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사역을 시작하면서 하나님께 "어디에 봉사를 하던지 시작을 했으면 3년 이상은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하실 수 있으시면 3년 이상은 섬길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라고 기도를 했었다. 그렇게 시작한 섬김이 7년이다. 그러면서도 내 자신에게 수시로 채찍질을 한다. '최소한 3년은 해야만 그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라며 자기 암시를 주곤 한다. 그렇게 살다 보니 스스로 거부를 하는 청주 교도소를 빼고는, 어려운 고비를 만나도 지금까지 잘 해 올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7년동안 변함없이 섬겨오던 광명 사랑의 집도 중단을 해야 한다.
우리 자오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오 공동체를 올해 안에 완공하여 입주까지 하려고 부지런히 뛰어 다녀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그래서 봉사지 몇군데를 중단해야 할 상황이 됐다. 다행이 광명 사랑의 집은 교통이 좋아서 많은 봉사자들이 찾아 오고 있어서 우리들이 중단해도 큰 타격은 없다. 물론 사람의 정이야 아쉬운건 당연한 것이겠지... 선교회 이름으로는 섬기지 못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그들을 섬기리라 마음으로 약속을 하면서 광명 사랑의 집을 찾는다.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500년된 은행나무는 말없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차에서 준비해간 물품을 내린다. 은행나무 아래서 놀고 있는 학생들을 불러 도움을 청한다. 가까운 중학교에서 봉사를 왔는가 보다. 무거운 물품들을 들어 나르는 그들을 보며 대견하다는 생각을 했다.
부엌에선 아내와 제이비님, 미룡님이 부지런히 음식을 만들고 있다. 미리 재료만 준비해 가서 모든 것을 즉석에서 만들어 주기 때문에 위생상 안전하다. 미리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가도 되련만 여름철이라 위험하다며 항상 목적지에서 음식을 만드는 아내가 자랑스럽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동안 사랑의 집 최양숙 집사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새로운 터전을 구하려 많이 돌아 다녔는데 결국 지금 자리 옆에 있는 민가를 구입하여 증축을 하기로 했다며, 하나님이 예비하신 땅이 바로 여기라는 것을 느꼈다는 고백을 하시는 최집사님. 결코 쉽지 않는 길을 가고 있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이 날마다 임하시기를 기도드린다.
이젠 자주 올 수 없다고 생각하니 찌그러진 물병 하나도 정겹다. 조만간에 헐리고 새롭게 건축될 사랑의 집 터전이지만 눈에 보이는 것들마다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마음에 다시 보고 또 본다. 7년전에 작은 아이였던 녀석들이 이젠 콧수염이 거뭇하게 돋은 청년으로 자랐다. 비록 정신지체이지만 자기를 사랑하는 것은 안다. 손 한번 잡아 줘도 좋아서 활짝 웃는 그들에게 나는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던가 생각하니 미안함 뿐이다. 사람의 만남이야 해마다 찾아오는 봄날처럼 살아있으면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그래도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마주 잡은 손마다 아쉬움이다. 내가 사랑하는 하나님, 그들도 사랑하는데, 나를 사랑하는 하나님은 그들도 사랑하시는데,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그렇지 못하는가 보다. 한번 멀어지면 쉽게 가까워지기가 어려운 것을 보면 말이다.
푸짐한 점심상을 차렸다. 주방에서 수고한 회원들의 보람이 식탁에 보인다. 식사 기도를 했다. 마지막이니 나더러 하라고 하신다.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어깨를 누르고 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는 장애인 친구들. 우리도 앉은뱅이 식탁 앞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한다. 맛있다며 더 잡수시는 집사님들의 마음은 무거운가 보다. 자오나눔선교회 이름으로는 이제 오지 않더라도 양미동이라는 개인적인 이름으로는 가끔씩 들리겠노라며 이야기를 풀어 간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자는 이야기, 건강하시라는 이야기, 장애인들에 대한 정부 시책이 어떻게 바뀔것인지에 대하여... 어느새 식사를 마쳤다. 설거지를 하고 있는 동안에 나와 사랑의 집 원장님과의 대화는 계속된다. 힘 내어 삽시다. 다 잘 될 겁니다. 설거지까지 끝났다. 이젠 돌아 가야 한다. 자리에 일어나 잘 있으라는 말을 하니 한녀석이 "다음달에는 언제와요?"라고 한다. "응... 또 올께"라고 대답하는 내 목소리에 힘이 없다. 그래... 또 와야지...
