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옥천] 별걸 다 체험한다.

자오나눔 2007. 1. 17. 12:56
    뜨거운 여름철에는 시원한 음식이 제격이라며 사랑의 집 가족들에게 시원한 냉면을 대접하겠다며 미리 준비를 하는 아내는 비빔 냉면은 장애인들이 먹기 곤란하다며 물냉면을 해 주겠다고 하더니, 어느새 냉면육수까지 마련해 놓았다. 집에서 출발을 하려는데 아랫지방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는데 부천은 날씨가 좋다. 집에서 출발은 아침 8시 20분에 한다. 미리 준비해 놨던 컴퓨터 2대와 선풍기 4대, 컴퓨터 책상들을 싣고, 소록도 봉사를 가기 전에 준비를 해 보는 것도 좋겠다며 동참을 하게 된 유희순님과 미룡님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린다. 부지런히 달리려해도 도로는 엄청 막히고 장대같이 쏟아지는 비.... 비가 장난이 아니다.

    한참을 가는데 옆에 차들이 빵빵거리며 신호를 보낸다. 갓길에 주차하여 확인하니 오른족 뒷바퀴에 펑크가 났다. 오른쪽 뒷자리에 누가 탔더라? 오산으로 들어가서 펑크를 때우고 다시 옥천을 향해 빗속을 헤치며 달린다. 고속도로 위를 달린다. 그런데 잘 달리던 우리 카니발이 대전터널 900미터를 남기고 털털거린다. 이상해 보니 엔진오일에 불이 들어 와 있다. 아내는 단골 카센터에 전화를 하더니 다시 달린다. 5키로 정도 달리다 다시 갓길로 차를 세운다. 엔진에 이상이 생겼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처지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결국 견인차가 옥천까지 견인하여 옥천 카센터에서 견적을 뽑아보니  수리비 180만원... 으악!

    일단 침착하자. 우선 옥천 사랑의 집 장애인들에게 식사부터 해 드리고 결정하자. 조정식 목사님 차로 바꿔타고 사랑의 집으로 이동한다. 소록도 봉사 예행 연습으로 사랑의 집에 참석한 유희순 집사님, 큰샘물은 주방으로 들어가 열심히 점심 준비하시고, 나는 사랑의 집 장애인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주며 말씀을 전한다. 미룡님은 조정식 목사님과 함께 엄청 내리는 비를 맞으며 컴퓨터 2대와 선풍기 4대, 컴퓨터 책상 2개를 길거리에 서 있는 카니발에서 사랑의 집으로 공수를 해 오신다. 비 흠뻑 맞고 돌아온 두사람 보고 마음이 편하지 않다. 평소 차 점검을 잘 했더라면 고생을 덜했을텐데...

    점심 식사 오후 3시에 시작했다. 부지런히 준비를 했지만 늦게 준비를 해서 식사가 늦었다. 중간에 과자랑 물을 마셨다고 하지만 배가 많이 고팠으리라. 식사 기도를 해 주자 서둘러 늦은 점심을 먹는다. 비를 흠벅 맞고 들어 온 조정식 목사님과 미룡님이 식사를 마치자 컴퓨터 2대 설치해 주고, 선풍기 깨끗하게 닦아서 드리고 나니 벌써 오후 5시가 가깝다. 이리저리 카니발을 부천으로 공수할 차량을 섭외하느라 전화기 앞에서 바쁘신 조목사님, 옥천에서 수리를 해도 되겠지만 다시 차를 부천으로 끌고 오려면 이틀 후 또 한번 내려와야 하기에 바쁜 일정을 계산하니 차를 싣고 올라 가는게 좋을 것 같다. 마침 서울서 내려온 5톤 트럭이 있단다. 운임 15만원, 지게차 3만원을 주기로 하고 목사님 차에 타고 약속 장소로 나간다. 햇포도 한상자를 실어 주시는 목사님...

    5톤 트럭에 지게차로 카니발을 싣고 우리 4명은 지게차를 타고 올라가 카니발에 탄다. 지게차로 트럭에 오르니 꼭 엘리베이터를 타는 기분이다. 별걸 다 경험해 본다. 단단하게 차를 로프로 고정을 했는데 중간에 로프가 풀렸다. 차를 세우고 빗속에서 로프를 다시 조인다. 그렇게 부천으로 달려 간다. 트럭위에 카니발이 카니발 안에 사람이 타고 있으니 구경거리가 생겼다. 지나던 차들이 속도를 줄이며 우리를 보고 웃는다. 거칠게 운전하는 트럭 운전사는 마음이 바쁜가 보다. 덕분에 우리 4명 모두 불안초조... 그렇게 부천에 도착하여 수리공장으로 이동한다. 이번에는 카니발에 탄채로 지게차로 내린다. 이거 참... 아무튼 엔진을 전부 볼링해야 한단다. 볼링 공장에 차 맡기고 트럭 운전사께 요금을 지불하고 늦은 저녁을 집근처에서 간단하게 먹고나니 벌써 밤 11시다.

    늦게야 집으로 돌아왔다. 피곤함이 온몸을 누르고 있다. 그래도 감사함은 시간이 넉넉한 때에 차가 이상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소록도 봉사 인솔차가 중간에 퍼졌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하니 아찔하다. 그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무사히 봉사의 소임을 다했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모두 감사의 조건이다. 함께 수고해 준 큰샘물, 유희순, 미룡님께 감사를 드린다. 부천에는 비가 참 많이 내리고 있다. 비 피해가 없는 장마가 되면 좋겠다.

2002.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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