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안양교도소] 어디로 가나

자오나눔 2007. 1. 17. 12:42
설을 앞두고 방문하는 교도소. 오매불망 담 밖을 갈망하고 있을 그들에게 고향의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 시간이라 지혜롭게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기타를 새로 선물 받았는데 교도소에 있는 재소자들과 함께 찬양하며 은혜의 시간을 나누는데 쓰이게 되어 또 다른 기쁨이 있다는 풋내기 목사님. 얼마 전에 나눔 사무실을 방문하여 귀한 시간을 가졌던 평촌 남서울 교회의 민국주 강도사님. 나와 아내, 그리고 미룡님. 이렇게 안양교도소를 방문하게 된다. 교도소 안에 갇혀 있는 그들을 위해 무언가 마련해 가야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아내는 알아서 준비를 해 준다. 설떡과 통닭까지 알아서 준비해주는 아내가 고맙기만 하다.

  교도소 방침이 바뀌면서 재소자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30분 정도 단축 되었다. 그래서 미리 도착하여 그들과의 시간을 보내려고 서두른다. 풋내기 목사님이 약속시간에 도착하셨다. 미리 도착한 미룡님, 그리고 아내와 함께 안양교도소를 향해 출발한다. 교도소 행사를 마치고 고향에 설 쇠러 간다는 이야기부터, 요즘 생활이 어쩌고 등 이야기거리가 많다. 교도소 정문에서 민국주 강도사님을 태우고 경비초소를 지나 15척 담이 막고 있는 교도소로 간다. 교화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간단한 신고만 한다. 이윽고 마중을 나오신 교도관. 반가운 해후가 이루어진다.

  교육관에 미리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는 재소자들과 손을 흔들며 반가움을 표한다. 방문자들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풋내기 목사님의 인도로 예배가 시작된다. 감칠 맛 나는 설교가 시선 집중을 만들고 있다. 마음의 평안을 원하는지 찬송가도 평안과 관계되는 것만 부르고 있는 그들. 설 밑이라 마음이 심란해서일까. 교도소에서의 예배는 길지 않다. 짧은 설교로 핵심만 전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그들과 친교의 시간을 보내는데 배려를 한다.
  준비해 간 음식이 차려지고 서로가 챙겨주며 음식을 나눈다. 부지런히 음식을 담아 나르고 있는 방문자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하는 회원들이 감사하다. 봉사는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섬기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몸으로 실천하시는 분들이다. 감사하다. 기타를 치며 함께 찬양하는 풋내기 목사님. 처음 방문하는 교화 행사지만 열심히 나누는 민강도사님. 아내와 미룡님도 열심으로 섬기고 있다.

  부족한 시간이지만 알차게 보내야 한다. 거저 왔다가 거저 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무언가 남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재소자와 방문자들과의 대화가 시작된다. 교도소 안에서는 모두가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그들. 그들에게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출소하여 열심히 살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수많은 유혹이 몰려와도 과감히 뿌리치고 현실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희망을 갖도록 한다. 2월에 출소할 분을 위해 축복의 노래도 불러주고, 그를 위해 전체가 통성기도를 해 주는 시간도 갖는다. 무엇을 위함인가. 무엇을 위해 그렇게 해야 하는 가. 그것은 우리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에 하는 것이다.
 시간은 참 빨리 지나간다. 시계 바늘을 멈추게 하고 싶다. 그래도 정해진 시간에 일정을 마쳐야 한다. 그것이 그들을 위한 방법이기에... 다음 달에 또 찾아 오겠노라고 약속을 하고, 풋내기 목사님의 마무리 기도로 교도소 교화행사를 마무리 한다. 비록 교도소 안이지만 본향에 돌아갈 때는 무언가 선물을 가지고 갈 수 있는 그들이 되기를 기도하며 무거운 철창문을 열고 있다.

  20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