2002. 7. 25
우리 자오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오 공동체를 올해 안에 완공하여 입주까지 하려고 부지런히 뛰어 다녀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그래서 봉사지 몇군데를 중단해야 할 상황이 됐다. 다행이 광명 사랑의 집은 교통이 좋아서 많은 봉사자들이 찾아 오고 있어서 우리들이 중단해도 큰 타격은 없다. 물론 사람의 정이야 아쉬운건 당연한 것이겠지... 선교회 이름으로는 섬기지 못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그들을 섬기리라 마음으로 약속을 하면서 광명 사랑의 집을 찾는다.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500년된 은행나무는 말없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차에서 준비해간 물품을 내린다. 은행나무 아래서 놀고 있는 학생들을 불러 도움을 청한다. 가까운 중학교에서 봉사를 왔는가 보다. 무거운 물품들을 들어 나르는 그들을 보며 대견하다는 생각을 했다.
부엌에선 아내와 제이비님, 미룡님이 부지런히 음식을 만들고 있다. 미리 재료만 준비해 가서 모든 것을 즉석에서 만들어 주기 때문에 위생상 안전하다. 미리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가도 되련만 여름철이라 위험하다며 항상 목적지에서 음식을 만드는 아내가 자랑스럽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동안 사랑의 집 최양숙 집사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새로운 터전을 구하려 많이 돌아 다녔는데 결국 지금 자리 옆에 있는 민가를 구입하여 증축을 하기로 했다며, 하나님이 예비하신 땅이 바로 여기라는 것을 느꼈다는 고백을 하시는 최집사님. 결코 쉽지 않는 길을 가고 있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이 날마다 임하시기를 기도드린다.
이젠 자주 올 수 없다고 생각하니 찌그러진 물병 하나도 정겹다. 조만간에 헐리고 새롭게 건축될 사랑의 집 터전이지만 눈에 보이는 것들마다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마음에 다시 보고 또 본다. 7년전에 작은 아이였던 녀석들이 이젠 콧수염이 거뭇하게 돋은 청년으로 자랐다. 비록 정신지체이지만 자기를 사랑하는 것은 안다. 손 한번 잡아 줘도 좋아서 활짝 웃는 그들에게 나는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던가 생각하니 미안함 뿐이다. 사람의 만남이야 해마다 찾아오는 봄날처럼 살아있으면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그래도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마주 잡은 손마다 아쉬움이다. 내가 사랑하는 하나님, 그들도 사랑하는데, 나를 사랑하는 하나님은 그들도 사랑하시는데,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그렇지 못하는가 보다. 한번 멀어지면 쉽게 가까워지기가 어려운 것을 보면 말이다.
푸짐한 점심상을 차렸다. 주방에서 수고한 회원들의 보람이 식탁에 보인다. 식사 기도를 했다. 마지막이니 나더러 하라고 하신다.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어깨를 누르고 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는 장애인 친구들. 우리도 앉은뱅이 식탁 앞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한다. 맛있다며 더 잡수시는 집사님들의 마음은 무거운가 보다. 자오나눔선교회 이름으로는 이제 오지 않더라도 양미동이라는 개인적인 이름으로는 가끔씩 들리겠노라며 이야기를 풀어 간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자는 이야기, 건강하시라는 이야기, 장애인들에 대한 정부 시책이 어떻게 바뀔것인지에 대하여... 어느새 식사를 마쳤다. 설거지를 하고 있는 동안에 나와 사랑의 집 원장님과의 대화는 계속된다. 힘 내어 삽시다. 다 잘 될 겁니다. 설거지까지 끝났다. 이젠 돌아 가야 한다. 자리에 일어나 잘 있으라는 말을 하니 한녀석이 "다음달에는 언제와요?"라고 한다. "응... 또 올께"라고 대답하는 내 목소리에 힘이 없다. 그래... 또 와야지...
2002. 7. 25
'봉사중독 행복전염 > 봉사 댕겨 왔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록도] 2 - 1호차부터 말썽이다. (0) | 2007.01.17 |
---|---|
[소록도] 1 - 추억의 소록도 (0) | 2007.01.17 |
[옥천] 별걸 다 체험한다. (0) | 2007.01.17 |
[춘천] 감자사랑 (0) | 2007.01.17 |
[안양] 날씨 맑음... (0) | 2007.01.17 |