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세상이 어떻게 보이느냐고 물어 본적이 있었다. 그들
의 대답은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이었다. 교도소에서 3년 이상의
형을 받고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 왜 세상이 아름다운
가 물어 봤더니, 세상은 살아 있기에 아름답다고 했다. 살아 있기
에, 태동하고 있기에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정말 맞는 말이
었다. 이렇게 살아있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살아주는 것도 사랑이
기 때문이다.
어김없이 다가온 교도소 방문날. 아내가 몸이 안 좋아 나눔지
발송만 해 놓고 병원에 가야 했기에 교도소 방문은 친구의 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종교는 다르지만 친구가 하는 일이라고 기쁘게
동참해 주고 있는 녀석... 아침부터 녀석에게 전화를 했다. 나눔
사무실까지 차를 타고 오기로 약속을 해 놓고 기다린다. 그사이
아내는 주문해 놓은 떡이랑, 나머지 물품들을 차에 싣기 좋게 정
리해 놓고 우체국으로 차를 몰아 간다. 매월 2,700권씩 제작하여
무료로 발송해 드리고 있는 우리 자오 나눔의 소식지이다.
약속 시간이 아직 남았는데 친구가 도착했다. 차에 짐을 싣고
다른 회원을 태우러 소사역으로 달린다. 소사역에서 아직 도착하
지 않는 회원을 기다리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섹스폰 연주를 해
주실 김학배 전도사님이 참석하시겠단다. 마침 김혁님도 동참하
기로 하여 이번 방문자도 10명을 넘을 것 같다. 친구와 함께 노
점에서 팔고 있는 김밥과 생수로 아침을 해결하고, 지영 회원이
도착하자 바로 안양을 향해 차를 몰고 있다. 외곽 순환도로를 달
리다 안양으로 빠져나가야 할 길을 지나쳤다. 결국 한참을 되돌
아오는 수고를 해야 했다. 제때에 진입을 못하면 고생을 더한다
는 걸 몸으로 체험하는 순간이다.
안양 교도소 경비병들은 언제나 멋있다. 경비 초소 앞에 차를
세우고 우리의 신분을 밝히니 통과를 시킨다. 다음 검문소를 지
나 육중한 철대문이 있는 안양 교도소 정문에 도착했다. 신분증
을 걷어 준비해 놓고, 담당 교도관께 연락을 하니 금방 나오신다.
마침 한길교회 가족들도 도착했다. 언제나 정겹다. 한가족이 되어
있는 우리... 모두 나눔의 소중함을 피부로 느끼는 분들이다. 감사
하다. 김학배 전도사님이 섹스폰 가방을 들고 도착하셨다. 그런데
아직 김혁님은 도착하지 않으셨다. 정각 1시엔 들어가기로 되어
있는데... 혁님 음성 메시지에 만남의 장소로 들어오는 법을 남겨
놓고 들어간다.
걷어 놓은 신분증을 제출하고 작은 철문을 고개 숙여 통과한
다. 매번 방문할 때마다 겸손을 배우는 순간이다. 마련해 간 물품
은 보안과에서 검열을 한 후에 만남의 장소로 가져오게 될 것이
다. 부축을 받고 2층으로 올라간다. 몇 개의 철창문을 지나며 큰
소리로 경례하는 경비병들의 모습에서 잠시 군대 시절을 생각해
본다.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장소로 들어가니 반갑게 맞이하는
그들에게서 따뜻한 정을 느낀다. 이래서 사람의 만남이 중요하다
고 하는가 보다.
바로 간단한 예배를 드린다. 김성현 목사님의 명쾌한 말씀은
짧지만 은혜다. 오늘은 겸손을 가르치시고 있다. 지난달엔 몸이
아파 참석을 못했지만 이번엔 참석을 하여 귀한 말씀을 전해 주
시니 얼마나 감사하지... 아프지 않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는
아파 본 사람만이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귀한 말씀을 끝으로 축
도를 하시고 예배를 마친다. 곁에 있던 재소자의 말이 웃음을 짓
게 만들고 있다. "역시 여자 치마와 설교는 짧을수록 좋다니까~"
흐이그~ 생각해 보니 그건 맞는 것 같다.
예배가 끝나고 준비해 간 음식을 나누며 정다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그들이 제일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달 전에 처
음 나왔던 사람들의 눈빛엔 살기가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 많이
부드러워졌다. 한달 동안 미뤄 놨던 말을 다 하는가 보다. 아내가
참석하지 않아 안부를 묻는 사람이 많다. 소록도 봉사를 다녀오
면서 무리하여 유산기가 있어 병원에 인공유산을 시키러 갔다고
하니 모두가 가슴아파 한다. 일부러 밝히려는 건 아니었는데 이
상하게 밝히게 되었다. 걱정하는 그들을 보며 아내의 자리가 크
다는 걸 깨닫는다. 갑자기 삐삐가 진동한다. 번호를 보니 김혁님
이다. 교도관께 그 번호로 전화를 해 보시라 했더니 음성으로 넘
어 간단다.
