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하는 사랑이 아름답다는 말이 가슴으로 다가오는 나날입니다.
폭설과 한파로 온통 정신이 없습니다. 수도 계량기가 얼어서 물이 나
오지 않는다는 소리는 이제는 낯설게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올 겨울
은 유난히 추운 것 같습니다. 없는 사람이 살기에는 여름이 좋다고 하
는데, 이렇게 추우니 서민들의 한숨이 하늘을 울리는가 봅니다.
폭설로 일주일째 길이 막혀 방문자도 없고, 부식 조달도 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이번 봉사는 소금창고 팀이 가
기로 했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오나눔 팀이 동참을 하
게 됩니다.
은정 자매와 아내는 봉사 가기 하루 전날 저녁에 부식을 준비합니
다. 이것저것 준비를 했다는데 푸짐하다고 합니다. 함께 집으로 온 아
내와 은정 자매, 추운데 수고했다는 인사를 나누며 저녁밥을 먹습니다.
부족한 부분을 몇 가지 챙겨 주고 내일 사랑의 집에서 만나기로 하고
하루를 마감합니다.
운전을 해주실 정기회 집사님이 일찍 집으로 옵니다. 함께 차를 타
고 가게로 나가 결식 노인들께 무료 급식을 하고 있는 아내를 격려합
니다. 엄청 추운 날씨에도 식사하러 오시는 어른들을 보면 시골이 그
립기도 합니다. 시골에는 밥 굶는 어른들은 없기 때문입니다.
수도가 얼어 녹이다 봉사 갈 시간이 다되어 차에 부식을 싣고 사랑
의 집으로 달려갑니다. 차에는 정집사님, 큰샘물, 나눔, 연진, 준열이가
탔습니다. 가다가 늘감사를 태우고 가야 합니다. 소사고등학교 건너편
에서 늘감사를 태우고 부지런히 달려갑니다.
은정 자매가 사랑의 집에 다와 간다며 전화가 왔습니다. 20분 안에
도착할거라며 먼저 가고 있으라고 합니다. 부지런히 달려 사랑의 집
아래에 도착하니 은정 자매가 길을 헤매고 있습니다. 추운 날씨에 눈
길에서 떨고 있더니 우리를 보니 무척 반가운가 봅니다. 함께 차에 타
고 골목길을 다시 올라갑니다.
은행나무 아래에는 엄청 많은 눈이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았다는 증거가 그대로 보이고 있습니다. 이른 새벽에 새벽 기
도를 드리러 교회에 갈 때 수북히 쌓인 눈을 밟고 갈 때는 참 기쁩니
다. 저 눈을 밟으면 그때 그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라는 짧은 생각
을 해 봅니다. 일행은 차에 가득 실은 부식을 들고 사랑의 집안으로
들어갑니다. 너무나 반가워하는 그들, 어느 친구는 환성을 지르며 반깁
니다. 그러나 더 반가워하는 사람은 장애인 친구들을 보살피며 살고
있는 간사님입니다. 일주일간 길이 막혀 부식 때문에 힘들어했기에 더
반가워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사람의 방문자가 있습니다. 아마 친구들과 찬양을 하며 놀았는
가 봅니다. 아내와 늘감사, 연진이는 주방으로 가서 마련해 간 부식을
다듬고 있습니다. 이미 점심 시간은 지났기에 저녁 반찬을 만들어 놓
고 가려는 작은 배려지요. 누군가가 그랬다지요? 일하는 손이 아름답
다고요. 정말 그렇습니다. 일하는 분들의 손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친구들에게 눈오는 날에 있었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해줍니다.
아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옷을 모두 벗어 아이에게 덮어 주고 본인
은 얼어죽었다는 어느 엄마의 사랑 이야기... 누구나 아는 이야기지만
사랑의 집 친구들은 눈물을 글썽입니다. 누구보다 찬양을 좋아하는 친
구들께 찬양을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은정 자매를 불러 찬양을 부탁합니다. 얼떨결에 불려 나온 은정 자
매도 한곡 부르고, 연진이도 한곡 부릅니다. 방문하기로 약속했던 충
용, 정회, 효연이도 도착했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워 빨래터에 수도가
얼었습니다. 빨래는 다음주에 와서 해 주기로 합니다. 부식을 만들어
놓고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나누고 오는 것도 사랑이라는 생각을 했
습니다.
