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었다. 가뭄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다며 넋두리를
하는 고향 어르신들의 하소연이 들려 왔었는데 이젠 웃음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비가 온다는 것 그 자체가 좋다. 장애우
60여명에게 냉면을 해 주기로 했었다. 그런데 새벽부터 비가 온
다. 냉면은 더울 때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데...라는 생각
에, 준비해 놓은 냉면이지만 밥으로 대체를 할까라는 고민을 잠
시 했었다. 그래도 냉면을 기다리는 장애우들이 있기에 그냥 밀
고 나가기로 한다.
출발 시간에 맞춰 해님이 방긋 웃는다. 호랑이도 장가가는 게
부끄러운지 약간의 비를 뿌리곤 멈춰 준다. 아침 일찍부터 부지
런히 서두른다. 세븐 생선 가게에서 고등어 자반을 후원해 주셔
서 무료 급식소에 가져다 놓고 시장을 본다. 10시 30분까지 냉면
과 육수를 가져오기로 한 형이 연락이 안된다. 기다리다 지쳐 가
게로 가니 아직 출근 전이다. 지난밤에 酒님과 교제를 나누다 보
니 은혜를 너무 받아 버렸나 보다. 냉면과 육수를 싣고 사랑의집
으로 차를 달리면서 느끼는 기분... 차가 허전하다는 거다. 부천에
선 아내와 나만 출발을 하고 있네.... 언젠간 봉사자가 넘칠 날도
있겠지? 안산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를 한다. 루치아님과 함께 오
라고 했는데 잘 만나서 오고 있는지...
사랑의집으로 들어가는 골목으로 들어서니 장미울타리가 진을
치고 반겨준다. 미색 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잠시 차창을
열어 구경을 한다. 밤꽃 냄새가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고 있다. 개
똥 토마토 나무가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모처럼 시골 경치를 구경한다. 기분이 참 좋다. 500살 먹은 은행
나무는 변함없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친구는 미리 도착하여 우
리를 기다리고 있다. 아담한 루치아님의 밝은 미소가 곱다. 안으
로 들어서는데 빨랫터엔 한무리의 젊은이들이 있다. 알고보니 공
무원 연수원에서 봉사 코스가 있어 봉사를 온 연수생들이였다.
아~ 반갑다. 우리 봉사자가 부족한 줄 알고 지원군을 보내 주셨
네~ 감사해라.
주방에 들어선 우리 일행들은 냉면을 풀어 삶고, 달걀을 삶아
까고, 오이채를 썰고, 김치를 썰고... 이것저것 점심 준비에 바쁘
다. 장애우들과 변함없이 하모니카를 불며 우리들만의 시간을 보
낸다. 여전히 즐거워하는 장애우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냉면 육
수를 얼려 오지 않아 냉동실에 넣고 차갑게 하는 시간이 1시간
정도 걸렸다. 그 시간에 모든 준비가 끝나고 상을 차린다. 공무원
연수생들도 함께 자리를 잡고 점심을 나눈다. 그들은 따로 김밥
을 마련해 왔는데 냉면 파티에 동참을 한다. 물냉면, 비빔냉면이
각자 기호에 따라 자리를 잡고 있다. 요리 솜씨가 좋은 아내를
둔 것도 복이다.
언제나 말없이 봉사를 하고 있는 친구 녀석, 내가 뭐라고 하면
씽긋 미소로 답하며 짙은 눈썹을 八자로 만들고 있다. 루치아님
은 재치 있게 알아서 자기 일을 하고 있다. 이번에도 변함없이
나는 들러리다. 몸이 불량품이니 동무나 해야지~~ ^_^*빙그레~ 1
년만에 먹어 보는 냉면이다. 작년에 우리가 해준 냉면 말고는 처
음이란다. 장애우들이 맛있게 먹으니 기분 좋다. 목욕 봉사하던
분들이 힘들어 줄었다. 변함없이 애쓰고 있는 경희집사님이 보기
좋고 든든하다. 다음에 갈 땐 면도날을 많이 사가지고 가야겠다.
처음 봉사를 오신 집사님이 신났다. 그 마음이 오래도록 지속되
었으면 좋겠다.
식사가 끝나자 설거지하는 친구와 루치아님~ 아내는 아내대로
한쪽에서 짐을 정리해 주고 있다. 한쪽에서는 부지런히 방을 닦
고 있고, 빨래 팀들은 다시 빨래터로 나간다. 연수원팀의 윤정 자
매는 섬기는 자세가 되어 있다. 조금이라도 더 해주고 가려는 듯
일거리를 찾아 하고 있다. 진취적인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잠시
그들에게 지금 이 마음이 변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해 본다.
어느덧 우리들이 돌아갈 시간이 됐다. 그래도 무언가 해 주고 가
려는 봉사자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장애우들이 늘어 살림하기가
더 어려울 텐데 변함없이 밝은 사랑의 집 사역자들의 모습이 보
기 좋다. 빨래터를 지나 돌아서는 우리들의 눈앞엔 선홍색 접시
꽃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사진 한 장 찰칵! 이 순간이
영원하다면 좋겠다.
