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사랑의 집] 그곳

자오나눔 2007. 1. 17. 12:48
    사랑의 집을 연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수령이 500년 된 할머니 은행나무와 조립식 판넬이 몇 개 붙어 있고, 지붕에는 검정색 망이 덮여 있는 예배당 겸, 식당 겸, 교육관이다. 그렇게 세월의 흐름과 함께 경기도 광명시 광명 7동 도덕산 자락에 둥지를 틀고 수많은 만남을 가져왔었다. 세상의 풍조가 나날이 갈림으로 인해 이제는 지역 주민의 민원과 땅 주인의 비협조로 그곳을 떠나야 할 처지에 있다. 그래서 이곳 저곳에 땅을 알아보러 다니는데 60여명의 대가족이 이동할 장소가 마땅치 않은가 보다. 믿음의 공동체인 만큼 기도는 하고 있지만 고민이 되는가 보다.

    어느 시설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열악한 환경이기에 우선 먹고 살아가는데 급급하게 되는 가 보다. 산 입에 거미줄 치겠느냐는 속담도 있지만 자립의 터전이 없는 곳은 순전한 후원금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짐승처럼 단순하게 수용하는 것이 아닌 사람의 관계이기에 조금이라도 더 깔끔하게 살아가 보려는 현장의 사람들은 오늘도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마음대로 배설을 처리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이 많은 곳에는 지린내가 나게 된다. 그래서 날마다 목욕을 하는 장애인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봉사자가 많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다. 무엇보다 내 일이라는 생각으로 지속적으로 봉사를 해 주는 사람들이 부족하기에 어떤 프로그램을 새로 도입하기가 주저해 지는 것이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의 애로점이다.

    그들이 살아가는데는 여러 가지 필수 조건이 있겠지만, 우리들이 그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이곳 저곳을 많이 다니고 있지만, 그들이 보았을 때는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봉사자일 수도 있다. 그래도 감사함으로 사역을 해 나가는 우리 자오 가족에게 갈채를 보낸다. 이번에도 영의 양식과 육의 양식이 함께 하게 된다. 주방에서는 아내와 미룡, 제이비님이 오늘 점심은 경양식으로 대접한다며 부지런히 일을 하고 계시다. 부족한 봉사자로 인해 힘들만도 한데 힘듦을 표현하지 않고 즐겁게 일을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나는 사랑의 집 친구들과 함께 예배를 드린다. 풋내기 목사님이 춘천 나눔의 동산에서 했던 설교지만 내가 재연해서 함께 나눈다. 스바냐 3:17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 전능 자시라 그가 너로 인하여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즐거이 부르며 기뻐 기뻐하시리라"는 본문으로 말씀을 전한다. 천하에 더럽고 쓸 곳이 없다는 개똥도 민들레 씨 한 개가 떨어지니 자기의 모든 영양분을 민들레가 싹을 틔우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데 사용하고 자기는 흔적 없이 사라지는... 개똥이 개똥으로 있을 때는 더럽다고 모두 피했지만, 개똥이 희생되어 아름다운 민들레꽃을 피웠을 때는 벌 나비가 날아들고 길을 지나던 사람들도 고개 숙여 냄새를 맡아보고 가는...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방법이 다르지만, 하나님이 사랑하시며 기뻐하시는 모습을 설명해 주는 것으로 예배를 마친다. 부평 백마장 교회에서 종이 접기 교육을 해 주러 오셨다. 서툴지만 한 개씩 만들어 가는 그들을 보며 체계적인 교육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식사시간이 제일 조용하다. 감사 기도를 마치자 서로가 방긋 웃어 가며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기 좋다. 비록 땅에 흘리면 얼른 주어 먹는 모습일지라도 자기 스스로 해 보려는 모습이 보여서 좋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에게 와서 맛있게 먹었다며 인사하는 모습이 지난번과는 달라졌다. 감사를 표현하는 법을 교육시켰나 보다. 현장에서 뛰고 있는 분들과 열띤 토론의 시간을 가진다. 가장 귀한 일을 하고 계시는 그들이 칭찬 받는 세상이 그립다.
2002.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