늦게 도착한 일행들도 앞으로 불러냅니다. 함께 찬양을 하며 즐거
운 시간을 나눕니다.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친구들이 즐거워하며
비틀비틀 춤을 춥니다. 좋다는 표현으로 괴성을 지릅니다. 아무것도 모
르는 정신 지체도 있지만, 그래도 그들도 사랑은 압니다. 자기들을 사
랑해 주는 사람들은 압니다. 본능인가 봅니다. 그러나 그들의 눈동자는
너무나 맑습니다. 아마 그들의 마음도 그렇게 맑으리라 생각합니다.
6년째 방문하는 사랑의 집이지만 변한 게 별로 없습니다. 장애인
친구들만 더 컸고 나이를 먹었을 뿐입니다. 아! 또 있습니다. 그들이
주기도문을 외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노래로 흥얼거리는 짧은 기도문
은 할 수 있습니다. 대견합니다.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감사가 나옵니
다.
주방에서는 연신 눈물을 닦아 내는 여자들이 있습니다. 슬퍼서 우
는 모습이 아닙니다. 며칠간 쓸 수 있는 대파를 얇게 썰어 놓느라 매
워서 흘리는 눈물입니다. 어느새 맛있는 시금치가 버무려집니다. 생미
역이 데쳐지고, 봄 동과 콩나물이 요리하기 좋게 다듬어 집니다. 역시
여자들의 손은 대단합니다. 그 많은 부식이 어느새 다 다듬어지고 나
물이 되고 있습니다.
준비해 간 과일을 그릇에 담아 내 놓고 함께 간식 시간을 갖습니
다. 서로 먹여 주는 그들을 보면서 이미 이들의 마음에는 천국이 있다
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우리들도 그들에게 배
우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누는 맛을 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차가 들어 올 수 있다는 소식을 들은 봉사자들이 몇 팀 찾아 왔습
니다. 그들에게 자리를 내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떠날 준비를 하는
데 멀리 평택에서 하날님이 도착했습니다. 청주에 내려가면서 일부러
들렸습니다. 모두가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차에 올라 각자의 소감을 들어봅니다.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이 나
오고 있습니다. 아... 모두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입니다. 마음이 차가운
사람에게서는 차가운 말이 나오고, 날카로운 사람에게서는 날카로운
말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중간에 개봉역에 들려 하날님을 내려 드리고
부천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토론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이제 5일 후면 빨래를 하러 다시 옵니다. 힘을 비축해
놔야겠습니다. 모두가 사랑입니다.
2001.1.13
부천에서 나눔
폭설과 한파로 온통 정신이 없습니다. 수도 계량기가 얼어서 물이 나
오지 않는다는 소리는 이제는 낯설게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올 겨울
은 유난히 추운 것 같습니다. 없는 사람이 살기에는 여름이 좋다고 하
는데, 이렇게 추우니 서민들의 한숨이 하늘을 울리는가 봅니다.
폭설로 일주일째 길이 막혀 방문자도 없고, 부식 조달도 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이번 봉사는 소금창고 팀이 가
기로 했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오나눔 팀이 동참을 하
게 됩니다.
은정 자매와 아내는 봉사 가기 하루 전날 저녁에 부식을 준비합니
다. 이것저것 준비를 했다는데 푸짐하다고 합니다. 함께 집으로 온 아
내와 은정 자매, 추운데 수고했다는 인사를 나누며 저녁밥을 먹습니다.
부족한 부분을 몇 가지 챙겨 주고 내일 사랑의 집에서 만나기로 하고
하루를 마감합니다.
운전을 해주실 정기회 집사님이 일찍 집으로 옵니다. 함께 차를 타
고 가게로 나가 결식 노인들께 무료 급식을 하고 있는 아내를 격려합
니다. 엄청 추운 날씨에도 식사하러 오시는 어른들을 보면 시골이 그
립기도 합니다. 시골에는 밥 굶는 어른들은 없기 때문입니다.
수도가 얼어 녹이다 봉사 갈 시간이 다되어 차에 부식을 싣고 사랑
의 집으로 달려갑니다. 차에는 정집사님, 큰샘물, 나눔, 연진, 준열이가
탔습니다. 가다가 늘감사를 태우고 가야 합니다. 소사고등학교 건너편
에서 늘감사를 태우고 부지런히 달려갑니다.
은정 자매가 사랑의 집에 다와 간다며 전화가 왔습니다. 20분 안에
도착할거라며 먼저 가고 있으라고 합니다. 부지런히 달려 사랑의 집
아래에 도착하니 은정 자매가 길을 헤매고 있습니다. 추운 날씨에 눈
길에서 떨고 있더니 우리를 보니 무척 반가운가 봅니다. 함께 차에 타
고 골목길을 다시 올라갑니다.