200/6/22
하는 고향 어르신들의 하소연이 들려 왔었는데 이젠 웃음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비가 온다는 것 그 자체가 좋다. 장애우
60여명에게 냉면을 해 주기로 했었다. 그런데 새벽부터 비가 온
다. 냉면은 더울 때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데...라는 생각
에, 준비해 놓은 냉면이지만 밥으로 대체를 할까라는 고민을 잠
시 했었다. 그래도 냉면을 기다리는 장애우들이 있기에 그냥 밀
고 나가기로 한다.
출발 시간에 맞춰 해님이 방긋 웃는다. 호랑이도 장가가는 게
부끄러운지 약간의 비를 뿌리곤 멈춰 준다. 아침 일찍부터 부지
런히 서두른다. 세븐 생선 가게에서 고등어 자반을 후원해 주셔
서 무료 급식소에 가져다 놓고 시장을 본다. 10시 30분까지 냉면
과 육수를 가져오기로 한 형이 연락이 안된다. 기다리다 지쳐 가
게로 가니 아직 출근 전이다. 지난밤에 酒님과 교제를 나누다 보
니 은혜를 너무 받아 버렸나 보다. 냉면과 육수를 싣고 사랑의집
으로 차를 달리면서 느끼는 기분... 차가 허전하다는 거다. 부천에
선 아내와 나만 출발을 하고 있네.... 언젠간 봉사자가 넘칠 날도
있겠지? 안산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를 한다. 루치아님과 함께 오
라고 했는데 잘 만나서 오고 있는지...
사랑의집으로 들어가는 골목으로 들어서니 장미울타리가 진을
치고 반겨준다. 미색 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잠시 차창을
열어 구경을 한다. 밤꽃 냄새가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고 있다. 개
똥 토마토 나무가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모처럼 시골 경치를 구경한다. 기분이 참 좋다. 500살 먹은 은행
나무는 변함없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친구는 미리 도착하여 우
리를 기다리고 있다. 아담한 루치아님의 밝은 미소가 곱다. 안으
로 들어서는데 빨랫터엔 한무리의 젊은이들이 있다. 알고보니 공
무원 연수원에서 봉사 코스가 있어 봉사를 온 연수생들이였다.
아~ 반갑다. 우리 봉사자가 부족한 줄 알고 지원군을 보내 주셨
네~ 감사해라.
주방에 들어선 우리 일행들은 냉면을 풀어 삶고, 달걀을 삶아
까고, 오이채를 썰고, 김치를 썰고... 이것저것 점심 준비에 바쁘
다. 장애우들과 변함없이 하모니카를 불며 우리들만의 시간을 보
낸다. 여전히 즐거워하는 장애우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냉면 육
수를 얼려 오지 않아 냉동실에 넣고 차갑게 하는 시간이 1시간
정도 걸렸다. 그 시간에 모든 준비가 끝나고 상을 차린다. 공무원
연수생들도 함께 자리를 잡고 점심을 나눈다. 그들은 따로 김밥
을 마련해 왔는데 냉면 파티에 동참을 한다. 물냉면, 비빔냉면이
각자 기호에 따라 자리를 잡고 있다. 요리 솜씨가 좋은 아내를
둔 것도 복이다.
언제나 말없이 봉사를 하고 있는 친구 녀석, 내가 뭐라고 하면
씽긋 미소로 답하며 짙은 눈썹을 八자로 만들고 있다. 루치아님
은 재치 있게 알아서 자기 일을 하고 있다. 이번에도 변함없이
나는 들러리다. 몸이 불량품이니 동무나 해야지~~ ^_^*빙그레~ 1
년만에 먹어 보는 냉면이다. 작년에 우리가 해준 냉면 말고는 처
음이란다. 장애우들이 맛있게 먹으니 기분 좋다. 목욕 봉사하던
분들이 힘들어 줄었다. 변함없이 애쓰고 있는 경희집사님이 보기
좋고 든든하다. 다음에 갈 땐 면도날을 많이 사가지고 가야겠다.
처음 봉사를 오신 집사님이 신났다. 그 마음이 오래도록 지속되
었으면 좋겠다.
식사가 끝나자 설거지하는 친구와 루치아님~ 아내는 아내대로
한쪽에서 짐을 정리해 주고 있다. 한쪽에서는 부지런히 방을 닦
고 있고, 빨래 팀들은 다시 빨래터로 나간다. 연수원팀의 윤정 자
매는 섬기는 자세가 되어 있다. 조금이라도 더 해주고 가려는 듯
일거리를 찾아 하고 있다. 진취적인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잠시
그들에게 지금 이 마음이 변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해 본다.
어느덧 우리들이 돌아갈 시간이 됐다. 그래도 무언가 해 주고 가
려는 봉사자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장애우들이 늘어 살림하기가
더 어려울 텐데 변함없이 밝은 사랑의 집 사역자들의 모습이 보
기 좋다. 빨래터를 지나 돌아서는 우리들의 눈앞엔 선홍색 접시
꽃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사진 한 장 찰칵! 이 순간이
영원하다면 좋겠다.
20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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