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내리는 비는 내일부터 추워질 거라는 것을 미리 알
려 주는 듯 하다. 남들은 무섭다며, 아니면 부담된다며 꺼리는 교
도소 사역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내가 믿음이 좋아서도 아니
요, 그들을 교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도 아니다. 단지 내가
장애인이라 그들이 무언가 스스로 느끼며 조금씩 변해 가고 있다
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부터 담임 목사님께 이번 교도소 방문에 동참해 달라
고 부탁을 했기에 말씀을 전하는 부담은 없다. 두 대의 차에 나
눠타고 부지런히 안양 교도소를 행해 달린다. 처음 따라가는 몇
분은 두려운가 보다. 검문소를 지나 교육관에서 그들을 만날 때
까지는 변하지 않는 코스다. 이제는 익숙해 졌지만 98년에 처음
방문했던 때를 생각해 보니 웃음이 나온다. 떨리는 마음을 진정
시키며 교도소로 들어갔던 그날... 그때는 교도소가 무척 춥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교육관에 도착하니 파란 죄수복을 입은 그들이 가득하다. 이
번 모임에는 더 많은 재소자들이 나온 것 같다. 그사이 재소자가
더 늘었다는 생각이 들어 아쉽다. 간단한 예배를 드린다. 땅에 것
에 집착하다 보면 죄를 짓게 된다는 내용으로 말씀을 전하신다.
하늘에 소망을 두고 열심히 살아가자는 말씀이다. 예배를 마치고
준비해 간 다과를 차린다. 점심을 먹고 나오는 그들이라 다과만
준비해도 된다. 다과상이 차려지는 시간 동안 섹소폰 연주와 하
모니카 연주, 그들이 준비한 특송, 부목사님의 특송까지 듣는다.
언제나 커피는 인기가 최고다. 부지런히 커피를 타 나르는 여자
분들. 생과자와 과일이 식탁에 수북히 놓여 있건만 금방 다시 커
피를 달라고 한다.
지난달에 약속했던 성경 암송 대회를 했다. 총 6팀이 출전했
는데 수상은 4팀만 한다. 물론 참가한 재소자 전체에게 비누 2장
씩 배당이 된다. 1등 팀에게만 영치금을 넣어 주기로 했는데 몇
명의 재소자가 너무나 은혜롭게 말씀을 암송한다. 그들에게도 영
치금을 입금시켜 주기로 하고 명단과 함께 지장을 받은 서류를
받는다. 나가면서 민원실에서 입금시켜 주면 된다. 2등부터 4등
팀에게는 그들이 필요한 생활 용품을 전해 준다. 조금이라도 변
해 보려는 그들의 모습이 보인다. "사람은 변해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다."는 메시지를 그들에게 전해 본다.
이번에는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30분 단축됐다. 교도소 교
정 위원들의 위촉장 수여식이 있기 때문이다. 담임 목사님 일행
은 먼저 돌아가시게 하고 행사장으로 아내의 부축을 받으며 이동
한다. 계단과 바닥이 미끄럽다. 아찔하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각
계 각층에서 재소자들을 위해 애쓰는 분들이 모였다. 19년째 사
역을 하고 있는 어느 老교수님을 뵙고 많은 도전을 받는다. 안양
이 고향이라는 어느 큰스님, 신부님, 목사님들... 세계 기능 올림
픽에서 양복 재단 부분에서 금메달을 따신 분도 그림자처럼 사역
을 하고 계셨다. 많은 배움을 주실 분들이다. 열심히 배우며 그들
과 함께 사역을 이끌어 가야겠다. 행사를 마치고 잠시 토론의 시
간을 가졌다. 조용히 그들의 대화를 듣는다.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밖으로 나오는데 아직도 비
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이 비가 그치면 더 추워질텐데... 겨울
이 두려운 사람들을 생각한다. 아직도 하늘엔 구름이 가득하다.
저 구름도 언젠간 없어지고 맑은 하늘이 보이겠지. 그들의 인생
도 언젠간 반드시 밝은 날이 오리라. 꼭 오리라.
