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춘천] 사랑으로

자오나눔 2007. 1. 17. 12:54
사랑으로....  

    그녀를 처음 보는 사람은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천상 법 없이도 살 사람같다'는 그런 느낌 말이다. 그녀는 항상 웃는 얼굴이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예수의 사랑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연약한 여자 혼자의 몸으로 장애인 공동체를 이끌어 간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고생이겠구나..'라는 안타까움이 마음을 잡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기도의 사람이 되었다. 연약하여 할 수 없기에 하나님께 기도하며 도움을 바라며 살아왔다. 그러면서 훌륭하게 공동체의 살림을 꾸려왔다.

    춘천 나눔의 동산, 거기에는 46명의 여성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다. 정신지체, 치매, 지체장애, 버림받은 아이들 등, 한눈에 몸이 불편함을 알 수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10년전에 버림받은 고아들을 데려다 대학교까지 마치게 하는 억척 엄마이기도 하다. 이제는 그 아이들이 자라서 훌륭한 봉사자의 역할도 해 주고 있다. 학생들은 방학이 되면 자연스럽게 자기가 자랐던 나눔의 집으로 돌아 온다. 마치 친정집에 찾아가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때부터 두 팔의 옷 소매를 걷어 올리고 장애인들을 돌본다. 그렇게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다. 그곳이 춘천 나눔의 동산이다.

    김재숙 원장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내년부터는 우리도 장애인 공동체를 이끌어 가야할 사명이 있기에 먼저 시작한 선배들께 조금이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을 한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녀에게 처음 온 할머님은 치매가 심하게 온 분이셨다. 하루에 열번 정도는 대소변을 그냥 싸버려 목욕을 시키고 옷을 갈아 입히며, 사랑으로, 오직 사랑으로 그녀를 섬기기 1년 후, 이번에는 온통 악으로 차 있는 정신지체 태숙이를 보내주신다. 정말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난폭하고 답답했던 그녀와 살아가는데는 오직 기도의 힘이었다. 먼저 들어 온 할머님을 두들겨 패는 태숙이, 입에서는 온갖 저주의 말이 터져 나오던 태숙이를 오직 예수님의 사랑으로 감싸 안은지 1년, 합해서 2년이 지난 후부터 다른 장애인들이 들어 오더란다.

    워낙 두사람으로부터 훈련을 받은 김재숙 원장은 다른 장애인들을 돌보는건 식은죽 먹기보다 더 쉽더란다.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자연스럽게 조치를 취할 수 있을만큼 여유도 생기더란다.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라며 주님께 영광을 돌리는 그녀를 보며 내 마음에 감동의 물결이 파도치는 것은 당연지사. 매월 들어온 후원금은 그달에 모두 소화를 시킨단다. 작게 들어오면 작은대로 많이 들어 오면 많이 들어 오는대로... 학생들이 제법 있어서 사교육비도 제법 들어가는가 보다. 이렇게 공동체에 살고 있는 학생들은 배우지 말라는 법이 있겠느냐며 이렇게 한마디 하신다. "이런게 어려운 곳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일 수록 더 많이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훌륭한 사회의 일군이 되어야 합니다." 백번 지당하신 말씀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은 참 많다. 어떻게 살아가는가는 그들의 소관이지만, 그래도 나누며, 섬기며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눌 것이 없고, 섬길 수가 없다는 것은 어색하다. 그 마음에 사랑이 있고, 그 마음이 나누고 싶고, 그 마음이 섬기고 싶으면 모두 가능하다. 나누며 섬기는 것은 큰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2002.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