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소록도] 소록도 일기 1

자오나눔 2007. 1. 17. 12:03
      소록도...
      부천과는 결코 가깝지 않는 거리다. 그렇지만 가야 한다. 왜냐
   면 우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지인들의 도
   움으로 자선 음악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니 소록도 겨울 난방
   비도 생긴다. 덩달아  비바람에 낡아 버린 문도  알루미늄 샷슈로
   고쳐 줄  기금도 마련되었다.  떠나기 전에 그분들께  조금이라도
   더 가지고  가려고 겨울옷과  생필품을 모았다. 네티즌들의  힘이
   컸다. 어떤 분은  아직 인사도 나눠 보지  못했다. 본인을 밝히길
   꺼려하며 보내 준 물품들을 정리하는 우리들도 바쁘다.

      11월 5일
      저녁 예배를 마치고 나머지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아내의 얼
   굴이 이상하다. 왜 그러느냐 했더니,  아들(준열)이 어떤 중학생이
   묘기 부리는  킥보드에 머리를 맞아서 피가  나는데 병원에 가야
   한다는 것이다. 병원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무척 길다.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아이를 데려가지  말까? 이제 9살이지만
   5살 때부터 자연스럽게 소록도 주민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
   들어 주었는데 이제는  녀석이 더 가고 싶어  안달이다. 현장학습
   신청서를 학교에  제출하고 소록도에  데려가기로 했는데 녀석이
   머리를 다쳤으니... 병원에서 몇 바늘 꿰매고  돌아온 녀석은 놀랬
   나 보다.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품에 안고 기도를 해 주니 녀석
   이 맘이 놓였나 보다. 소록도에 갈거냐고 물었더니 간단다. "아플
   텐데?" "병원에서 약 타 왔어요~" 그래... 천상 나눔이 아들이다.

      함께 방문하기로  했던 두분이 개인  사정으로 동참을 못하게
   됐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참석해 보라고 위로를 드린다. 싣고
   갈 짐들을 나눔 사무실에서  1층으로 내리고 있는 아내와 전도사
   님, 제법 푸짐하다. 어쩌면  다 싣고 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방문할 일행이 약속한 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모였다. 그사
   랑 교회 윤건주 목사님이 차를 끌고 오시고,  개봉동에 사시는 진
   혜섭님도 택시에 옷을 싣고 도착하셨다.  그레이스 승합차에 짐을
   싣는다. 구석구석에 조금이라도  더 싣고 가려고 짐을  정리해 본
   다. 장거리를  이동하니 자리가  편해야 한다며 널널하게  자리를
   남겨 주시는  윤목사님. 강호준님이 도착한다. 이제  모두 모였다.
   준열이 포함하여 6명이다.  두사람이 더 참석했더라면 조금  비좁
   게 이동을 했을 것 같다. 널널한 자리를  주시려는 주님의 뜻이리
   라.
      윤목사님께 출발 기도를  부탁한다. 드디어 출발이다. 이번 방
   문때는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좋아하는 아내를  본다. 그동
   안 부지런히 남편 보필하며  장거리 운전을 해 왔던 아내의 고충
   을 조금은 이해를  할 것 같다. 밤이 깊어 새벽이  되어도 설레이
   는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일행들. 막히지  않는 하행길과 비
   교되는 상경길은 엄청  막힌다. 가을 단풍 구경을  갔다가 상경하
   는 사람들일까? 윤목사님과 호준님이 서로 교대하던 운전석에 아
   내가 앉았다. 새벽이 되니 피곤 할거라며 운전을  교대해 주는 아
   내... 작은 배려를 아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