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그곳을 방문했을 때는 언제나 비가 내렸다. 이번에
도 변함없이 비가 내리고 있다. 겨울에 내린 비. 비 대신 눈이 왔
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눈이
오면 도로가 막힐 것이고 많은 불편이 함께 생기리라는 생각에
머리를 흔들었다. 아내와 함께 출발 준비를 한다. 떡, 과일, 커피,
음료, 과자, 치약, 비누, 양말 등을 싣고 청주 교도소를 향해 달린
다. 청주에 사는 김은영집사와 교도소 정문에서 만나기로 했다.
내리는 비를 구경하며 청주 교도소 경비실 근처에서 은영님을 기
다린다. 약속 시간 보다 30여분 늦게 도착한 은영님을 태우고 간
단한 절차를 밟고 교도소 정문을 통과한다.
신분증을 맡기고 '교화 행사'라는 명찰을 받아 들고 교도관의
안내에 따라 이동을 한다. 철문을 지날 때마다 불안해하는 은영
님. 처음 방문이라 떨리기도 하리라. 오전에 방문할 것으로 잘못
알았던 교도관은 오전에도 '교화 행사' 준비를 하셨는가 보다. 만
남의 장소에 먼저 도착해 기다린다. 잠시 후 눈에 익은 재소자들
이 들어오고 있었다. 반가워하는 그들을 보며 한달 동안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먼저 간단한 예배를 드렸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사도 신경으
로 신앙고백을 하며 예배를 시작한다. 말씀을 마치고 주기도문으
로 예배를 마친다. 한달 전에 사도 신경과 주기도문을 암송하여
한 목소리로 예배를 드려 보자고 했는데, 모두 열심히 암송하였
는가 보다. 감사하다. 준비해 간 음식을 차리고 함께 나눈다. 교
도관이 없는 사이에 재소자 한사람이 무엇인가를 주며 빨리 주머
니에 넣으란다.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이상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교도소에서 배운 도장 파는 기술로, 나와 아내, 미양님 도장을 파
서 수줍게 선물한 것이다.
다과를 나누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교도소에는 내복
의 사이즈가 105까지만 나오기에, 덩치가 큰 본인은 입을 수 없
다며 115짜리 내복을 구해 줄 수 있느냐는 부탁에 고개를 끄덕이
고 말았다. 옷에 몸을 맞춰 입으라고 했지만 다음달엔 마련해 가
야겠다. 하모니카로 찬양을 불러 준다. 마지막엔 모두 아는 '사랑
으로'를 합창한다. 다음엔 악보를 마련해 와서 찬양을 가르쳐 달
라는 그들의 부탁을 들으니 힘이 난다. 기타를 들고 가서 함께
찬양을 부르는 시간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12월 방문 때는 생일
케이크를 마련하여 가련다. 자기의 생일을 잊어 가고 있는 그들
에게 한꺼번에 생일 파티를 해 주고 싶다.
시간이 너무나 잘 간다. 약속된 시간이 다 지났다. 이젠 교도
소를 나와야 한다. 아직도 비는 줄기차게 내리고 있다. 누구의 눈
물인가.... 교도소를 나와 이제야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이제 집
에 도착하면 밤 9시가 넘어 갈 것 같다. 도로가 막히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하루가 하늘만큼 무겁게 지나갔다. 이 비가 그치면 추
워지리라. 마음만이라도 따뜻하게 보내는 그들이 되길 기도해 본
다.
2000.11.16
부천에서 나눔
도 변함없이 비가 내리고 있다. 겨울에 내린 비. 비 대신 눈이 왔
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눈이
오면 도로가 막힐 것이고 많은 불편이 함께 생기리라는 생각에
머리를 흔들었다. 아내와 함께 출발 준비를 한다. 떡, 과일, 커피,
음료, 과자, 치약, 비누, 양말 등을 싣고 청주 교도소를 향해 달린
다. 청주에 사는 김은영집사와 교도소 정문에서 만나기로 했다.
내리는 비를 구경하며 청주 교도소 경비실 근처에서 은영님을 기
다린다. 약속 시간 보다 30여분 늦게 도착한 은영님을 태우고 간
단한 절차를 밟고 교도소 정문을 통과한다.
신분증을 맡기고 '교화 행사'라는 명찰을 받아 들고 교도관의
안내에 따라 이동을 한다. 철문을 지날 때마다 불안해하는 은영
님. 처음 방문이라 떨리기도 하리라. 오전에 방문할 것으로 잘못
알았던 교도관은 오전에도 '교화 행사' 준비를 하셨는가 보다. 만
남의 장소에 먼저 도착해 기다린다. 잠시 후 눈에 익은 재소자들
이 들어오고 있었다. 반가워하는 그들을 보며 한달 동안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먼저 간단한 예배를 드렸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사도 신경으
로 신앙고백을 하며 예배를 시작한다. 말씀을 마치고 주기도문으
로 예배를 마친다. 한달 전에 사도 신경과 주기도문을 암송하여
한 목소리로 예배를 드려 보자고 했는데, 모두 열심히 암송하였
는가 보다. 감사하다. 준비해 간 음식을 차리고 함께 나눈다. 교
도관이 없는 사이에 재소자 한사람이 무엇인가를 주며 빨리 주머
니에 넣으란다.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이상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교도소에서 배운 도장 파는 기술로, 나와 아내, 미양님 도장을 파
서 수줍게 선물한 것이다.
다과를 나누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교도소에는 내복
의 사이즈가 105까지만 나오기에, 덩치가 큰 본인은 입을 수 없
다며 115짜리 내복을 구해 줄 수 있느냐는 부탁에 고개를 끄덕이
고 말았다. 옷에 몸을 맞춰 입으라고 했지만 다음달엔 마련해 가
야겠다. 하모니카로 찬양을 불러 준다. 마지막엔 모두 아는 '사랑
으로'를 합창한다. 다음엔 악보를 마련해 와서 찬양을 가르쳐 달
라는 그들의 부탁을 들으니 힘이 난다. 기타를 들고 가서 함께
찬양을 부르는 시간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12월 방문 때는 생일
케이크를 마련하여 가련다. 자기의 생일을 잊어 가고 있는 그들
에게 한꺼번에 생일 파티를 해 주고 싶다.
시간이 너무나 잘 간다. 약속된 시간이 다 지났다. 이젠 교도
소를 나와야 한다. 아직도 비는 줄기차게 내리고 있다. 누구의 눈
물인가.... 교도소를 나와 이제야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이제 집
에 도착하면 밤 9시가 넘어 갈 것 같다. 도로가 막히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하루가 하늘만큼 무겁게 지나갔다. 이 비가 그치면 추
워지리라. 마음만이라도 따뜻하게 보내는 그들이 되길 기도해 본
다.
2000.11.16
부천에서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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