2000.11.10
부천에서 나눔
려 주는 듯 하다. 남들은 무섭다며, 아니면 부담된다며 꺼리는 교
도소 사역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내가 믿음이 좋아서도 아니
요, 그들을 교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도 아니다. 단지 내가
장애인이라 그들이 무언가 스스로 느끼며 조금씩 변해 가고 있다
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부터 담임 목사님께 이번 교도소 방문에 동참해 달라
고 부탁을 했기에 말씀을 전하는 부담은 없다. 두 대의 차에 나
눠타고 부지런히 안양 교도소를 행해 달린다. 처음 따라가는 몇
분은 두려운가 보다. 검문소를 지나 교육관에서 그들을 만날 때
까지는 변하지 않는 코스다. 이제는 익숙해 졌지만 98년에 처음
방문했던 때를 생각해 보니 웃음이 나온다. 떨리는 마음을 진정
시키며 교도소로 들어갔던 그날... 그때는 교도소가 무척 춥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교육관에 도착하니 파란 죄수복을 입은 그들이 가득하다. 이
번 모임에는 더 많은 재소자들이 나온 것 같다. 그사이 재소자가
더 늘었다는 생각이 들어 아쉽다. 간단한 예배를 드린다. 땅에 것
에 집착하다 보면 죄를 짓게 된다는 내용으로 말씀을 전하신다.
하늘에 소망을 두고 열심히 살아가자는 말씀이다. 예배를 마치고
준비해 간 다과를 차린다. 점심을 먹고 나오는 그들이라 다과만
준비해도 된다. 다과상이 차려지는 시간 동안 섹소폰 연주와 하
모니카 연주, 그들이 준비한 특송, 부목사님의 특송까지 듣는다.
언제나 커피는 인기가 최고다. 부지런히 커피를 타 나르는 여자
분들. 생과자와 과일이 식탁에 수북히 놓여 있건만 금방 다시 커
피를 달라고 한다.
지난달에 약속했던 성경 암송 대회를 했다. 총 6팀이 출전했
는데 수상은 4팀만 한다. 물론 참가한 재소자 전체에게 비누 2장
씩 배당이 된다. 1등 팀에게만 영치금을 넣어 주기로 했는데 몇
명의 재소자가 너무나 은혜롭게 말씀을 암송한다. 그들에게도 영
치금을 입금시켜 주기로 하고 명단과 함께 지장을 받은 서류를
받는다. 나가면서 민원실에서 입금시켜 주면 된다. 2등부터 4등
팀에게는 그들이 필요한 생활 용품을 전해 준다. 조금이라도 변
해 보려는 그들의 모습이 보인다. "사람은 변해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다."는 메시지를 그들에게 전해 본다.
이번에는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30분 단축됐다. 교도소 교
정 위원들의 위촉장 수여식이 있기 때문이다. 담임 목사님 일행
은 먼저 돌아가시게 하고 행사장으로 아내의 부축을 받으며 이동
한다. 계단과 바닥이 미끄럽다. 아찔하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각
계 각층에서 재소자들을 위해 애쓰는 분들이 모였다. 19년째 사
역을 하고 있는 어느 老교수님을 뵙고 많은 도전을 받는다. 안양
이 고향이라는 어느 큰스님, 신부님, 목사님들... 세계 기능 올림
픽에서 양복 재단 부분에서 금메달을 따신 분도 그림자처럼 사역
을 하고 계셨다. 많은 배움을 주실 분들이다. 열심히 배우며 그들
과 함께 사역을 이끌어 가야겠다. 행사를 마치고 잠시 토론의 시
간을 가졌다. 조용히 그들의 대화를 듣는다.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밖으로 나오는데 아직도 비
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이 비가 그치면 더 추워질텐데... 겨울
이 두려운 사람들을 생각한다. 아직도 하늘엔 구름이 가득하다.
저 구름도 언젠간 없어지고 맑은 하늘이 보이겠지. 그들의 인생
도 언젠간 반드시 밝은 날이 오리라. 꼭 오리라.
2000.11.10
부천에서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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