음식을 나누며 준비한 프로그램대로 진행을 해 간다. 언제나
섹스폰 연주는 심금을 울린다. 조용히 눈을 감고 섹스폰 연주를
듣는 우리들은 하나가 되어 가고 있었다. 방문자를 위해 준비하
였다는 특송과 율동, 특히 지난달에 처음 나와 훌쩍거리던 홍렬
이는 서유석 톤으로 멋지게 찬양을 선물해 준다. 우뢰와 같은 박
수를 선물로 주는 모두... 방문자들의 노래를 들어보려고 시도를
하는 정배씨는 끝내 실패하고 말았다. 친구랑 지영이가 아는 노
래가 없다고 발뺌을 하는데 결국 포기하는 것 같다. 그들이 시간
을 진행해 가도록 배려를 한다.
이제 교도소 안에서 있을 시간은 30여분이다. 정배씨가 나에게
시간을 준다. 남자들 세계에선 의리가 가장 중요한데, 그 의리에
목숨을 걸 듯이 교도소 안에서 만난 하나님과의 의리도 지킬 줄
아는 사람들이 되자는 부탁도 해 본다. 소록도를 다녀오며 교통
사고 날 뻔한 이야기도 리얼하게 해준다. 모두들 무언가 가슴속
으론 느낌이 오는 것 같다. 눈이 보이지 않는 재소자가 청주로
이감되어 서운했지만, 무언가 사연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물어 보
지 않는다. 언젠간 알게 될 것이기에...
섹스폰 연주에 맞춰 모두 통성기도를 잠시 한다. 어느새 눈물
바다가 되어 있는 만남의 자리다. 사람의 본질은 선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는 모습들이 얼마나 아름다
운지... 마지막으로 김성현 목사님의 기도를 받고 우리들은 자리
에서 일어서고 있다. 한사람 한사람 악수를 나누며 건강하시라
당부하고, 지난달에 나오고 이번에 나온 재소자들껜 인상이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인사를 나눈다. 철문을 지나 다시 나오는 발걸음
은 무심하다. 신분증을 다시 찾아 들고 밖으로 나온다. 하늘을 한
번 쳐다본다. 갑자기 내 눈에 안개가 끼어 버렸다. 누군가가 보고
싶어서....
2000/6/16
부천에서 나눔
의 대답은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이었다. 교도소에서 3년 이상의
형을 받고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 왜 세상이 아름다운
가 물어 봤더니, 세상은 살아 있기에 아름답다고 했다. 살아 있기
에, 태동하고 있기에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정말 맞는 말이
었다. 이렇게 살아있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살아주는 것도 사랑이
기 때문이다.
어김없이 다가온 교도소 방문날. 아내가 몸이 안 좋아 나눔지
발송만 해 놓고 병원에 가야 했기에 교도소 방문은 친구의 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종교는 다르지만 친구가 하는 일이라고 기쁘게
동참해 주고 있는 녀석... 아침부터 녀석에게 전화를 했다. 나눔
사무실까지 차를 타고 오기로 약속을 해 놓고 기다린다. 그사이
아내는 주문해 놓은 떡이랑, 나머지 물품들을 차에 싣기 좋게 정
리해 놓고 우체국으로 차를 몰아 간다. 매월 2,700권씩 제작하여
무료로 발송해 드리고 있는 우리 자오 나눔의 소식지이다.
약속 시간이 아직 남았는데 친구가 도착했다. 차에 짐을 싣고
다른 회원을 태우러 소사역으로 달린다. 소사역에서 아직 도착하
지 않는 회원을 기다리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섹스폰 연주를 해
주실 김학배 전도사님이 참석하시겠단다. 마침 김혁님도 동참하
기로 하여 이번 방문자도 10명을 넘을 것 같다. 친구와 함께 노
점에서 팔고 있는 김밥과 생수로 아침을 해결하고, 지영 회원이
도착하자 바로 안양을 향해 차를 몰고 있다. 외곽 순환도로를 달
리다 안양으로 빠져나가야 할 길을 지나쳤다. 결국 한참을 되돌
아오는 수고를 해야 했다. 제때에 진입을 못하면 고생을 더한다
는 걸 몸으로 체험하는 순간이다.
안양 교도소 경비병들은 언제나 멋있다. 경비 초소 앞에 차를
세우고 우리의 신분을 밝히니 통과를 시킨다. 다음 검문소를 지
나 육중한 철대문이 있는 안양 교도소 정문에 도착했다. 신분증
을 걷어 준비해 놓고, 담당 교도관께 연락을 하니 금방 나오신다.