은행나무 아래에는 엄청 많은 눈이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았다는 증거가 그대로 보이고 있습니다. 이른 새벽에 새벽 기
도를 드리러 교회에 갈 때 수북히 쌓인 눈을 밟고 갈 때는 참 기쁩니
다. 저 눈을 밟으면 그때 그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라는 짧은 생각
을 해 봅니다. 일행은 차에 가득 실은 부식을 들고 사랑의 집안으로
들어갑니다. 너무나 반가워하는 그들, 어느 친구는 환성을 지르며 반깁
니다. 그러나 더 반가워하는 사람은 장애인 친구들을 보살피며 살고
있는 간사님입니다. 일주일간 길이 막혀 부식 때문에 힘들어했기에 더
반가워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사람의 방문자가 있습니다. 아마 친구들과 찬양을 하며 놀았는
가 봅니다. 아내와 늘감사, 연진이는 주방으로 가서 마련해 간 부식을
다듬고 있습니다. 이미 점심 시간은 지났기에 저녁 반찬을 만들어 놓
고 가려는 작은 배려지요. 누군가가 그랬다지요? 일하는 손이 아름답
다고요. 정말 그렇습니다. 일하는 분들의 손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친구들에게 눈오는 날에 있었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해줍니다.
아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옷을 모두 벗어 아이에게 덮어 주고 본인
은 얼어죽었다는 어느 엄마의 사랑 이야기... 누구나 아는 이야기지만
사랑의 집 친구들은 눈물을 글썽입니다. 누구보다 찬양을 좋아하는 친
구들께 찬양을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은정 자매를 불러 찬양을 부탁합니다. 얼떨결에 불려 나온 은정 자
매도 한곡 부르고, 연진이도 한곡 부릅니다. 방문하기로 약속했던 충
용, 정회, 효연이도 도착했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워 빨래터에 수도가
얼었습니다. 빨래는 다음주에 와서 해 주기로 합니다. 부식을 만들어
놓고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나누고 오는 것도 사랑이라는 생각을 했
습니다.
늦게 도착한 일행들도 앞으로 불러냅니다. 함께 찬양을 하며 즐거
운 시간을 나눕니다.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친구들이 즐거워하며
비틀비틀 춤을 춥니다. 좋다는 표현으로 괴성을 지릅니다. 아무것도 모
르는 정신 지체도 있지만, 그래도 그들도 사랑은 압니다. 자기들을 사
랑해 주는 사람들은 압니다. 본능인가 봅니다. 그러나 그들의 눈동자는
너무나 맑습니다. 아마 그들의 마음도 그렇게 맑으리라 생각합니다.
6년째 방문하는 사랑의 집이지만 변한 게 별로 없습니다. 장애인
친구들만 더 컸고 나이를 먹었을 뿐입니다. 아! 또 있습니다. 그들이
주기도문을 외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노래로 흥얼거리는 짧은 기도문
은 할 수 있습니다. 대견합니다.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감사가 나옵니
다.
주방에서는 연신 눈물을 닦아 내는 여자들이 있습니다. 슬퍼서 우
는 모습이 아닙니다. 며칠간 쓸 수 있는 대파를 얇게 썰어 놓느라 매
워서 흘리는 눈물입니다. 어느새 맛있는 시금치가 버무려집니다. 생미
역이 데쳐지고, 봄 동과 콩나물이 요리하기 좋게 다듬어 집니다. 역시
여자들의 손은 대단합니다. 그 많은 부식이 어느새 다 다듬어지고 나
물이 되고 있습니다.
준비해 간 과일을 그릇에 담아 내 놓고 함께 간식 시간을 갖습니
다. 서로 먹여 주는 그들을 보면서 이미 이들의 마음에는 천국이 있다
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우리들도 그들에게 배
우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누는 맛을 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차가 들어 올 수 있다는 소식을 들은 봉사자들이 몇 팀 찾아 왔습
니다. 그들에게 자리를 내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떠날 준비를 하는
데 멀리 평택에서 하날님이 도착했습니다. 청주에 내려가면서 일부러
들렸습니다. 모두가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차에 올라 각자의 소감을 들어봅니다.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이 나
오고 있습니다. 아... 모두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입니다. 마음이 차가운
사람에게서는 차가운 말이 나오고, 날카로운 사람에게서는 날카로운
말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중간에 개봉역에 들려 하날님을 내려 드리고
부천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토론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이제 5일 후면 빨래를 하러 다시 옵니다. 힘을 비축해
놔야겠습니다. 모두가 사랑입니다.
2001.1.13
부천에서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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