아내에게 이렇게 정성스럽게 대해준 적이 있었던가 생각하니 기억에 없다. 살면서 처음으로 아내에게 잘해주는 것 같다. 평소 강한 줄만 알았던 아내가 참 많이 약한 여자였구나...하는 생각에 미안하다. 아내가 아프니 그제야 아내가 보였다. 이제 일주일 정도 금식을 하며 속을 다스린 후에, 다시 개복수술을 하여 담당을 제거하는 일만 남았다. 물론 그 안에 모든 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와야 되지만 말이다.
고비를 넘기고 나니 이제야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2004. 8. 14. 수원 아주대 병원 휴게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