마침 한길교회 가족들도 도착했다. 언제나 정겹다. 한가족이 되어
있는 우리... 모두 나눔의 소중함을 피부로 느끼는 분들이다. 감사
하다. 김학배 전도사님이 섹스폰 가방을 들고 도착하셨다. 그런데
아직 김혁님은 도착하지 않으셨다. 정각 1시엔 들어가기로 되어
있는데... 혁님 음성 메시지에 만남의 장소로 들어오는 법을 남겨
놓고 들어간다.
걷어 놓은 신분증을 제출하고 작은 철문을 고개 숙여 통과한
다. 매번 방문할 때마다 겸손을 배우는 순간이다. 마련해 간 물품
은 보안과에서 검열을 한 후에 만남의 장소로 가져오게 될 것이
다. 부축을 받고 2층으로 올라간다. 몇 개의 철창문을 지나며 큰
소리로 경례하는 경비병들의 모습에서 잠시 군대 시절을 생각해
본다.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장소로 들어가니 반갑게 맞이하는
그들에게서 따뜻한 정을 느낀다. 이래서 사람의 만남이 중요하다
고 하는가 보다.
바로 간단한 예배를 드린다. 김성현 목사님의 명쾌한 말씀은
짧지만 은혜다. 오늘은 겸손을 가르치시고 있다. 지난달엔 몸이
아파 참석을 못했지만 이번엔 참석을 하여 귀한 말씀을 전해 주
시니 얼마나 감사하지... 아프지 않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는
아파 본 사람만이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귀한 말씀을 끝으로 축
도를 하시고 예배를 마친다. 곁에 있던 재소자의 말이 웃음을 짓
게 만들고 있다. "역시 여자 치마와 설교는 짧을수록 좋다니까~"
흐이그~ 생각해 보니 그건 맞는 것 같다.
예배가 끝나고 준비해 간 음식을 나누며 정다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그들이 제일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달 전에 처
음 나왔던 사람들의 눈빛엔 살기가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 많이
부드러워졌다. 한달 동안 미뤄 놨던 말을 다 하는가 보다. 아내가
참석하지 않아 안부를 묻는 사람이 많다. 소록도 봉사를 다녀오
면서 무리하여 유산기가 있어 병원에 인공유산을 시키러 갔다고
하니 모두가 가슴아파 한다. 일부러 밝히려는 건 아니었는데 이
상하게 밝히게 되었다. 걱정하는 그들을 보며 아내의 자리가 크
다는 걸 깨닫는다. 갑자기 삐삐가 진동한다. 번호를 보니 김혁님
이다. 교도관께 그 번호로 전화를 해 보시라 했더니 음성으로 넘
어 간단다.
음식을 나누며 준비한 프로그램대로 진행을 해 간다. 언제나
섹스폰 연주는 심금을 울린다. 조용히 눈을 감고 섹스폰 연주를
듣는 우리들은 하나가 되어 가고 있었다. 방문자를 위해 준비하
였다는 특송과 율동, 특히 지난달에 처음 나와 훌쩍거리던 홍렬
이는 서유석 톤으로 멋지게 찬양을 선물해 준다. 우뢰와 같은 박
수를 선물로 주는 모두... 방문자들의 노래를 들어보려고 시도를
하는 정배씨는 끝내 실패하고 말았다. 친구랑 지영이가 아는 노
래가 없다고 발뺌을 하는데 결국 포기하는 것 같다. 그들이 시간
을 진행해 가도록 배려를 한다.
이제 교도소 안에서 있을 시간은 30여분이다. 정배씨가 나에게
시간을 준다. 남자들 세계에선 의리가 가장 중요한데, 그 의리에
목숨을 걸 듯이 교도소 안에서 만난 하나님과의 의리도 지킬 줄
아는 사람들이 되자는 부탁도 해 본다. 소록도를 다녀오며 교통
사고 날 뻔한 이야기도 리얼하게 해준다. 모두들 무언가 가슴속
으론 느낌이 오는 것 같다. 눈이 보이지 않는 재소자가 청주로
이감되어 서운했지만, 무언가 사연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물어 보
지 않는다. 언젠간 알게 될 것이기에...
섹스폰 연주에 맞춰 모두 통성기도를 잠시 한다. 어느새 눈물
바다가 되어 있는 만남의 자리다. 사람의 본질은 선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는 모습들이 얼마나 아름다
운지... 마지막으로 김성현 목사님의 기도를 받고 우리들은 자리
에서 일어서고 있다. 한사람 한사람 악수를 나누며 건강하시라
당부하고, 지난달에 나오고 이번에 나온 재소자들껜 인상이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인사를 나눈다. 철문을 지나 다시 나오는 발걸음
은 무심하다. 신분증을 다시 찾아 들고 밖으로 나온다. 하늘을 한
번 쳐다본다. 갑자기 내 눈에 안개가 끼어 버렸다. 누군가가 보고
싶어서....
2000/6/16
부천에서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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